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20. 12:19

김태호 피디 이적설, 의도적인 흔들기인 이유

김태호 피디가 중앙일보가 만든 종편에 수십억 원의 돈을 받고 이적한다는 기사를 내보냈네요. 사실 여부가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처음 보도를 낸 인터넷 언론은 단독이라는 이름으로 연속 보도를 하고 있고 이를 그대로 받아 이적 설을 기정사실화하는 상황이 답답하네요.

김태호 피디와 무한도전은 한 몸이다




최초 단독 보도를 한 연예일간지의 보도를 보면 김태호 피디가 이미 모든 결정을 한 채 시기만 저울질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하네요. 더욱 MBC 관계자의 말을 빌어 10억에서 30억 정도의 계약을 맺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어 당혹감은 더욱 심하네요.

"여운혁 PD에 이어 김태호 PD도 종편 jTBC로 이적한다고 들었다. 정확한 이적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적한다는 것은 기정 사실화된 분위기다. 이에 따라 향후 '무한도전' 향방에 대한 궁금증이 MBC 내에서도 퍼지고 있다"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이의 말을 빌려 중앙일보의 종편인 jTBC에 이적이 기정사실화되었고 MBC내에서도 '무한도전'의 향방이 어찌될지 알 수가 없다는 말로 김태호 피디의 이적은 당연한 듯 묘사하고 있어요.


"지금으로서는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 현재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
"지금은 어떤 구체적인 언급도 할 수가 없다"


김태호 피디와 직접 통화해 그의 의중이 이미 중앙일보 종편에 다가가 있다고 보고 있네요. 이 통화 내용이라 밝힌 부분만 보면 김태호 피디가 종편 행을 확실하게 밝히기 전까지는 스스로 상황을 서둘러 언급하지는 않겠다는 것처럼 들리고 있어요.

"전혀 접촉도 없었다. 처음 듣는 얘기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jTBC에서는 김태호 피디와 접촉사실이 전혀 없었다는 말로 김태호 피디의 종편행이 사실이 아님을 이야기하고 있네요. 당사자들이 서로 부인하는 상황은 진정 거짓이거나 사실 관계를 현재는 숨겨야 할 때라고 보여 져요.

즉, 전혀 사실무근의 이야기를 각색해 기사화했거나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다른 피디들 계약을 위해 공표는 시간을 들여 발표하기로 결정된 사안일 수도 있어요. 재미있는 것은 최초 보도했던 언론이 어떤 계기로 김태호 피디가 종편으로 갈 것이란 확신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는 사실이에요.

"개인적인 문제라 조심스럽지만 김태호 PD는 종편으로 이적하지 않고 MBC에서 '무한도전' 연출을 계속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김태호 PD의 이적설은 사실이 아니다"

최초 보도 언론의 기사를 인용해 적던 언론들이 조금씩 직접 취재를 하며 MBC 예능국 고위 간부들의 인터뷰를 통해 김태호 피디가 종편으로 가지 않는다는 기사를 내보내기 시작했어요. MBC 내부 관계자라고 밝힌 기사에서 김태호 피디의 종편 행은 기정사실이라 확신하는 듯한 기사와는 달리, 김태호 피디의 이적 설은 사실무근이라는 다른 이들의 확신에 찬 인터뷰는 그래서 더욱 혼란스럽기만 하네요.

김태호 피디가 이적할 가능성이 없다는 말에 신뢰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가 종편을 택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는 것이에요. 목돈으로 거금이 생기기는 하지만 공중파에서 만들고 있는 '무한도전'을 버리면서까지 택할 정도이냐는 문제는 가장 중요한 가치 기준이에요.

그가 만약 '무한도전'을 포기하고 돈을 쫓아 종편으로 간다면 그에게 쏟아졌던 관심은 역설적으로 비난의 관심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요. 종편 사업자는 이명박 정권이 만들어낸 보은인사 같은 방송이지요. 포화상태의 방송가에 공멸을 몰고 올 수도 있는 종편에 현역 피디가 옮겨간다는 것은 스스로 침몰하는 배에 올라타는 것과 다름없어 보여요.

여운혁 CP가 이적하며 밝힌 현업에서 뛰고 싶다는 의지와 달리, 현업에서 자신의 재능을 모두 드러내고 있는 김태호 피디로서는 종편으로 가야 할 이유는 목돈 외에는 없다고 봐야 해요. 여운혁 피디에게는 돈보다도 자신이 현업에서 활동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적했다는 옹호론이 득세할 수는 있지만, 잘 나가는 '무한도전'을 버리고 종편을 택하는 김태호 피디의 모습은 전혀 다른 의미를 담고 있기에 그가 종편으로 간다 해도 커다란 부담으로 다가올 뿐이에요.

김태호 피디의 이적설이 공론화된 이유는 여운혁 피디와의 관계 때문 일거에요. 오랜 시간 함께 일해 왔고 여피디가 '무한도전'CP일을 맡기도 했었기에, 그 누구보다 김피디와 친분이 두텁고 그의 재능을 잘 아는 존재인 게 확실하지요.   

그런 여운혁 피디가 종편으로 자리를 옮기며 탐내는 존재가 김피디일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고 그런 분위기를 감지하고 김태호 피디의 이적 설을 제기하는 것으로 보여 지네요. 현재까지 이적 설을 증명할 만한 정확한 증거도 없고 심증도 없는 상황에서 몰아 붙이기 식의 김피디 이적 설은 결과적으로 그를 흔들어 압박을 줌으로서 이적이 가능할 수도 있게 만들려는 수법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네요.

의도적으로 흔들기를 시도해 스타 피디를 종편으로 몰아가려는 악의적인 형태의 보도는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요. 김태호 피디가 현업으로 활동 중인 상황에서 굳이 종편을 택할 이유가 없어요. 정말 엄청난 돈이 절실해 종편을 택한다면 개인의 선택이니 뭐라 할 수는 없겠지만 자신의 모든 것이라 이야기하던 '무한도전'마저 버리고 그가 택한 종편을 옹호할 수는 없을 듯하네요.

현재까지는 반반의 가능성을 두고 있어요. 어차피 종편 행에 대한 보도는 나왔고 이에 대한 반론 기사들도 나왔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김태호 피디의 확실한 자기 입장 표명이에요. 그럴 가치가 없다고 해도 억측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그런 모든 것들을 잠재울 수 있는 것은 당사자가 직접 입장을 밝히는 것이니 말이에요.

장기 프로젝트와 함께 무도 인들과 함께 영원히 함께 하자는 그의 발언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돈이 좋기는 하지만 돈을 위해 자신의 신념과 가족과도 같은 '무한도전'을 버릴 존재로 보이지는 않네요. 여러 가지 억측들이 여전하지만 김태호 피디의 종편 행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믿고 싶은 것은, 그가 '무도'를 통해 이야기해왔던 것들에 진정성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