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30. 07:05

에프엑스는 1위를 해도 알리는 1위를 할 수 없는 뮤뱅

에프엑스가 데뷔 2년 만에 음악방송에서 첫 1위를 차지했네요. 1년이 넘게 기다렸던 앨범이 나오자마자 1위를 차지했으니 팬들로서는 이보다 즐거운 순간은 없었을 듯하네요. 문제는 그녀들의 1위에 반가워하는 이들보다는 시큰둥하거나 폄하하는 이들이 많네요.

알리는 절대 할 수 없는 음악방송 1위




뮤뱅에서의 1위가 의미를 잃어가기 시작한 것은 제법 오래전부터에요. 순위 논란이 3년 전에도 있어왔고 그런 논란은 반복적으로 재현되었기에 과연 그들의 순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각자 알아서 판단 정도로 봐야 할 듯하지요.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가 1위를 하면 공정한 거고, 그렇지 못하면 조작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상황에서는 음악방송의 순위는 위엄이나 가치를 잃어버릴 수밖에는 없어요. 여기 YG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뮤뱅으로서는 SM을 위한 순위 방송으로 폄하될 가능성도 재기되고 있어요.

걸 그룹 대세 속에서 누가 1위를 해도 논란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녀들의 1위는 결과적으로 에프엑스 팬들을 위한 1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아쉬움일거에요. 더욱 그녀들이 SM 소속이라는 것도 그녀들에 대한 평가를 색안경으로 쓰고 보도록 요구하고 있기도 하지요.

거대 기획사들의 대리전 양상을 띠는 소속 연예인들의 활동은 기획사별로 나뉜 거대한 팬덤들의 다툼이기도 하지요. 기획사들 역시 이런 팬덤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이용하면서 그들은 '꿩 먹고 알 먹고 도랑치고 가제잡고'하고 있지요.

알아서 음반 팔아주고 열광적으로 지지하고, 누군가 공격하면 나서서 방어해주는 형식은 기획사에게는 무급 사원들의 열렬한 활약이 반갑기만 할 듯하네요.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누군가를 위해 일을 하는 꼴이 되었다는 것이 우습기도해요. 이런 모든 것들 역시 스타를 좋아하기에 가능한 일이겠지만 이를 악용하려는 거대 기획사들은 반성이라는 것을 좀 했으면 하네요. 과연 그들은 열정적인 팬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말이에요. 


오늘 뮤뱅에는 이루와 애프터스쿨이 컴백 무대를 가졌어요. 60인조 현악단과 함께 신곡을 부른 이루는 온 국민이 다 아는 마음고생을 하고 심기일전을 하는 무대이니 만큼 무척 많이 신경을 쓴 듯했어요. 웅장한 사운드가 더욱 멋스러웠던 이루가 어느 정도 성과를 얻을지 궁금해지네요.

애프터스쿨은 군무로 하나가 되는 모습이 가장 그들 다운거 같아요. 흥겨운 탭댄스를 통해 퍼포머로서의 매력을 물씬 풍기더니 샴프로 걸 그룹으로서 자존심도 내세운 그녀들은 방송에 보여 진 무대보다는 뮤뱅의 사고로 더욱 화제가 되었네요. 강화유리로 만든 바닥이 깨지며 커다란 사고가 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불행 중 다행으로 다치는 인사사고는 없었다고 하지요.

탭댄스 슈즈에 징이 박혀 강화 유리가 깨졌다는 뮤뱅 측의 변명은 궁색하기만 하지요. 사전 논의를 하고 무대를 만드는 그들이 이런 사고 위험을 감수하고도 무대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문제가 되지요. 이젠 무대 총량제를 정하고 신발 규제도 하고 무대 위에서 한꺼번에 몇 명이 뛰면 안 된다는 조항도 생길 기세에요.

음악방송의 사고들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걱정이 아닐 수 없네요. 조명이 떨어져 생명을 위협받고 음향 문제로 가수들의 항의를 받고, 순위 논란은 단골 메뉴이고 이제는 아주 대놓고 거대 기획사의 조롱을 받는 상황은 그들에게는 씁쓸함으로 다가오겠지요.

김종민의 솔로 곡은 틈새시장을 노리기 위함인지 아니면 스스로 정말 경쟁력이 있어서 나온 지 알 수 없게 했어요. 코믹함은 있지만 가수로서 경쟁력은 많이 떨어지는 느낌이었으니 말이에요. 프라이머리의 무대는 그들 만의 공연으로 흥미로웠어요. 슈프림팀이 피처링하러 나와 함께 보여준 무대는 즐기는 음악의 진수를 보여주는 듯해서 흥겨웠어요.

걸 그룹과 보이 그룹들이 다수를 차지한 뮤뱅. 누가 1위를 해도 크게 흥미로울 수 없는 돌아가며 받는 1위는 더 이상 화제가 되기는 힘들 듯하네요. 출연하지 않는 가수는 1위를 하기 힘들고 아이돌이 아니면 1위는 거의 불가한 상황에서 뮤뱅의 순위는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지난주 순위 방송들이 특집을 가지며 1위를 이어갈 절호의 찬스를 놓친 포미닛은 이런 상황을 아쉬워했을 듯하지요. 1년 만에 컴백했지만 여전히 에프엑스만의 스타일이 누군가에는 성장이 없다는 비판으로, 다른 이에게는 스타일이라는 평가를 받을 듯하네요.

매력적인 에프엑스의 멤버들 무대를 보는 것은 흥미롭고 재미있지요. 그것만으로도 그들의 1위는 의미를 가질 수도 있을 거에요. 하지만 오늘 뮤뱅에서 가장 돋보였던 존재는 알리였어요. 매력적인 음색과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가창력을 가진 그녀의 무대는 뮤뱅속 나가수를 보는 듯한 느낌도 주었어요.

누가 봐도 알리가 노래 잘한다고 느끼지만 누구도 그녀가 1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활동 3, 4주가 최대인 요즘의 추세에서 첫 주 앨범 사재기만으로도 뮤뱅 1위가 가능한 상황에서 알리 측에서 앨범 사재기를 하거나 하지는 않으니 말이에요.

'나가수'가 많은 이들에게 호평 받고 환호 받는 것은 이런 분위기가 음악방송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 일거에요. 노래만으로는 최고일 수 있는 가수들이, 노래 외적인 것들이 작용해야만 1위를 할 수 있는 현재의 시스템의 문제와 참여하는 한정된 시청자 층의 한계가 절대 변할 수 없는 이유로 다가오네요.

알리 같은 가수들도 1위를 하고, 에프엑스처럼 아이돌들도 1위 경쟁을 할 수 있는 무대라면 에프엑스의 1위는 그만큼 커다란 상징성을 가질 수 있었을 거에요. 이미 신뢰감 제로가 되어버린 순위 프로그램에서 1년 만에 돌아오자마자 1위를 차지했음에도 팬들을 제외하고는 비난만 이어지는 상황은 안타깝네요.

음악방송은 아이돌이 하고 나머지는 '나가수'에나 가라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순위 프로그램의 공정성 문제가 힘들게 고생해서 정당한 평가를 받기 원하는 많은 가수들을 힘겹게 하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인 듯하네요. 에프엑스로서는 처음으로 공중파 1위를 하고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현실이 아쉽게 느껴지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