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13. 11:26

1박2일 이승기는 웃고, 런닝맨 김현중은 울었다

이승기와 김현중이 일요일 예능에서 맞붙었지만 아쉽게도 김현중의 패배로 끝이 나고 말았네요. 그나마 지난주에는 김현중의 활약이 두드러져 상대적으로 이승기의 존재감이 부족했지만, 이번 주에는 완패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가 되어버렸어요.

불운남 이승기는 웃고 행복남 김현중은 울었다




1/12로 입수자가 된 이승기와 새음반을 내고 활발한 활동을 하며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김현중의 예능 속 활약은 극과 극이 되어버렸어요. 물론 게스트와 고정과의 차이를 단순한 비교로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두 스타가 경쟁 방송에서 함께 등장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관심이 갈 수밖에는 없었지요.

지난 주 <1박2일 여배우 특집>에서는 상대적으로 이승기의 활약이 <런닝맨> 김현중을 압도할 수가 없었어요. 김현중이 런닝맨 고정 멤버들과 대결하며 보여준 활약들은 그가 메인으로서 중심이 될 수밖에는 없었어요. 여전한 예능 감으로 하하와 함께 런닝맨들을 하나둘 제거하는 과정들이 무척 흥미로웠기 때문이에요.

그에 비해 이승기의 활약은 두드러질 수가 없었어요. '여배우들'에 방점이 찍힌 방송에서 그가 그나마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은 야외 취침을 하는 여배우들을 위해 노래를 불러 주는 모습이었어요. 레이스를 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영특함이나 최지우와의 열애설을 부추기는 과정 등이 흥미롭게 다가오기도 했지만 원 톱으로 활약한 김현중을 앞서기는 힘들었지요.

하지만 이번 주 대결에서는 역전이 되었어요. <명품 조연 특집>으로 진행된 오늘 방송은 대단한 포스를 가진 조연들의 대거 등장으로 기존 고정들이 힘을 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승기의 활약이 돋보였던 이유는 흥미롭지요.

엄태웅과 함께 고정 중에서 연기를 하는 이승기는 명품 조연들을 오프닝 장으로 모시는 역할을 맡으면서부터 이번 여행의 호스트로서 역할을 충실하게 했어요. 대선배들 앞에서 결코 쉽지 않은 일들이었지만 막내로서 이승기가 보여준 모습들은 보기 좋았지요.

이승기가 가장 돋보였던 장면은 어쩔 수 없이 허당이라는 이미지가 가장 두드러지게 등장했던 장면이었어요. 물만 보면 입수를 해야 하는 전통 아닌 전통이 되어버린 '1박2일'은 순포 해수욕장에 도착하자마자 강호동의 제안으로 입수자 고르기 가위 바위 보를 시작했어요.


12명 중 한 명만 들어가면 되는 승부는 결코 쉽지가 않았어요. 각자 엇갈리는 승부가 5분 이상 지속되던 순간 모두가 보자기를 내고 단 한명만 주먹을 내며 승부는 결정 났지요. 지독하게 불운한 이는 바로 이승기였어요. 모두가 보를 내는 동안 홀로 주먹을 내고 입수주가 되어 당황해하는 그의 모습은 귀엽기까지 했네요.

1/12 사나이가 되어 홀로 입수하는 게 안타까워 가위 바위 보로 성지루와 고창석이 함께 입수를 하게 된 '1박2일'은 여배우도 피하지 못한 입수로 그 화려한 시작을 알렸어요. 강렬한 인상이 돋보이는 이 명품 배우들의 활약은 '여배우 특집'과는 달리 생 야생이 무엇인지를 완벽하게 보여줄 듯하지요.

그 가능성을 보여준 장면은 순포 해수욕장에 오기 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가진 그들의 짧은 식사에서 보여 졌어요. 소품차를 1분 안에 뒤져 '1박2일'동안 필요한 물품을 확보하라는 제작진의 지시에 그들이 확보한 식량은 한정적이었어요.

달걀 두 판에 물만 가득한 그들은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휴게소에서 자신들에게 주어진 재료를 이용해 배를 채우기 시작했어요. 그 발단은 이승기가 토스트를 해주겠다는 제안에서부터 시작되었지만 패는 둘로 나뉘며 야생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었죠.

다들 알고 있듯 이승기는 원칙에 입각해 최선을 다하는 스타일이고 이런 그의 행동은 음식을 만드는 부분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었어요. 마음이 급한 강호동과 이수근은 승기를 기다릴 수 없다며 프라이팬에 달걀들을 투하시키고 식빵을 조각내 합쳐 떠먹기 시작했어요. 소금과 설탕으로 간이 된 정체불명의 토스트는 의외로 그들에게는 인기 식품이었죠. 성지루의 모습을 보며 "선생님 (노숙)얼마나 되셨어요"라는 수근의 질문에 손가락 4개를 피는 그의 모습에 야생이란 무엇인지가 그대로 담겨져 있었어요.

이런 그들과 달리, 이승기는 마지막까지 자신이 처음 준비했던 그대로 토스트를 만들어 먹는 모습에서 승기의 성격과 일하는 스타일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지요. 이승기가 대활약을 하고 있을 때 <런닝맨>에 출연한 김현중은 왜 출연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하게 방송을 마무리했어요.

자신이 활약할 수 있는 시간을 걸고 퀴즈를 하고 조 별로 유명 작가 6명의 사인을 받아 먼저 도착하는 팀이 승리를 하는 단순한 게임에서 김현중이 두드러질 수는 없었어요. 단체 행동에서 한정된 형태의 미션은 게스트가 주가 될 수 있는 방송은 아니었어요.

시간에 쫓겨 정신없이 명사들을 찾아 사인을 받는 과정들만 반복되는 상황에서 김현중이 자신의 예능감이나 존재감을 내세워 활약할 수 있는 여지는 거의 없었죠. 제작진들은 왜 김현중을 불러 이런 식으로 방송을 했는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존재감이 무너져 있는 광수나 개리, 지석진과 별반 차이 없이 병풍처럼 그려진 모습은 안타깝기만 했어요.

게임의 형식상 각 조의 대표인 유재석과 김종국이 주도적으로 이끌 수밖에는 없었고, 명사에게 사인을 받는 과정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김현중이 병풍처럼 변해버린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이는 제작진이 김현중을 섭외해서 어떤 모습으로 방송을 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었다는 반증이기도 해요.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욕설까지 해서 구설에 올라있는 <런닝맨>에 김현중이 출연해 그가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아무것도 없었던 듯해요. 지난주는 그나마 그가 맹활약해서 의미를 가질 수 있었지만 제작진의 무책임한 방치로 왜 출연했는지 의구심을 들게 한 <런닝맨>은 김현중이나 팬들에게는 아픈 기억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당대 최고의 청춘스타들인 이승기와 김현중이 일요 예능에 출연해 서로의 존재감을 보여주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주말이었지만 서로 엇갈리는 상황으로 진가를 다 들어내지 못한 것들이 많아 아쉬웠어요. 언제 기회가 된다면 이승기와 김현중이 함께 예능을 하는 것도 즐거울 듯하네요. 기왕이면 <무한도전>에서 둘이 함께 출연해 맹활약한다면 흥미로울 듯하네요.

불행한 존재가 되어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주었던 이승기와 유재석 믿고 출연한 예능에서 제작진들로 인해 병풍 취급을 당할 수밖에 없었던 김현중. 그럼에도 그들의 탁월한 외모와 존재감은 대단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