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15. 18:31

신해철 분노를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

신해철이 자신의 이름으로 만든 홈 페이지를 폐쇄했어요. 여성의 사진을 올리고 외모를 비하하는 일이 벌어진 점에 대해 통탄을 하고 즉시 폐쇄 조치를 한 신해철은 대단히 훌륭한 선택을 했어요. 네티즌들의 과도한 비하와 비난이 일상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따끔하게 일침을 놓을 수 있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에요.

외모비하 한 팬들에 분노한 신해철이 정답이다




신해철 자신과 넥스트와 팬들의 소통을 위해 만들어낸 '신해철 닷컴'을 폐쇄한다고 발표했어요. 신해철 본인에게도 무척이나 소중하고 중요했던 소통의 창구였던 곳을 스스로 폐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을 거에요. 그 안에서 이뤄진 일이 다른 포털에서는 너무나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일이기에 더욱 그렇기도 하지요.

어느 포털사이트를 가든 외모를 두고 입에 담기도 힘든 말들을 남발하는 이들이 너무 많지요. 익명성 속에 숨어서 타인의 외모를 마음껏 비하하며 즐거워하는 일부의 모습은 경악스럽기까지 해요. 너무 이런 일들이 일상이 되다보니 인터넷에서 이런 식의 비하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도 사실이에요.

이런 악습이 일상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공간에서 일어난 일에 단호하게 대처하며 폐쇄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내렸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지요.

"여성 뿐 아니라 남성에게조차 외모는 농담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말씀을 드렸던 것이 몇 번인가"

"엄연히 말하면 법적으로도 당신들은 범죄자다. 인터넷 공간에서 공개적으로 강간범이나 다름없는 짓을 저지른 것이고, 그 범죄의 장소가 다름 아닌 내 집이라는 것에 대해 내가 슬퍼하면 안 되는 이유가 있냐"

"인간에 대한 차별은 '구역질 나는 범죄'의 영역으로 간주돼야 한다"

"내가 가장 분노하는 것은 여러분이 스스로를 모욕하고 스스로를 인간쓰레기로 만들었다는 사실. 문제의 사건이 우발적인 실수이며 우리가 좀 더 나은 우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다시 사이트가 열리는 날도 올 것"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외모를 농담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신해철의 발언에 동감해요. 타인의 보여 지는 외모만을 보고 그를 평가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지요. 지독한 외모지상주의에 빠져있는 우리 사회에 신해철의 행동은 그래서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오지요.

외모를 비난하고 이를 농담으로 삼는 것을 강간범이나 다름없는 짓으로 규정한 그의 발언의 조금은 과격해 보일지는 몰라요. 하지만 타인에게 깊은 상처를 줄 수 있는 행위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는 그의 발언은 공감할 수밖에는 없지요.

신해철이 더욱 분노했던 것은 자신의 팬들이 자신이 가장 아끼는 공간에서 가장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기 때문 일거에요. 스스로를 모욕하고 비하해서 인간쓰레기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는 그의 발언과 공간 폐쇄라는 극한 행동은 칭찬할 수밖에는 없네요. 

많은 이들에게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들일 수록 이런 행동이 필요해요.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대중들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스타라는 자리에 있는 이들이 잘못된 일들에 대해 따끔하게 꾸중하고 행동에 옮기는 행동은 중요할 수밖에는 없지요. 

극단적인 발언들로 호불호가 분명한 스타이기는 하지만 이번 신해철의 발언과 행동은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신해철 같은 이런 행동이 다른 이들에게도 전파되어 익명성이 보장된 공간일수록 타인을 배려하는 일들이 많아질 수 있기를 바라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