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2. 07:08

나가수가 아닌 나만 가수다 만든 임재범, 최고였다

한 달 만에 다시 시작된 <나는 가수다>는 새롭게 참여한 가수들로 인해 더욱 흥미로울 수밖에는 없었어요. 신들의 경연이라는 말이 가장 어울릴 수밖에 없는 그들의 공연은 '명불허전'이었어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 가수와 방송에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왕의 귀환'은 아름다웠어요.

임재범이 나오면 나가수가 아닌 나만 가수가 된다




BMK와 김연우, 임재범의 등장은 '나가수'를 더욱 풍성하게 해주었어요. '왕의 귀환'이라 불리는 임재범의 등장은 많은 이들에게 의외일 수밖에 없었지요. 노래방에서 가장 많이 선택해 부르지만 욕만 듣게 되는 '고해'의 주인공이 TV에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나가수'를 봐야 할 이유가 되었어요.

시나위 보컬 시절의 장발이 아닌 머리를 모두 밀어버린 그는 조금은 낯선 모습이기도 했지만 무대에서 보여주는 음악만큼은 '명불허전'이었어요. 이제 10살이 된 딸을 위해 방송 출연을 결정했다는 그는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너를 위해'를 무대에서 불렀어요. 그의 등장은 어둠 속에서 조명 속으로 들어서는 순간 장내가 갑자기 술렁일 정도로 대단했지요.

전설과도 같은 존재가 그것도 방송 출연을 거의 하지 않던 그가 '나가수'에 출연했다는 것은 충격이자 행복일 수밖에는 없었어요. 이는 그의 출연을 정확하게 모르고 있었던 상대 가수들이나 청중 평가단 모두에게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지요. 

윤도현으로서는 시나위를 보며 자랐을 그에게는 신과도 같은 존재였고 다른 가수들 역시 감히 그가 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무대 장악력에서 월등한 그의 등장은 극도의 긴장감이 아닐 수 없었어요. 사회를 맡고 있는 이소라의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를 시작으로 '신들의 경연'은 시작되었어요.

음유시인처럼 나지막하게 자신의 노래에 그동안 '나가수'를 통해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을 반성하는 그녀의 모습은 역시 천상 가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했어요. 이소라에 이어 무대에 오른 김연우는 '발라드의 신'이라는 별명처럼 토이 시절 불렀던 '여전히 아름다운지'를 통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서 자존심을 지켜냈어요. 임재범이 노래를 들으며 절제하는 모습이 대단한 내공이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로 강약을 조절하며 너무나 편안하게 노래를 부르는 그의 모습은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평가단들이 가장 사랑하는 가수중 하나인 YB난 '나는 나비'가 '나는 가수다'와 운명적인 곡인 거 같다며 새롭게 편곡된 곡으로 좌중을 휘어잡았어요. "락앤롤 베이비~"라며 자신의 직속 후배격인 윤도현에게 환호하는 임재범의 모습이 재미있게 다가오기도 했지요.

'소울의 국모'라고 소개되는 것이 당연할 정도로 그녀의 노래는 대중들의 심금을 울리고는 했지요.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가장 무서운 호랑이 선생님으로 유명한 그녀도 무대에 대한 중압감으로 눈물을 보일 정도로 '나가수'출연에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어요.

그런 떨림은 무대에 서는 과정에서도 그대로 드러났지만 그녀의 대표곡인 '꽃피는 봄이 오면'을 부르는 과정에서는 역시 '소울의 국모'다운 안정감과 파괴력으로 많은 이들을 감탄하게 만들었어요. 무대에서 내려갈 때도 너무 긴장해 다리를 후들거릴 정도였던 BMK의 모습만으로도 '신들의 경연'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게 했어요.

천하의 BMK가 두려움에 눈물을 보이고 무대 위에서 노래를 마치고 다리가 후들거려 혼자 내려올 수 없을 정도였다는 것만으로도 '나가수'의 위엄은 충분했어요. '나가수' 출연으로 가장 많이 변한 김범수는 자신의 히트 곡을 대신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그런 이유라는 걸'열창했지만 대중성이 떨어진 이 곡으로 인해 그는 1등에서 7등이 되어야만 했어요. 그렇다고 그가 노래를 못했다고 평가할 사람은 아무도 없지요. 매니저인 박명수가 이야기를 하듯 대중성 역시 평가의 중요한 자대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만 증명한 셈이에요.

'나가수'의 요정으로 불리는 박정현은 '미아'를 여전히 매력적인 모습으로 불러 첫 번째 경연에서 2위를 하는 기염을 토했어요. 얼마나 많은 대중들이 그녀의 노래를 사랑하는지 다시 한 번 깨닫게 한 무대였지요. 마지막 순서로 무대에 오른 임재범은 관객들만 아니라 노래를 마친 가수들이나 매니저들인 개그맨들까지 경악하게 할 정도였어요.

그가 출연하는지 몰랐던 이들에게는 그가 '나가수'에 출연했다는 사실마저도 믿기 힘들어 할 정도로 새롭게 시작한 '나가수'의 핵심은 임재범이었어요. 은둔 형에 가까웠던 그는 자문위원단들이 추천하며 '희소성을 갖춘 존재다'라는 말과 함께 김형석은 최고의 평가를 하기도 했어요.

"너무 완벽하기 때문이다. 경쟁이 무의미한 가수로 임재범 혼자 '나만 가수다'를 할 것 같다"

'나는 가수다'가 아니라 임재범의 등장으로 '나만 가수다'가 될 거 같다고 우려할 정도로 그의 존재감은 시작도 하기 전부터 대단했어요. 힘들게 암 투병을 하고 있는 아내에 대한 절절한 사랑과 이제 10살이 된 딸을 위해 어렵게 방송 출연을 결심한 그는 그런 가족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영화 <동감>의 주제곡으로 사용되기도 했던 '너를 위해'를 멋지게 열창했어요.

노래를 마치고 임재범의 무대를 모니터로 보던 가수들이 "라이브 무대는 처음 보는 것 같다"라는 말로 낯선 그의 방송 출연에 다들 놀라고 있었어요. '명불허전'이라는 말은 이때 붙이는 말이라도 되는 양 완벽하게 무대를 장악한 그의 모습은 '나가수'가 얼마나 치열하고 환상적인 경연의 장이 될지를 예고했어요.

순위를 매기는 것이 민망할 정도로 최고의 가수들이 모여 벌인 첫 번째 경연에서 임재범은 등장과 함께 1위를 차지했어요. 많은 이들이 그의 등장을 고대했고 그 기다림만큼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무대는 당연하게 그가 1위일 수밖에 없도록 했어요.

다른 가수들의 열창이 미안해질 정도로 카리스마 넘쳤던 그의 무대는 다음 회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할 수밖에 없도록 했어요. 1위를 했던 김범수가 7위가 될 정도로 그 어떤 누구도 탈락의 기로에서 당당할 수 없는 상황은 그들의 더욱 긴장하게 만들 수밖에는 없었죠.

강하고 무섭기까지 했던 임재범이 평생을 외면하다시피 하며 살아왔던 방송에 나선 이유, 암으로 투쟁중인 아내와 어린 딸에게 '가수 아빠'로서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포부는 인간 임재범과 카리스마 넘치는 가수 임재범으로 모두 다가와 그 감동을 더했네요.

임재범과 BMK, 김연우의 참여로 더욱 풍성하고 긴장감 넘치는 무대가 되어버린 '나가수'는 더 이상 비교불문의 월등한 존재로 등극해버렸네요. 다른 음악방송들이 모두 시시하게 느껴질 정도로 완벽해져 버린 '나가수'의 위엄에 모두가 민망해져 버릴 정도로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