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8. 07:05

백재현의 나가수 비난 발언이 황당한 이유

개그맨 백재현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새롭게 시작한 KBS의 <불후의 명곡2>에 대한 찬양에 가까운 글을 올리며 <나는 가수다>를 폄훼하는 발언을 했네요. KBS 출신인 자신이 자랑스러울 정도로 훌륭한 방송을 폄하하는 이들이 우습다는 그의 말에 많은 이들이 비웃는 이유를 그는 알까요?

백재현의 케비어천가 민망할 지경이다



임재범이 잠정 하차를 하고나서 관심이 많이 빠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나가수'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과 의미는 특별하지요. 대단한 가수들이 무대에 올라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뿜어내는 모습들은 최고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나가수'가 대단한 성공을 거두자 KBS에서는 발 빠르게 아이돌을 내세워 '아이돌 판 나가수'인 '불명2'를 만들었어요.

많은 부분들이 '나가수'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 형식을 취하고 있었고 이는 당연히 논란의 대상이 될 수밖에는 없었어요. 이 부분에 대한 다양한 언론들의 분석과 비판은 정당했다고 보여 지고 급조해서 진행하다보니 첫 회 방송이 되자마자 관심의 중심이었던 아이돌 4명이 하차를 결정해 더욱 논란이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이제는 공연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는 백재현이 민망할 정도의 찬양을 하며 오히려 '나가수'를 비난하는 발언은 당혹스럽기까지 하네요. KBS를 찬양하고 불후의 명곡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는 것은 자신의 선택이지만 '나가수'를 비난하며 '불명2'가 훨씬 뛰어나다는 그의 논리는 황당하기만 하네요.

"(불후의명곡)전설을 노래하다를 보고 내가 KBS 출신이라는 점이 자랑스러웠다. 흠잡을 때 없는 구성. 예능의 즐거움과 프로그램의 진정성이 과하거나 논란의 대상이 될만한 의구심이 들지 않게 완벽히 적당하다. 작가님들 피디님들 짱이다"

"(불후의명곡이)'나가수'를 베꼈다는 언론의 잣대는 참 멍청하더이다. 경합 중의 가수 인터뷰나 경합 중의 청중 리액션컷을 따라했다고 본다면 돈까스 집에 깍두기는 설랑탕집 따라한 것인가?. 방송이라면 경합이라면 당연한 카메라 플랜이다. 한국 밥상이라면 당연한 깍뚜기처럼"

"(불후의명곡이)오히려 '나가수'처럼 인터뷰나 리액션이 과하지 않아서, 적당해서 전혀 다른 맛이었다. 역시 공영방송이다. 멋있다. 전진국 국장님 이하 관련자 모든 분들, 개념 완전히 계신 분들이시다. 존경한다. 동엽이도 정당하더라. 넌 여우다"

"그리고 역시 한국 아이돌들 대박이다. (불후의명곡에서)겸손하기까지. 나가수 선배님들의 아집스러운 모습들이 없어서 좋았다. 방송을 좌지우지하려는 건방이 없어서 너무 좋았다. 실력은 나가수 선배들 못지 않으며 겸손과 미덕까지. 내가 그대들보다 먼저 이 땅에서 방송을 했었다는게 영광이다. 한국 아이돌 당신들을 존경한다"

구성과 재미, 진정성에 의구심까지 들지 않는 완벽한 방송이라는 그의 발언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동의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구성이 완벽하다고 이야기하는 관점이 무엇인지 어느 부분에서 예능의 즐거움을 찾았고 프로그램의 진정성은 무엇이었을까요?

아이돌도 노래는 좀 한다는 것이 프로그램의 진정성이라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겠지만 그런 부분들 역시 모호한 기준일 뿐이지요. 탈락자가 없는 상황에서 논란의 대상이 적어지는 것은 당연하지요. 그럼에도 출연진들 간의 사전 선호도 투표에서 아이유에게 몰표를 줘서 꼴찌를 만든 부분은 이후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요.

돈까스 집에서 깍두기를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지는 알 수 없네요. 한국 밥상에 깍두기가 당연하다는 발언 역시 일반화의 오류이지요. 김치라면 모를까 깍두기가 왜 등장하는지 알 수 없지만 개인의 입맛을 모든 이들이 동일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아집이라고 밖에는 안 보이네요.

지금까지 돈까스 집에서 김치는 많이 먹어봤어도 깍두기는 보지 못했으니 동의할 수 없고, 집에서 깍두기를 거의 먹지 않기에 한국 밥상에 깍두기라는 논리 역시 전혀 동의할 수 없는 비유일 뿐이네요. 이런 쉽게 동의할 수 없는 비유가 그의 이상한 논리를 대변하고 있는 듯하네요.

KBS에 대한 찬양가를 부르는 그의 민망한 대목은 '나가수'를 폄훼하면서부터이지요. "역시 공영방송이아"라는 대목에서는 실소가 터져 나올 수밖에 없을 지경이네요. 엉망이 되어버린 공영방송에 찬양을 하는 이 대단한 용기는 어디에서 나오는지 알 수 없을 지경이네요.

아이돌이 출연한다는 이유로 '나가수' 가수들을 아집만 가득한 이들로 몰아가는 그의 비루한 모습 역시 비난의 대상일 수밖에는 없네요. '나가수' 출연 가수들은 건방지고 '불명2'에 출연한 아이돌들은 겸손과 미덕을 가진 완벽한 존재라는 백재현의 발언은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이네요.

방송에 대한 개인의 시각은 자유일 수밖에는 없어요. 하지만 의도적으로 '나가수'를 비난하며 KBS에 대한 찬양을 늘어놓는 그의 모습은 비난 받아 마땅해 보이기만 하네요. 패러디에 가까운 방송 포맷을 원래 이런 방식이기에 누가 사용하든 상관없다는 그의 발언까지도 참을 수 있지만 '불명2'를 띄우기 위해 '나가수' 출연 가수들을 비난하는 그의 행동은 황당하기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