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24. 11:30

성대현 막말논란 그의 퇴출은 당연하다

송지선의 안타까운 죽음이후 많은 이들은 그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이가 누군가에 대해 분노하고 있어요. 많은 이들은 열애의 대상으로 지목되었던 선수에게 혹은 구단에 비난을 퍼붓고 있어요. 다른 일부는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염려하는 이들도 있지요. 논란이 일자 송지선 논란을 두고 비아냥과 비하를 일삼았던 케이블 방송이 다시 화제가 되며 철퇴를 맞았네요.

성대현의 퇴출과 방송 폐지는 당연하다




케이블 방송인 KBS JOY '연예매거진 엔터테이너스' 속 코너 '성대현의 시크릿 가든'에서 송지선 아나운서를 두고 벌인 비난에 가까운 농담들이 문제가 되었어요. 방송을 보지 않았지만 언론에서 밝힌 그들의 방송 내용을 보면 어떤 프로그램이고 무엇을 지향하는지는 쉽게 알 수 있지요.

케이블이라는 헐거운 틀을 이용해 악풀러들과 다름없는, 막말로 연예계를 이야기하는 것이 거침없이 솔직한 발언쯤 되는 것으로 착각하는 이들로 인해 그녀는 더욱 힘들었을지 모르겠네요. 믿지 않는다 해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방송에서 이런 식의 확인도 안 되고 책임질 수도 없는 막말을 늘어놓았다는 것은 당혹스럽지요.

"개인적으로 이런 얼굴을 좋아한다. 임태훈보다 7세 연상인데 데리고 논 것이 아니겠느냐"
"두 사람 중 한 명은 사이코구나"

'스타, 연인에 대한 집착'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던 중 진행자인 성대현과 패널인 조성희가 나눈 대화는 잔인하기만 하네요. 송지선이 연상이기에 연하인 임태훈을 가지고 놀았다는 식의 발언과 가치관은 두려울 정도에요. 이런 식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이가 방송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네요. 여기에 거들듯이 두 사람 중 하나는 사이코라는 이야기 역시 본질과 상관없이 떠도는 이야기를 사실로 규정하고 내뱉은 막말일 뿐이에요.

그들이 비아냥거리고 비난을 삼았던 내용이 故 송지선이 자신이 적은 글이 아니라고 이야기했던 미니 홈피의 내용을 가지고 했음이 분명해 보이지요. 아무리 케이블이라고는 하지만 KBS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방송에서 떠도는 소문을 사실로 규정해서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방송은 황당할 따름이네요.

"지난 5월20일 밤 11시 KBS JOY '연예매거진 엔터테이너스'의 '성대현의 시크릿가든' 코너를 통해 '스타, 연인에 대한 집착'이란 내용이 방송됐다. 이날 방송 중 최근 이슈가 됐던 故 송지선 아나운서와 관련해 MC 성대형, 조성희 등의 부적절한 발언이 여과없이 방송돼 물의를 빚은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KBS N은 5월23일 비상대책회의를 통해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 전면 교체, 해당 코너 폐지 및 MC 성대현 하차를 결정했다.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

"'연예매거진 엔터테이너스'는 한국방송(KBS)이 만든 프로그램이 아니고 케이블 위성 채널인 (주)KBS N이 자체 제작한 자체프로그램이다. 끝으로 삼가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

송지선의 죽음과 함께 KBS N 은 곧바로 사과성명을 내고 제작진의 전면 교체, 해당 코너 폐지와 성대현 하차 등을 결정했다고 발표했어요. 서둘러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초강수를 두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이런 식의 막말들이 방송에서 당연하게 이야기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은 언제든 유사한 일이 또 다시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지요.

그저 도마뱀 꼬리 자르는 듯한 모습으로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을 거에요. 공중파만이 아닌 케이블까지 수없이 늘어난 방송으로 인해 방송이라는 틀 자체가 헐거워진 상황에서 성대현이나 이 방송과 같은 황당한 주장을 하는 방송들은 끊이지 않고 계속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어요.

종편방송까지 들어선 상황에서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이들이 과연 어떤 짓을 할지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에요. 네티즌들의 도를 넘는 막말과 인신 공격성 발언들도 문제이지만 여론을 선도해가는 언론의 역할 역시 그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가 되었어요.

인터넷 언론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연예인들의 이슈만을 다루는 연예 전문지들로 인해 과거에 비해 언론의 역할이나 책임들이 모호해진 상황은 제 2, 제 3의 송지선을 양산할 가능성도 높아 보여요. 악플로 인한 연예인들의 자살이 사회 문제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끊이지 않는 악플들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문제가 되었어요.

그렇다고 인터넷을 강제하고 실명제를 한다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거에요. 그저 권력자들에게 유리한 통제권만 주어질 뿐이니 말이에요. 이보다는 몇몇 악플러들에 휘둘려 그들의 논리를 뒤 쫒는 현재의 모습들이 지양되어야 할 거에요. 선플과 건전한 비판과 토론으로 이들에 맞서 인터넷 문화 자체를 바꾸려는 자정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시급하고 중요하게 다가오네요.

성대현과 프로그램이 퇴출된 것은 당연하고 합당한 처사라고 생각해요. 최소한 방송이나 언론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곳에서 만큼은 악플러들과 다름없는 쓰레기 같은 이야기들이 나와서는 안 될 거에요. 최소한의 양심과 언론으로서의 사명감은 지켜나갈 수 있기를 바라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