2010. 5. 18. 00:13

절대영도 미해결사건 특명수사 1회-우에토 아야의 일본판 콜드 케이스

추리극과 범죄 수사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상당히 좋아하는 일본에서 또다른 재미를 던져줄 범죄 수사극이 시작되었습니다. 일본판 콜드 케이스라고 부를 수 있는 이 작품은 첫 회 시청률이 18%가 넘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1회 슬픔을 녹이는 해

사쿠라기 이즈미 - 우에토 아야
츠카모토 케이고 - 미야사토 히로유키
타카미네 료코 - 야마구치 사야카
후카자와 유우키 - 마루야마 토모미
시라이시 신타로 - 나카하라 타케오
쿠라다 코 - 스기모토 텟타
나가시마 히데오 - 키타오오지 킨야


일본에서 매년 6만 건에 달하는 미해결 사건이 발생하는 것을 감안해 2009년 미해결 사건만은 전담 처리하는 특명수사대를 발족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맡겨진 첫 번째 사건은 10년전 밀레니엄 첫 번째 살인 사건으로 기록된 '동도은행 3억엔' 미제 사건이었습니다. 

숲에서 인부들에 의해 우연히 발견된 해골이 동도은행 사건의 사라진 용의자와 일치하자 사건을 재수사하게 되지요. 사건 용의자로 알려진 은행 여직원 3인방은 행방불명중이고 그녀들과 관련이 있었던 남자 세명만 생존해 있는 상황에서 그들의 수사는 남겨진 세 남자를 조사하는 것이었습니다. 

발견된 여자 사체에서 국과수는 종이에 적힌 숫자를 찾아냅니다. 현재 유명 레스토랑 사장으로 있는 남자의 계좌번호였고 사건이 있던 10년 전 그날 500만 엔을 입금 받은 사실을 알고 진실을 깨기 시작합니다. 사라진 은행 여직원들의 상사였던 남자는 여전히 은행에서 근무하고 있고 사라진 여인의 애인이었던 남자는 잘나가는 사업체의 사장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잊을 수 없는 사건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잊혀져 기억조차 희미한 사건이 되고 말았습니다. 홀로 딸을 키우며 살아왔던 어머니에게 갑자기 사라진 딸과 그 딸이 3억엔 사건의 주범이었다는 사실은 참아내기 힘든 고통이었죠. 그렇게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주변을 탐사하고 남겨진 사건 기록들과 증거들을 통해 서서히 밝혀내기 시작합니다. 

이 드라마는 철저하게 우에토 아야가 성장해가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미드 <콜드 케이스>에서 릴리 역을 맡은 캐스린 모리스 역할과 유사하기에 아야와 캐스린을 비교해서 보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의도적인지 알 수 없지만 <절대영도 미해결사건 특명수사(이하 절대영도)>는 <콜드 케이스>의 스타일을 그대로 표방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의 사건이 영상으로 보여지고 이를 수사하는 수사관들과 과거의 사건 주인공들이 번갈아 등장하며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은 두 작품이 동일합니다. 다만 <절대영도>가 일드 특유의 유머가 전면에 깔려있다면 <콜드 케이스>는 진지한 수사극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요.

두 작품 모두 여자 주인공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기에 두 여인의 활약이 어떤식으로 사건을 풀어가는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하는지 비교해 보면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합니다. 미드가 담백하게 사건들을 담아낸다면 일드가 코믹함을 저변에 깔고 감정을 극단적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많은 데 이 작품도 그런 전형적인 일드의 모습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콜드 케이스>가 과거 사건 속으로 들어가며 당시 유행해던 팝넘버들을 들려주고 현재로 돌아와 사건을 해결하고 나서 억울하게 죽은 이와 주인공이 조우하는 장면에서 흐르는 멋진 음악들이 매력적이었는데 <절대영도>에서는 그런 재미보다는 나가시마 실장이 아야에게 매주 수수꺼끼같은 과거 사건을 문제로 제시하고 마지막에 풀어내는 방법을 통해 퀴즈가 사건을 풀어내는 핵심적인 요소가 된다는 식의 사건 속의 사건 형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절대영도>에 등장하는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아야에게 주어진 사건을 풀게되면 실제 사건도 풀 수 있도록 만들어낸 장치는 드라마를 보며 사건을 함께 풀어보는 재미도 선사하고 있네요. 조금 어설픈 느낌도 들었지만 <CSI 시리즈>에 열광하고 <24 시리즈>에 광분하는 일본인들이 추리 장르를 사랑하는 그들답게 재미있는 시리즈 하나를 다시 만들어 냈습니다. 

이제 3개월된 미해결 전담반 막내의 활약과 사건들을 접하며 성장해가는 과정들이 제법 재미있게 다가올 듯 합니다. 코미디언이면서도 영화, 드라마 등 다방면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미야사코 히로유키가 첫 회에서는 그리 큰 활약을 하지 않았지만 기대되지요. 

첫 회라 우에토 아야 위주의 성격 분석이 집중되었지만 회가 거듭할수록 함께 근무하는 형사들의 개인사들과 특성들이 사건들과 함께 잘 버물려진다면 재미있는 수사 드라마가 될 듯합니다.   

미제사건들은 수없이 많고 다양한 이야기꺼리들을 담아낼 수 있기에 <절대영도>는 좀 더 완성도를 높인다면 <파트너>처럼 오랜 시간 장수할 수 있는 시리즈가 될 수도 있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