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13. 08:03

김범수, 나가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이소라가 탈락자로 결정된 '나가수'. 노래를 부르는 중 멈추고 재도전을 했던 JK 김동욱이 자진 사퇴를 하는 등 여전히 내홍이 많은 '나가수'이자만 오늘 보여준 그들의 무대는 최고였어요. 다양함과 단순히 노래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무대에서 노래를 더욱 의미 있게 만드는 퍼포먼스까지 등장해 '나가수'를 진화하게 만들었어요.

김범수의 화려한 변신은 무죄였다



누군가는 물러가야 하고 또 누군가는 들어오게 되어있는 시스템에서 노래 실력이 아닌, 경합 당일의 상황에 따라 등장하는 변수는 아쉬울 수밖에는 없어요. '나가수'에 등장하는 가수들 치고 노래 실력이 떨어지는 존재가 없다보니 누군가 탈락이라는 단어가 주어지고 어쩔 수 없이 무대에서 내려가야 한다는 사실은 아쉽게 다가오지요.

청중평가단의 평가라는 기준으로 전문 평가가 아닌, 대중들의 평가라고는 하지만 노래에 순위를 매기며 평가를 한다는 것은 사실 모순이 많아요. 그 기준을 잡기도 모호하고 어떤 노래가 잘 부른 것인지 못 부른 것인지 측정하기 힘든 상황에서 그저 느낌만으로 순위를 정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지요.

수많은 논란이 만들어지고 누군가에 의해 그 논란은 산처럼 부풀려져 노래에만 집중하는 가수들과 이를 행복하게 바라보는 많은 이들은 괴롭기만 해요. 그저 보여 지는 그 모습만으로도 충분한 '나가수'가 왜 이토록 논란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지 알 수가 없을 정도이지요.

순위를 정하고 이를 통해 탈락을 시킨다는 룰 자체가 문제가 되지만 이미 정해지고 고착화된 시스템을 버리기 힘든 상황에서 '나가수'를 시청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외부적인 요인들과 상관없이 그들이 보여주는 무대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일부 기자의 농간인지 네티즌들의 과도한 몰아가기인지 알기 모호하지만 일부의 비난 세력들이 방송이 끝남과 함께 논란을 부추기고 이를 통해 끊임없는 흔들기만 하는 상황에서도 '나가수' 가수들이 보여준 무대 위의 퍼포먼스는 대단했어요.

'나가수'가 진화하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해준 것은 어쩌면 오늘 방송이 처음이었던 거 같아요. 그동안은 무대 위에서 가수들이 가지고 있는 노래만으로 승부를 했지만 오늘 방송은 각양각색이 하나가 되어 풍성한 즐거움을 전해주었어요. YB만이 락이라는 틀에서 흥겨움을 전해주었다면 오늘 방송은 노래를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다양한 방식들이 동원되어 '나가수'무대를 흥미롭게 만들었어요.


박명수가 '나가수' 무대에 올라선다는 것만으로도 논란이 일었었던 김범수의 '님과 함께'는 엘비스 프레슬리와 제임스 브라운을 떠올리게 하는 의상부터 시선을 잡아끌었어요. 여기에 박명수의 오프닝과 함께 잘 편곡된 음악은 원곡을 완벽하게 재해석해 김범수만의 노래로 만들어냈어요.

그동안 자신과 함께 수고했던 편곡자와 매니저를 무대 위로 올려 감사의 무대를 만들고 싶었다는 김범수의 바람은 완벽하게 들어맞으며 계속 진화하고 있는 김범수를 발견할 수 있게 해주었어요. 어쩌면 '나가수'를 통해 가장 성장하고 있는 가수는 김범수일지 몰라요.

노래 잘하는 가수로는 알려졌지만 대중적 인지도에서 한없이 낮았던 그가 '나가수'에 출연해 노래 실력만이 아니라 매 회 새로운 도전으로 자신의 가치를 확장하는 모습은 즐겁게 다가왔지요. 노래 실력을 갖춘 상황에서 두려움 없이 새로운 도전을 하는 그의 무대는 참 보기 좋았어요.

김범수의 화려한 파격만큼이나 파격적인 무대는 옥주현의 무대였어요. 중간 평가에서 7위를 차지하며 탈락자가 되는 것은 아닌가란 우려를 낳았던 그녀는 환상적인 무대 퍼포먼스로 시청자들과 청중평가단을 사로잡았어요. 제작진의 실수로 다시 노래를 해야 하는 불운 속에서도 감정을 잃지 않고 집중하는 모습은 참 보기 좋았어요.

김건모의 '사랑이 떠나가네'를 색다르게 해석한 그녀의 곡은 스포츠 댄스와 조화를 이루며 그 깊이를 더욱 깊게 해주었어요. 김범수의 유쾌 통쾌 상쾌한 무대와 달리, 무척이나 끈끈하면서도 사랑에 시련당한 인물에 대한 감정이입이 극대화된 무대는 보기 좋았어요.

영원한 디바. '나가수'를 통해 밝혀진 디바의 정체. 박정현은 '나가수'가 대중들에게 찾아준 가장 보석 같은 존재이지요. 오늘도 어김없이 그녀는 많은 이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뛰어난 실력으로 무대를 장악했어요. 색다른 퍼포먼스를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폭발적인 그녀의 모습은 무대를 충만하게 해주었어요.

BMK나 YB, 이소라의 무대 역시 그들이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모습이었어요. 비록 청중평가단의 기호와 기준에 따라 순위가 나뉘기는 했지만 절대적인 가치가 될 수 없는 평가와 상관없이 그들이 무대 위에서 보여준 열정을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웠네요.

스스로 노래를 중단하고 다시 불러 결국 자진 하차(혹은 자진 하차를 강요한)를 하게 된 JK김동욱은 아쉽기만 하네요. 한영애의 '조율'은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처음 듣는 이들마저 매료시킨 그의 무대는 한 번의 실수가 아쉽기만 했어요. 완벽하게 편곡된 곡과 JK김동욱 특유의 굵고 낮은 보이스가 주는 매력은 감동 그 차제였으니 말이지요.

김범수가 이끌고 JK김동욱이 마무리한 '나가수'는 여전히 논란에서 자유롭지는 못하지만 가수들이 무대 위에서 보여준 탁월한 모습만큼은 폄하되어서는 안 될 거에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마지막 에너지까지 쏟아내는 그들의 무대는 그 자체만으로도 최고였으니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