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26. 18:05

길 하차 발언에 무도 하차를 논하는 이유

길이 <놀러와>에서 하차를 한다고 발표했네요. 2008년 6월부터 고정 패널을 맡았던 그가 한 때 나름의 엉뚱함으로 인기를 누리던 시점이 있었지만 무도에서도 그렇지만 길의 예능에서의 존재감은 서서히 힘을 잃어가고 있어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대중이 예능인으로서 길에게 더 이상 애정을 가지지 않다는 점이에요.

길 <놀러와>가 아니라 <무한도전>에서 하차 하라?




리쌍에서의 길은 카리스마 넘치는 존재였어요. 개리와 함께 그들이 보여주는 음악은 우리나라에서는 독보적이라 할 수도 있는 위치에 있었던 것도 사실이에요. 이런 그들이 갑자기 예능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랩을 잘 하기 위해서 이빨까지 뽑았다고 할 정도로 음악에 대해 자신만의 철학과 노력이 대단했던 그의 예능은 처음은 좋았어요.

민머리에 두렵게 그려지던 길이 갑자기 예능에 등장해 보여준 엉뚱함은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의외의 인물이 망가지는 모습들은 대중들에게는 흥미로울 수밖에는 없었지요. 하지만 그 신선함은 오래갈 수는 없었어요. 기본적으로 예능에 대한 재능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노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길에게도 그대로 적용되었어요.

<놀러와>에 고정이 된지 3년이 되었지만 그의 존재감은 회를 거듭할수록 존재감은 떨어지고 있으나 마나한 존재로 전락했어요. <놀러와>에서의 초기 활약으로 그가 <무한도전>에 고정으로 입성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어요. '무도' 초기에 '무대포 정신'으로 엉뚱하게 무도 인들을 위기로 몰아넣던 그의 모습은 무도 팬들에게도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말도 안 되는 인물이 말도 안 되는 논리로 무도 인들을 몰아붙이는 상황들은 엉뚱해서 신선할 수밖에는 없었지요. 그런 그에게 많은 이들은 찬사를 보냈고 그런 찬사는 길이 자연스럽게 '무도'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해주었어요. 문제는 그 시점부터 문제는 발생했어요.

타고난 예능 적 능력에 한계를 보이고 있는 그가 노력이 수반되지 않은 상황에서 초기에 가지고 있었던 엉뚱함만으로 승부하려는 무리수는 말 그대로 '무리수'로 끝날 수밖에는 없었어요. 병역으로 2년 동안 공백기를 가지고 다시 투입되어 한 동안 예능 적응에 힘들어 했던 '하하'는 철저하게 변한 예능에 적응하려고 노력했어요.

김종민이 실패에 가깝게 힘겨워 하던 것과는 달리, 연착륙하듯 '무도'에 녹아들어가 과거와 같은 자신의 자리를 찾아낸 '하하'의 모습은 대단하지요. 여전히 하하가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기도 하지만 길과 비교되는 하하의 노력은 길이 해야만 했던 일이었어요.

'무도'라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예능에 고정으로 무혈 입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한정적인 재능을 발전시키려 노력하지 않고 '무도'안에 안주하기만 한 그를 더 이상 대중들은 좋아할 수 없었지요. 예능감도 없는데 노력도 하지 않는 길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질타와 비난의 중심이 된지 오래 되었어요.

정준하가 무도 게시판의 지분을 모두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에서 길의 존재는 정준하를 넘어서 독주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빈틈없는 비난의 주인공이 되었어요. 정준하가 웃음보다는 다른 이유로 비난을 받았다면 길은 철저하게 미흡한 예능감과 노력하지 않는 모습에 대한 질타였다는 사실이 그의 심각성을 대변하는 듯하네요.

이런 길에 대한 압박은 지난 '조정 특집'에서 짧은 시간 동장해 시청자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된 데프콘만 봐도 알 수 있어요. 같은 래퍼 출신으로 비슷한 처지인 그의 '무도'에 대한 애정과 집착은 대단했지요. 어떻게든 무도에 잠시라도 출연하고 싶어 무모하게 도전한 노잉 머신은 그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게 했어요.  

도전 자체를 두려워하지 않고 노홍철을 능가하는 농을 던지며 노잉 머신에 오른 그는 몇 분 지나지 않아 자신의 농담이 얼마나 힘겨운 결과로 다가오는지 온 몸으로 표현해 주었지요. 이 짧은 장면 하나만으로도 많은 이들은 길 대신 데프콘이 월신 웃긴다며, 길 무용론에 불을 지폈어요.

여기에 네티즌들 사이에 화제가 된 사진 한 장은 길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고 있네요. 조정 실전 연습을 위해 어깨에 메고 강으로 가는 장면에서 다른 이들과는 달리, 홀로 그저 어깨에 배를 기댄 채 가는 장면과 노홍철이

"여기 제대로 안 드는 사람 있어요! 이러지 맙시다!"

라는 말로 질책하는 것을 지적하며 노력도 하지 않는 길에 대한 비난 수위는 점점 높아져만 가네요. 그날 '조정 특집'에서도 뭘 하는지 알 수 없게 등장하는 장면이 적었던 길. 추격전에서도 항상 지쳐서 쓰러지고 다른 멤버들에 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던 그는 '레슬링 특집'에서도 몸을 사리며 열심히 하지 않는 모습으로 질타를 받기도 했어요.

유재석을 중심으로 많은 이들이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과 비교되며 길은 더욱 궁지에 몰릴 수밖에는 없게 되었어요. <놀러와>에서 하차하는 길에 대한 아쉬움이나 걱정보다는 <무한도전>에서도 하차하라는 의견들이 쏟아지는 현상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도 알아야만 할 거에요.

그에게 <무한도전>을 하차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어요. 그가 정말 <무한도전>에서 오랜 시간 활동을 하고 싶다면 최소한 다른 멤버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은 해야 할 거에요. 최선을 다해도 안 되는 것도 노력도 하지 않은 채 눈 밖에 난 채 있는 것은 큰 차이니까 말이에요.

가수 '리쌍'으로서는 지금도 그의 팬이지만 예능에서 보이는 길과 개리의 모습은 아쉽기만 하네요. 정말 예능인으로서 겸업을 하고 싶다고 시청자들도 인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닐까요? 마치 무위도식이라도 하듯 왜 출연하는지 알 수 없고 뭘 하는지도 알 수 없는 존재라면 여러 사람들에게 민폐가 될 수밖에는 없으니 말이에요.

정말 자신이 <무한도전>에 남아야 한다면 최선을 다해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줘야만 해요. 김종민도 1년 가까이 욕을 얻어먹으면서도 나름 최선을 다해 노력한 결과 요즘에는 그에 대한 반응들이 좋아지기 시작했지요. 길 역시 자신이 왜 시청자들에게 비난을 받는지 그리고 자신이 어떻게 해야만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고치려 노력해야만 할 거에요. 공무원들보다 더 좋은 보직이라 생각하는 시청자들이 많다는 것은 길에게도 '무도'에게도 굴욕일 수밖에 없으니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