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2. 15:23

엄정화, 살찐 그녀가 죄인가? 황당 비난 경악스럽다

이젠 <1박2일>의 엄태웅이 화제가 되면서 엄태웅의 누나 엄정화로 불려 지기 시작한 그녀가 오랜만에 대중 앞에 나섰네요. 공개된 한 장의 사진을 두고 살쪘다는 기사와 함께 이에 연이은 악플들은 경악스러울 지경이네요. 영화 배역과 갑상선암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살이 좀 찐 그녀에게 가하는 비난들은 보기에도 역겨울 지경이네요.

살찐 엄정화는 선풍기 아줌마라고?




엄정화의 사진 한 장이 기사에 실리며 많은 이들은 그녀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을 내놓았어요. 기사의 제목부터가 문제일 수밖에 없는 게 '살찐 엄정화 못 알아보겠네'라는 식으로 그녀를 전혀 다른 인물인 것처럼 인용한 기사는 당황스러웠네요. 황당한 게 아래에서 사진을 찍으면 천하의 그 누구도 살쪄 보일 수밖에는 없는데 그런 사진을 가지고 장난하듯 살찐 엄정화라는 기사를 올리는 모습은 씁쓸하네요.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이 사진에 대해 네티즌들의 댓글들이 문제였어요. 타인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떨어지는 일부 네티즌들의 비난은 정말 경악스럽기까지 했어요. 성형 부작용으로 고생해서 얼굴을 알아 볼 수 없었던 일명 '선풍기 아줌마'를 빗대어 엄정화를 비난하는 이들의 모습은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였어요. 

살찐xx라는 비아냥이나 개인에 대한 험담까지 이어지는 일부의 비이성적인 행동은 우리 시대 악플의 전형을 보는 듯해서 씁쓸했습니다. 외모지상주의 세상에 그것도 외모가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밖에 없는 여자 연예인에게 이런 어처구니없는 비난들은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알 수가 없네요.

살이 좀 찌면 어떤가요?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진 몸매도 아니고 보기 좋게 올라온 살들이 무슨 큰 죄악이라도 되는 양 떠드는 이들의 모습은 당혹스럽기까지 하네요.

엄정화는 그동안 갑상성암으로 올 초까지 고생해야만 했던 그녀에게 살은 자신의 의지와는 다른 부작용이었어요. 이와 함께 그녀가 출연했던 영화 <마마>에서 자신의 배역을 위해 여성 연예인임을 포기하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기 위해 살이 찌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배역에 최선을 다했다고 하지요.

"아주머니 역을 위해 살을 찌는 대로 내버려 뒀어요. 메이크업도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했습니다."

극중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야쿠르트 아줌마 역을 맡아 자신에게 주어진 배역에 최선을 다했다고 해요. 정교한 메이크업도, 살이 쪄도 시한부 선고를 받은 엄마의 연기를 위해 자신을 모두 내던진 그녀에게 이런 악플을 한다는 것은 안타까움을 넘어 경악스럽기만 하네요.

미친 듯이 살에 대한 공포를 심어주고 정상을 비정상이라 하며 여성들에게 날씬함만을 강요하는 세상에서 스스로 노예가 되어버린 이들이 문제가 되겠지요.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 지독한 다이어트를 강요하며 이것이 미의 기준이고 정상이라는 말을 신의 계시처럼 떠받드는 사회에서 보여지는 자연스러운 현상일지도 모르겠네요.

충분히 악플들이 쏟아질 것을 알면서도 제목을 '살찐 엄정화 못알아 보겠네'라는 식으로 잡은 것은 무슨 의도일까요? 그녀가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설명도 없이 단순히 영화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그녀의 이상한 사진과 함께 의도적인 제목을 쓴 이유는 무엇일까요?

요즘엔 비이성적인 상황을 네티즌들이 조장하는지 기자들이 그 역할을 주도하는지 알 수 없는 지경이에요. 충분히 예상된 혹은 의도적으로 논란을 부추길만한 제목을 통해 낚시질을 하는 몇몇 기자들로 인해 연예부 기자는 상식 밖의 존재들일 뿐이라고 폄하 받는 것은 문제가 될 수밖에는 없겠지요.

그래도 다행스럽게 갑상선암으로 고생하고 영화 촬영을 위해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알리는 네티즌들이 더 많았다는 사실이 위안이 될 수가 있겠네요. 여성을 단순히 보여 지는 외모로만 평가하는 시대는 가야겠지요. 일부에서 이런 외모지상주의를 비웃듯 외모와 상관없이 자신의 능력을 선보이는 이들에게 열광하는 모습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듯해요.

자신의 건강을 해칠 정도의 고도 비만환자들은 살을 빼는 것이 자신을 위해서 당연한 일이지만 지극히 정상인 상황에서도 사회가 만들어 놓은 기준에 의해 병자처럼 살을 빼는 행위는 정상은 아니에요. 다이어트를 강요하는 사회에서 덕을 보는 것은 관련 업자들 밖에는 없음은 당연한 일이지요. 말도 안 되는 기준에 자신을 들이밀지 말고 건강한 몸으로 즐겁게 사는 것이 행복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