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26. 12:01

지 드래곤과 대결에서도 당당한 정형돈, 대단했다

패셔니스타로 존재감을 드높이고 있는 지 드래곤이 개구기를 하고 퀴즈를 하는 엉뚱한 상황에 처했어요. 이런 상황마저도 자연스러웠던 것은 무한도전이 가지고 있는 존재감 때문이겠지요. 마지막까지 패션 도발을 일삼으면서도 당당했던 정형돈과의 패션 대결 역시 흥미로웠어요.

정형돈, 지 드래곤에게 패션 지적도 당당했다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가장 환상적인 존재는 정형돈과 정재형이에요. 전혀 안 어울릴 것 같았던 그들이 만나며 만들어내는 신기한 기운들은 회를 거듭할수록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전해주고 있어요. 음악적 견해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위험한 동거는 점점 환상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는 점이 흥미로울 뿐이지요.
지디와 박명수와의 결합은 철저하게 지드래곤의 재능에 명수옹이 업혀가는 꼴이지만 뻔뻔한 명수옹으로 인해 오히려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도 흥미롭기만 하지요. 자신이 원했던 것 이상의 환상적인 음악이 만들어지자 존경 모드로 변하는 모습도 재미있었지요.

 

명수옹이 원하는 감각에 현재의 세련됨을 가미한 지디의 곡은 이적마저도 궁금증을 자아낼 정도였어요. 천하의 이적이 과연 지디는 어떤 음악을 만들지 궁금해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미롭기만 하지요. 지디는 아이돌 출신이고 여전히 아이돌 그룹의 리더로 활동하고 있는 인물이에요. 이에 반해 이적은 자타공인 최고의 싱어 송 라이터이기에 둘이 걸어온 길은 너무나 다르기만 하지요.

이런 둘이 음악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견제하고 궁금해 한다는 사실은 재미있지요. 과연 지디가 어떤 음악을 만들었을지 궁금해 하는 이적의 그 궁금증만으로도 지디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정도로 이적은 대단한 뮤지션이지요. 그가 만들어 들려 준 '말하는 대로'나 '압구정 날라리'만 들어봐도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확인이 가능하지요. 이적 특유의 스타일에 감성과 감각이 완벽하게 묻어나 있는 이 곡은 이미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곡이 되었어요. 다음 주 방송이 끝나면 음원이 정식으로 공개될 텐데 벌써부터 다음 주 음원 공개가 기다려질 정도로 그들의 음악은 최고였어요.

음악도 음악이지만 오늘 방송에서 가장 흥미롭고 재미있었던 것은 그들의 게임이었지요. 개구기를 쓰고 스피드 퀴즈를 하는 상황은 황당할 수밖에는 없었지요. 개그맨들이 할법한 상황에 최고의 뮤지션들이 거리낌 없이 응하며 분위기를 즐겁게 해주는 상황은 그 자체만으로도 최고였어요.


아마 데뷔 이후 '이런 모습은 처음이야!'라는 말들이 어울릴 정도로 캡쳐 1순위가 될 법한 '개구기 스피드 퀴즈' 천하의 지디도 피해갈 수는 없었어요. 개구기를 해도 귀여운 그를 두고 형돈은 "패션의 완성이다"라며 거들며 자신의 존재감을 대사 하나로도 각인시킬 정도로 미존개오의 위력은 대단했지요.

'올 여름 유행 패션 예감'이라는 자막과 함께 자신을 소개하는 지디와 짓굿은 형들의 부탁으로 '거짓말' 노래를 하는 그의 모습은 순수해 보여 흥미롭기까지 했어요. 명수옹과 하는 스피드 퀴즈가 쉽지는 않았을 텐데 그나마 선전을 하며 개구기 굴욕을 개구기 패션으로 바꾼 지디의 존재감은 흥미로웠어요.

중간 평가의 의미도 가지고 있는 MT이다 보니 이들은 자신들이 준비했던 음악을 선보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어요. 가요제를 통해 일반에게 공개될 노래들을 제작진들과 출연진들이 앞서 평가하는 자리이다 보니 미끼 곡들이 속출하게 되었고 이런 상황은 그 자체로 흥미로울 수밖에는 없었지요.

패션에서 첨예한 관점을 가지고 있는 지디와 형돈의 대결이 실제 성사되었지요. 지디는 최근 함께 활동했었던 '지디&탑' 의상을 그대로 준비해 '지지' 의상으로 활용했지요. 지디나 탑이 아니면 수용하기 힘든 난해한 복장에 맞서 형돈이 준비하는 옷은 20년은 지난 듯한 패션이었어요. 과거 무도에서 자주 입고 나왔었던 인기 없는 교생선생 같은 복장을 정재형과 함께 하고 가발까지 쓰고 나온 그는 당당하기만 했어요.

극과 극의 체험이라도 하는 듯 너무 다른 의상을 입은 그들이 한 자리에 있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이들에게는 즐거움이었지요. 지디를 보며 "지디, 보고 있나?"라고 도발을 하더니 지디의 패션을 스캔하며 "과해"라 평가하며 지디를 주눅 들게 하는 형돈은 그 누구도 넘어설 수 없는 절대지존의 경기에 올라선 존재였어요.

재형을 상대로 도발을 하고 이를 통해 웃음을 유도하는 형돈의 개그는 활짝 꽃을 피었고 이런 유머들이 무도 인들뿐 아니라 시청자들도 호응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중요하지요. 오늘 무도는 출연했던 모든 이들이 행복하게 해줬다고 볼 수 있지요.

퀴즈를 설명하며 '작은 고추가 더 맵다'를 설명하려 무의식적으로 손이 아래로 내려가는 지디와 이를 지적하는 이적의 모습에 자지러질 수밖에는 없었지요. 유재석과 이적이 팀명을 정하지 못했다고 하자 대뜸 '처진 달팽이'를 던지는 정준하의 작명센스 또한 대단했어요. 잠깐 듣기만 해도 코드를 따서 바로 따라하는 이적의 모습에 감탄하는 재석과 준하와 스윗소로우의 곡을 그대로 불러 기겁하게 만드는 장면도 재미있었어요.

웃기지 않는 이들을 위한 명수 옹의 포크 던지기 한 방은 모두를 기겁하게 만들었지요. '영등포 자객'이 된 명수 옹의 재기발랄함에 마음껏 웃을 수 있었고 바다와 길이 함께 만든 감성이 넘치는 곡은 그 자체로 아름다웠어요. 별 의미 없지만 그래서 재미있었던 '뮤지션 판 미남이시네요'는 의외로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이들로 인해 흥미로웠어요. 

미존개오와 함께 라서 인지 원래 그런 성격이라 함께하게 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정재형의 무한한 자신감은 정형돈과 너무 닮아 있어 재미있었어요. 음악적으로 이미 뛰어난 존재로 알려진 정재형의 음악 두고 뮤지션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정형돈의 도발은 그 이기에 가능한 일이었지요.  

미칠 듯한 존재감들이 회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무한도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이미 최고의 가요제가 될 수밖에 없도록 하고 있네요.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이들이 모여서 최고의 작품으로 경연을 하는 그들의 무대는 순위와 상관없이 그 자체만으로도 가장 아름답고 즐거운 가요제가 될 거 같아요. 과연 어떤 무대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지 궁금하기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