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30. 07:09

이하늘, 부치지 못한 편지 논란 '라스'가 문제다

이하늘이 속해있는 DJ DOC가 오랜 만에 앨범을 발표했어요. 이미 많은 팬들이 그들의 앨범에 찬사를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너에게 부치는 편지'에 담긴 내용 때문에 연일 화제가 되고 있네요. 내용에 담겨 있는 너무 강한 것도 문제이지만 얼마나 방송에 나왔던 강원래를 지칭한 디스이기에 더욱 화제일 수밖에 없었어요.

라디오 스타 꼭 방송해야 했을까?



스윙스가 말도 안 되는 고인의 자녀들 이름을 넣어 파렴치한 모습을 보인 것과는 다른 문제이지만 유사한 충격이기는 하네요. 과거 연인에 대한 추억과 아쉬움을 담은 것이지 선배를 탓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누가 봐도 충분히 선배에게 던지는 질문이고 질타이기 때문이에요.


새벽 2시쯤 됐을거야. DOC 일을 마치고 집으로 와 씻고 잠들기 전 그녀와 통화를 위해 전화를 걸었어.
다른 때와는 조금 많이 달랐어. 아닐꺼라 믿었지만 불확실한 느낌은 나도 모르게 나를 그녀의 집으로 향하게 했어

꺼져있는 전화기. 집 앞에 도착해 초인종을 눌렀지만 폭풍전야처럼 고요한 침묵만이. 다시 문을 두드렸지.
그 안에서 조그맣게 들려오는 남자소리. 창문을 깼어. 들어갔어

내가 형이라 부르던 사람. 그 사람과 이 세상 하나뿐인 내 사랑이 한방에서 뒤엉켜 있는 그 모습을 그 더러운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해

네가 좀 잘 나갈때 이 여자 저 여자를 놀이기구처럼 갈아타 너는 입이 가벼워 좀 많이.
지금 넌 나보다 더 무거워 많이. 넌 너를 위해 열지 말았어야 했어. 네가 연건 판도라의 상자였어

그랬던 네가 방송에 나와 그녀가 양다리였다라고 다시 상처를 주네
너 먹고 살자고 이제 와서 그녀를 그런식으로 말하면 안돼…


내용을 보면 무척이나 자극적이고 악감정이 실린 내용이 아닐 수 없어요. 이하늘의 분노를 알 수 있고 그 선배에 대한 미움이 얼마나 큰지에 대해서도 가사만으로도 충분할 정도네요. 가장 중요한 것은 마지막 문장에 담겨있는 내용이었어요. 과거의 일 묻을 수도 있었는데 방송에 나와서 양다리였다고 다시 상처를 주었다는 내용은 대상이 강원래임을 명확하게 해주었지요.

지난 3월 MBC '라디오 스타'에 출연한 강원래는 MC들의 "이하늘의 여자 친구를 빼앗았다"란 질문에 "전혀 몰랐다. 여자 쪽에서 너무 강하게 대시해왔다"란 답을 하면서 문제가 불거졌어요.

여자 친구 집에 갔는데 이하늘과 함께 찍은 사진이 있어 의아해 했는데 이하늘과 김창렬이 문을 차고 들어왔다라고 이야기를 했지요. 강원래의 말은 자신은 이하늘의 여자 친구인지도 몰랐고 여자가 자신에게 소위 꼬리를 쳤다는 것이지요.  
이 일이 터지고 DJ DOC의 4집 수록곡 '모르겠어'란 곡에 그를 '개장수'로 지칭하며 디스한 적도 있었지요. '부치지못한 편지'에 다시 개장수가 등장하며 누구를 이야기하는지 명확하게 했어요. 누가봐도 이하늘이 강원래에게 보내는 디스가 아닐 수 없지요.

당연히 터질 수밖에 없었던 논란에 대해 이하늘은 

"그 노래의 제목이 '부치지 못한 편지'다. 말 그대로 편지일 뿐이고, 그분(강원래)한테 하는 얘기가 아니라 옛 여자친구에게 하고싶었던 이야기다"
"곡을 만들면서 논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로 논란이 될지는 몰랐다. 마치 이슈몰이를 하려했던 것처럼 비치는 것은 원치 않는다. 더 이상 논란이 확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스스로도 논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을 했듯 충분하게 논란이 될 수밖에는 없지요. 옛 여자 친구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라기보다는 가사의 내용과 화법은 여자 친구가 아닌 과거를 희화화한 강원래에게 화살이 겨눠져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지요.

이슈몰이는 논란을 예상했던 시점에서 이미 이슈가 될 수밖에 없었음을 알고 있었을 거에요. 예능 방송을 하기 시작한 그들이라 그런지 과거 DJ DOC의 노래이지만 현실에서는 너무 많은 것들을 생각하는 것만 같아 아쉽기도 하네요. 충분히 그런 상황이라면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고 화가 날 수밖에는 없다고 생각해요.

더욱 과거의 일을 방송에 나와 실명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웃기게 만들어 버렸는데 '허허' 웃을 수는 없는 일이니 말이에요. 차라리 당당하게 "누군가는 알 것이다"라고 이야기를 했다면 좋았을 텐데 논란이 확산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에 더욱 이슈몰이를 위한 장난은 아닌가란 생각마저 하게 하네요.

이 둘의 문제는 드러난 사실이 있기에 되돌릴 수는 없는 문제에요. 사과하고 용서하는 문제는 그들의 몫이기도 하구요. 누가 나서서 왈가왈부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지요. 더욱 큰 문제는 이를 여과 없이 방송한 '라디오 스타'의 문제라고 보네요.

이런 질문지를 작성한 작가나 이를 적극적으로 방송에 내보낸 피디, 이를 재미있다며 즐긴 MC들과 과거 무용담을 늘어놓듯 이야기를 한 강원래 모두 잘못했다고 보이네요. 이하늘이 가사에 적었듯이 "방송에 나와서 너 먹고 살자고 이제 와서 그녀를 그렇게 만들면 안 된다"는 말은 가장 정확한 지적이었어요.

이하늘의 지울 수 없는 과거였고 그런 과거를 자신의 일이라 생각한다면 누구나 방송에 나와 자신의 아픈 과거를 낄낄 거리며 농담하듯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고 흥분하지 않은 이가 없었을 거에요.

일차적인 문제는 해당 당사자들의 문제이고 이차적으로는 이를 여과 없이 방송에 내보낸 제작진들의 문제라고 보네요. 그들에게는 재미있는 소재이고 시청자들에게 화제가 될 수밖에 없는 문제였을지 모르겠지만 당사자들에게 이런 문제는 심각할 수밖에는 없어요.

더욱 피해를 입었고 오랜 시간 잊지 못했던 이하늘에게는 아물고 있는 상처를 후벼 파고 소금을 뿌리는 것과 다름없었으니 말이지요. 이 문제에 대해 사과해야 할 대상은 방송 소재로 아무 거리낌 없이 사용한 강원래와 그런 상황을 만들고 이를 방송으로 내보낸 '라디오 스타' 제작진들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