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2. 11:11

빈혜경 눈물을 대중들은 왜 외면할까?

빈혜경이라 하면 알아볼 사람은 지극히 적을 거에요. 하지만 '미수다' 루저 발언을 이야기하면 논란의 발언을 이끌었던 인물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아직도 기억하는 이들이 많아요. 그만큼 지독한 타인 비하 발언은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대중들의 기억을 사로잡고 있어요.

기적의 오디션을 위한 참여인가? 면죄부를 위한 출연인가?



연기자들을 뽑는다는 '기적의 오디션'에 루저 발언으로 논란이 되었던 당사자가 연기 오디션을 봤다는 것은 충분한 화제가 될 수밖에는 없어요. 과거의 기억을 끄집어내서 이를 이슈로 만든 '기적의 오디션'이나 논란의 당사자였던 빈혜경이 사과를 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둘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결합이었을 듯하지요.

그 효과는 둘 모두가 원했던 것처럼 방송이 된 다음날까지 포털 사이트 상위권을 장식하며 화제가 되고 있어요. 문제는 대부분이 빈혜경의 사과와 눈물이 차가운 반응을 보인다는 점이에요. 2년이나 지난 이야기이고 공개적인 사과 형식이 충분히 대중들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도 있었을 텐데 그렇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중요한 것은 대중들이 여전히 2년 전 '루저 발언'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잊고 그 분노가 여전히 높다는 사실이에요. 그 발언 이후 세상이 달라진 것도 없고 삶은 더욱 척박해져 가는데 외모와 돈으로 차별하는 여자들의 바보 같은 이야기를 대중들은 여전히 분노 화풀이용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루저 발언을 한 그녀들이 잘못은 아닐 것이에요. 평상시 가지고 있는 생각과 가치관을 너무 자연스럽게 드러냈다는 것이 잘못일 뿐이지요. 모두 각자의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데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이타적인 정신을 가지지 못했다고 현대 사회에서 비난의 대상으로 삼기 힘든게 현실이지요. 타인에 대한 배려가 뛰어나고 이성적인 삶을 살아간다면 칭찬받고 환영받을 일이지만 직접적으로 해를 주지 않는 이상 다른 측면에 있는 이들을 비난할 수는 없으니 말이에요.

자기들끼리의 이야기라면 옆에서 들었다고 해도 공개적으로 그녀들을 비난할 근거는 없어요. 그냥 철없는 혹은 "니 주제를 알아라"정도의 비아냥으로 끝날 수도 있는 발언이 공개적인 방송을 통해 전국적으로 공개되었다는 것은 대중들의 비난을 감수할 수밖에는 없는 문제이지요.

제작진의 심각한 문제가 있었고 이로 인해 담당 작가와 피디 등이 징계를 받고 프로그램 자체도 시간대를 옮기며 다시 시작하기도 했지만, 대중들의 마음속에 새겨진 논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일 뿐입니다. 루저에 대한 비하와 경멸은 해가 지나면 지날수록 더해가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에요.

사회가 극단적인 빈부격차가 심해지면 심해질수록 이런 차별은 일상이 되어버릴 수밖에는 없지요. 돈 많은 남자만이 좋은 남자의 기준이 될 수밖에는 없고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키 크고 잘 생기기까지 한 남자에 대한 동경은 자연스런 현상으로 몰아가고 있지요.

취업난이 심각해지며 이런 주눅 든 삶은 더욱 잠정적인 '루저' 양산에 들어갔고 스스로 알게 모르게 '난 사회적 루저는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는 이들에게 '루저 발언'의 주인공이 등장해 잘못했다며 우는 모습은 진정성으로 다가오지도 분노을 삯 힐 근거도 없을 뿐이에요.

더욱 연기를 위해 사과하는 것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오디션 합격을 위해 의도적으로 '루저 발언'을 이용한 것은 아니냐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어요. 자신의 잘못을 악어의 눈물을 이용해 이제는 성공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냐는 의견들이 분분한 것은 그녀에게서 진정성을 보기 힘들다는 점 때문이에요.

2년이 흐르며 대중들의 비난을 받고 학교에서도 많은 지적을 받았을 그녀가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을 것은 분명해요. 그렇지 않고 타인의 비난을 비난하며 살았다면 문제이겠지만 충분히 반성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고 다짐했다면 그녀에게는 이번 기회가 가장 중요한 고비가 될 거에요.

'기적의 오디션' 합격 여부를 떠나 방송을 통해 잘못된 발언으로 방송을 떠나야만 했던 그녀가 다시 방송에 출연했다는 점만으로도 그녀에게는 새로운 시작일 테니 말이에요. 문제는 그녀의 이런 용기 혹은 전략이 대중들에게 의도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네요.

여전히 다수의 대중들은 '루저 발언'에 분노하고 있고 온갖 욕설로 도배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녀로서는 아직도 넘어야만 할 산이 거대해 보일 뿐이네요. 그녀 개인의 잘못도 있지만 사회적인 문제까지 더욱 심화되는 상황에서 그녀에 대한 대중의 용서는 결코 쉽지 않아 보이네요. 대중들은 여전히 분노하고 있고 분노할 수밖에 없는 사회에서 분노를 표출할 대상을 찾는 상황에서 그녀는 그저 그 대상일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