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26. 07:13

설리, 용화의 실수 킬 힐로 잠재우다

'SBS 인기가요'의 MC가 새롭게 진용을 짜면서 기존의 설리와 함께 정용화와 조권이라는 아이돌 둘이 참여하게 되었어요. 지난 주 첫 마이크를 잡은 그들의 진행은 부족하지만 가능성을 가진 미완의 대기와 같은 모습이었지요. 그런 그들이 이번 주에는 새로운 재미로 많은 이들을 웃기게 하네요.

설리의 킬 힐 용화의 실수마저 킬 시켰다



이번 주에도 태양이 1위를 차지하며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어요. 미쓰에이가 '뮤뱅'에서 1위를 차지하며 'SBS 인기가요'도 차지하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도 했지만 태양은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냈지요. 방송사별로 1위를 선정하는 기준이 조금씩 다르다 보니 팬덤의 활약 유무로 1위가 결정되는 상황이기에 여전히 1위는 권위를 가지지는 못하고 있어 아쉽네요.

이번 주 음악방송의 특징 두 가지는 컴백 스페셜과 고별 스페셜이라고 부를 수 있겠네요. 컴백 스페셜에는 샤이니와 채연의 무대가 3개 방송사에서 일제히 진행되며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복귀를 알렸어요. 아무래도 많은 이들이 주목한 것은 채연보다는 샤이니였죠.

확연하게 달라진 외모도 그렇지만 더욱 파워풀하게 변한 샤이니의 '루시퍼'는 무척이나 매력적인 곡이었어요. 더욱 MR제거 영상을 통해 CD와 동일한 음색이라는 평가는 샤이니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지요. 익숙한 멜로디에 새로움을 더한 '루시퍼'는 강하면서도 부드러움으로 많은 인기를 얻을 수밖에 없도록 하네요.

3개 방송에서 동일하게 보여 진 '루시퍼' 무대 중 가장 그들을 돋보이게 만들었던 것은 주중 마지막 무대였던 'SBS 인기가요'였어요. 블랙에 과도한 조명 없이 꼭 필요한 조명만을 사용함으로서 샤이니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어요. 다른 무대들이 샤이니를 압도하는 현란함으로 일관하며 정작 '루시퍼'의 느낌을 살리지 못했던데, 반해 인기가요에서는 최소한의 조명과 전체적인 블랙 톤은 그들의 신곡을 가장 돋보이게 만들었어요.

채연의 무대도 어린 아이돌과 견주어 그리 나쁘지 않았어요.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이 그녀가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지를 잘 보여주니 말이지요. 간미연의 간만의 복귀와 함께 채연이 어느 정도의 존재감을 보여줄지 기대 되요. SBS에서 지원하는 김여희의 첫 무대는 매력적이지만 아쉽기도 한 느낌이었어요.

고별 스페셜은 등장과 함께 음악방송을 장악했던 슈퍼 주니어에요. 인기가요를 끝으로 공식 활동을 접은 그들은 휴식기를 가진 후 해외 활동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요. '미인아'와 '너 같은 사람 또 없어'를 연속으로 1위에 올려놓았고, 사양길에 들어선 앨범 판매에서도 진기록을 세우는 등 슈주의 엄청난 파워를 잘 보여주었지요.

방송 3사에서 이루어진 그들의 고별 무대는 인기가요를 끝으로 더 이상 공식적인 방송 활동을 접은 상황이기에 팬들의 아쉬움은 무척이나 컸을 듯해요. 아시아권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으니 국내 활동이 끝났다는 것은 아시아 투어가 진행된다는 이야기이겠죠. 과연 어떤 기록들을 만들어낼지 벌써부터 궁금하네요.

슈주가 나가고 샤이니가 들어왔으니 그들도 1위를 기록할 수 있을지도 궁금해지네요. 샤이니의 능력만 본다면 현재 활동하고 있는 이들과 견주어 빠지지 않는 실력인데 1위는 단순히 실력이나 곡이 좋아서 되는 것은 아니지요. 좀 더 복잡한 기교가 있어야만 할 수 있는 것이기에 그들이 1위를 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거 같아요.

샤이니의 컴백 무대를 위함이었는지 '미스터 부기'로 새롭게 거듭난 에프엑스의 모습을 이번 주에는 볼 수 없어 아쉬웠네요. 소시가 일본 진출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기에 에프엑스에 대한 지원이 많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아무래도 보아에게 밀릴 수밖에 없어 보여 안타깝네요.

그래서 그랬을까요? 설리가 독하게 마음먹고 킬 힐을 신고 나와 함께 진행하는 용화와 권이와 대등한 눈높이로 진행하는 의욕을 선보였어요. 지난 주 상대적으로 아담해 보이던 설리가 동등한 시선을 가지자 "윗 공기가 맑아요"라는 말로 만족을 표하기도 했지요.

그들의 진행은 조금은 안정되어 보였어요. 여전히 프롬프트를 읽는 설리의 모습이 아쉽기는 했지만 말이 물리거나 어색해지는 진행이 줄어들면서 조금씩 그들만의 호흡을 보여주기 시작했네요. 문제는 태양의 1위 시상을 하는 상황에서 벌어졌어요.

킬 힐까지는 아니지만 힐을 신자 남자 출연자들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설리의 우월함은, 루저(?)가 여전히 지배하고 있는 대한민국(무식한 여대생의 루저 발언으로 일순간 대한민국의 대부분이 루저가 되어버린 상황이란 표현은 바로 밑에도 적시)에 '태양마저 루저 만드냐'는 비판을 받게 해주었네요. 아직 고등학생인 설리가 진행자들과 비슷한 높이로 자신을 맞추는 노력까지는 좋았지만 정작 중요한 가수들을 위한 배려에서는 아쉬움을 보여주었어요.

진행자와 가수들을 위해 의도적으로 플릿 슈즈를 싣는 진행자도 있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더욱 아쉬움이 크지요. 앞서도 이야기를 했지만 무식한 여대생의 루저 발언으로 키에 민감하게 대처하는 상황에서 높은 힐을 신어 다른 이들이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게 하는 행동은 안티들을 자극할 수도 있는 행동이었어요.

설리를 무척이나 아끼는 다수 중 하나로서 매니저나 코디가 좀 더 섬세하게 신경을 썼어야만 했어요. 물론 이런 설리의 모습으로 인해 1위 공개도 하기 전에 먼저 나서서 태양의 1위를 발표한 용화의 실수를 감쌀 수 있게 되었지요. 전적이 화려했던 진행 미숙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좀 더 신중해져야겠지요.

여전히 성장 중인 설리가 그렇게 높은 굽보다는 프롬프트를 보는 시선처리와 진행에 대해 좀 더 신경을 쓴다면 멋진 음악방송 MC가 될 수 있을 거 같아요. 여전히 서로의 호흡에 문제가 있는지 어색한 듯한 모습들은 아쉽기만 하네요. 어쨌든 설리의 킬 힐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용화의 실수를 감싸는 역할을 해주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