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26. 10:23

이선희 대변인 된 이승기, 그들은 하늘이 맺어준 인연 이었다

이 시대 최고의 예능 MC인 유재석과 최고의 아이콘 이승기가 한 자리에 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어요. 이승기의 영원한 스승이자 삶의 멘토인 이선희를 위해 5년 만에 <놀러와>에 출연한 그는 많은 이들의 기대만큼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 주었어요. 최강의 존재감 유재석과 이승기의 만남은 그 자체로 흥미로웠습니다.

이승기, 스승을 위해 자신을 던졌다



'이선희와 아이들'이라는 부재를 달고 <놀러와>에 이승기와 정엽, 홍경민이 출연했어요. 가수 데뷔 27년이 된 이선희를 위해 각자 대표곡들을 부르며 시작한 '놀러와'는 이선희를 위한 방송은 그녀를 모르는 이들에게는 무척이나 소중한 내용들이 많았어요. 특유의 화법으로 오해를 받기도 하는 그녀의 대변인 역할을 해준 이승기를 보기 위해 방송을 시청한 이들도 이선희의 존재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느꼈을 듯하지요.

이승기는 다들 알고 있듯 스승님을 위한 출연이었고, 홍경민은 데뷔시절부터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주었던 절친한 선배라 출연했어요. 특이하게도 정엽은 이선희가 좋아해서 출연했지요. 브아솔의 음악을 좋아한다는 이선희는 직접 음반을 구매하고 정엽에게 전화를 걸어 곡을 부탁할 정도로 그의 음악을 사랑한다고 고백했어요.

이 상황에서 이선희가 이승기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 알 수 있게 하는 장면은 바로 다음이었어요. 자신의 곡이 아니라 승기에게 새로운 곡을 주기 위해 직접 정엽에게 전화를 걸어서 부탁을 한 것 이였어요. 이선희의 입장에서 굳이 나서서 이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임에도 승기를 위해 그가 가수로서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힘이 될 곡을 찾아다니고 직접 통화를 해서 작곡을 의뢰하는 과정들은 정말 보기 좋았어요.

승기가 자신이 운영하던 콘서트 장에서 공연을 하러 들어서는 모습을 보면서 후광이 비치고 있었다고 회고하는 모습이나 자신의 공연하는 모습을 지긋하게 바라보던 스승의 모습을 이야기하는 그들은 서로를 얼마나 위해주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였어요.

현 소속사 사장이 "노래 좀 배워보지 않을래"라는 질문에 의심을 품기도 했었다는 승기는 이선희를 보고는 모든 게 달라졌다고 하지요. 공부를 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올라선 무대에서 운명처럼 이선희를 만났고 그 인연은 현재의 이승기가 되었다는 사실이 참 드라마 같기도 해요.

공부 하기를 바라셨던 승기의 부모님들까지 이선희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그럼 해"라고 바로 허락을 할 정도로 그들의 운명은 하늘에게 정해준 듯해요. 첫 눈에 서로를 알아보고 마지막 무대가 자신의 인생을 바꿔놓는 중요한 시작이 되었다는 사실은 참 아이러니하기만 하지요.

이런 승기와 이선희의 인연을 들으며 홍경민은 그런 운명적인 만남을 무척이나 부러워했죠. 자신도 이선희가 인수하기 전이지만, 그 극장을 임대하기 위해 고등학교 시절 찾았지만 너희들은 이런 곳에 올 수 없다며 쫓아냈던 기억을 되살리며 운명이란 그렇게 서로를 끌어당기듯 하는 것이란 생각을 하게 하네요. 홍경민의 말처럼 이선희가 극장주가 아니었다면 현재의 이승기는 아마도 우리에게는 없었을 수도 있으니 말이에요.

데뷔 전 연습 생으로 있으며 이선희의 집에서 합숙을 한 승기는 자신을 위해 직접 밥을 해주던 그녀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어요. 돌이켜 보면 최고의 가수가 직접 밥까지 해주며 연습 생인 승기를 챙겨주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대단하지요. 요즘처럼 무슨 공장에서 아이들을 찍어내듯 양껏 연습 생을 모아 연습시켜 자신의 입맛에 맞는 연습생들만 상품으로 만드는 것과는 너무 다르지요.

연습 생 시절 생활에 관한 모든 비용은 연습 생이 책임지는 상황에서 그들이 스타가 되었을 때 울컥하고 자신의 몫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 수 있지요. 이런 공장에서 대량으로 양산되는 시스템이 아닌, 진정한 원석을 찾고 이를 다듬는 과정에 공을 들이는 이선희와 후크의 방식은 공산품이 아닌 값비싼 수제 명품을 만드는 과정이었던 거 같아요.

스승의 집에서 기거하며 노래를 연습하던 승기가 가장 힘들었던 것은 푸짐한 식사를 위한 고기와 자극적인 음식이 아닌, 나물 위주의 식단과 자극이 없는 음식으로 짜여 진 이선희의 식단이었다고 하지요. 그렇게 식사를 하고 집을 나서서 따로 식사를 했다고 밝히는 승기의 얼굴에는 개구 진 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천상 가수로 태어나 가수로서 살아가는 이선희에게 자극적인 음식은 독이였어요. 목을 보호하고 항상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생활마저도 중요했던 그녀의 습관이 어린 승기에게는 힘든 일일 수밖에는 없었던 셈이지요.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스승과 제자 사이라는 것은 쉽지가 않아요. 오랜 시간이 흘러도 더욱 애틋해지는 관계란 그만큼 서로를 믿는 다는 의미이기도 하지요. 그저 단순히 승기를 키워서 돈이나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면 결코 현재의 승기는 만들어지지 않았을 거에요. 돈보다 우선인 것은 이승기의 인생이고 그가 바른 삶을 통해 진정한 뮤지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책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함께 하는 모습은 참 보기 좋지요.

이선희와 후크 식구들은 이승기가 있어 행복하겠지만, 이승기는 자신의 모든 운명을 바꿔 준 스승 이선희와 후크 가족들이 있어 행복한 듯해요. 이렇게 서로를 위하고 서로가 잘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은 제 3자가 봐도 흐뭇할 수밖에는 없어요. 

이승기를 너무 좋아해 그가 출연했던 광고의 상품들을 모두 사 모은 팬들의 이야기는 유명하지요. 화장품 가게에서 등신대를 사갔다는 이야기는 이미 기사화되기도 했었으니 말이지요. 이선희와 함께 탄 비행기의 기장이 이선희와 이승기를 위해 이름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삼행시는 감동적이기까지 했어요. 정말 그들을 아낀다는 생각이 드는 에피소드는 대중들이 그들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단면 중 하나였어요.  

본격적인 그들의 이야기는 다음 주에 밝혀지겠지만 오늘 보여준 모습만으로도 그들이 왜 많은 사랑을 받는지 알 수 있게 해주었어요. 음악만을 위해 한 길을 걸어왔던 이선희. 장국영과의 에피소드, 숨겨진 다양한 이야기들이 산더미 같이 있음에도 이를 이용해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 하지 않는 그녀의 품성은 어쩌면 현재의 이승기를 만든 중요한 덕목인거 같아요. 언제나 예의바르며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이승기의 품성은 타고난 것도 있겠지만 많은 부분 스승인 이선희의 몫인 듯했어요. 언제나 함께 하는 것이 아름다운 사제의 모습은 보는 사람들에게 행복한 미소를 짓게 만드네요. 사람이 아름답고 음악이 아름다운 그들이 더욱 왕성한 활동으로 많은 이들을 행복하게 해주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