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8. 13:01

신봉선의 눈물은 유재석의 재능보다 아름다웠다

해피 투게더 3 200회 특집에서 돋보였던 것은 유재석이었어요. 메인 MC가 되든 게스트가 되든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은 언제나 아름다웠어요. 하지만 주목 받지 못하는 그래서 어쩌면 서러울 수 있는 신봉선의 눈물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어요.

여자 개그맨의 설움을 눈물로 이야기한 신봉선이 아름답다




신봉선은 여자 개그맨 중 가장 잘 나가는 존재 중 하나에요. 몇 년 전에 비해서는 그 존재감이 많이 줄어든 느낌을 주기는 하지만 여전히 그녀는 매력적인 존재에요. 신봉선의 그 신기한 얼굴은 감히 국민 여동생 아이유와도 비교되고는 하지요. 아이유 스스로도 비슷하다고 이야기 할 정도로 오묘한 그녀의 얼굴은 성형 전 후와 과거 사진 비교를 통해 철저하게 농락을 당하는 상황까지 가서야 그 비슷함이라는 설정도 유머로 받아들여지는 천상 개그우먼이에요.

 

신봉선이 가장 돋보이고 흥미롭게 다가오는 프로그램은 역시 '해투3'에요. 메인 MC인 유재석과 보조 MC인 박명수, 박미선과 함께 분위기를 이끄는 그녀는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으로 많은 이들을 웃게 해주지요. 최근에는 드록바를 닮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한없이 쏟아지는 물총을 맞으며 드록바 흉내를 내는 모습 속에는 강한 프로의식마저 엿볼 수 있었어요.

여자이면서도 여자임을 잊어야만 하는 직업을 가진 그녀. 항상 웃겨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망가져도 상관없는 직업. 그래서 항상 개그맨과 개그우먼들은 힘겹고 어려운지도 몰라요. 남을 웃겨야 하는 직업들은 자신이 아프고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고 타인에게 웃음을 줘야만 해요. 마치 삐에로의 분장처럼 겉은 환하게 웃고 있어도 속으로 한없이 슬픈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말이지요.

어제 방송된 200회 특집은 지난주에 이은 두 번째 이야기였어요. 전현무, 김태현, 김신영, 정선희가 출연해 서로의 역할을 바꿔보는 상황 극으로 진행되었는데 그 상황 자체가 무척 재미있었지요. 자리만 바꿨을 뿐인데 보이는 모든 것들이 달라진 상황은 방송이 진행되면 될수록 더욱 특별해졌어요.

게스트 역할을 언제 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 유재석과 박명수는 상황들이 낯설기만 했지요. 이런 상황에서도 국민 MC 유재석은 게스트로서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며 시키면 시키는 대로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었어요. 둘리 춤과 메뚜기 춤을 온 몸을 다 바쳐 추는 모습에서는 유재석이란 존재가 어떤지를 여실히 드러내주었어요. 바지를 한껏 치켜 입고 윗옷을 바지 아래 집어넣은 채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그 좁은 목욕탕을 누비며 춤추기에 여념이 없는 유재석의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했어요.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하면서도 반성과 유머를 잊지 않고 상황들을 이끌어가는 그의 모습은 역시 국민 MC다웠지요. 박명수가 자신의 과거에 한없이 민망해하며 여전히 완벽하지 않은 모습으로 대조적인 것과는 달리, 달변가이자 상황을 지배하는 유재석은 정형돈이 추앙하듯 '유느님'의 모습 그대로였어요.

과거를 추억하는 상황에서 소개팅과 미팅, 채팅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각자의 경험으로 쏟아내는 상황에서 드러난 김신영과 신봉선의 이야기는 씁쓸하게 다가왔지요. 여기에 마치 그들을 비하하는 듯한 김태현의 이야기가 더해지며 그들의 모습은 더욱 초라하게 다가왔어요.

채팅을 통해 알게 된 남자와 만나기 위해 나간 텔레토비 복장의 신영은 빨간색 옷을 입고 보라색 옷을 입고 다가오는 남자를 행복하게 바라봤지만, 그 남자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자신을 지나쳐 가는 모습을 보며 당황스러웠다고 밝혔어요. 워낙 재미있게 이야기를 해서 웃을 수 있었지만 과거 그 자리에서 돌아가 상황을 지켜보면 그보다 씁쓸한 이야기는 없지요.

여기에 김태현의 채팅 이야기는 마치 김신영의 과거를 보는 듯해서 더욱 씁쓸했어요. 채팅으로 만나기로 해서 해운대에서 부산대 앞까지 택시를 타고 간 김태현이 그동안 친해진 택시 기사의 기지로 이상한 여자를 만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무용담을 하듯 늘어놓았어요. 바로 눈앞에 있는 그녀를 먼저 발견한 택시 기사가 방향을 틀어 그대로 해운대로 향하며 자신을 위로했다는 이야기는 김신영의 상황과 겹치며 당혹스럽기까지 했지요.

여기에 미팅 자리에서 만난 남자가 마음에 들어 어떻게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던 신봉선이 노래방에서 '런 투 유'를 부르다 바지가 찢어져 쓸쓸하게 집으로 돌아와야만 했다는 이야기는 그저 재미있는 에피소드였어요.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이성 앞에서 너무 열심히 하다보면 의외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일이니 말이에요. 그녀에게는 지우고 싶은 상황이지만 이런 유사한 상황들은 거의 누구나 가지고 있는 씁쓸하지만 지나고 나면 그저 웃으며 보낼 수 있는 에피소드이기도 하니 말이에요.

문제는 신봉선이 눈물을 흘려야만 했던 이유였어요. 스트레스를 거의 받지 않는 유재석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오히려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것은 신봉선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부터 시작되었어요. 마치 신봉선에게는 아무런 이야기나 다해도 상관없고 스트레스도 받지 않을 것 같지만 사실 그녀가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다는 이야기가 낯설게 느껴질 정도로 대중들은 그녀를 그저 마음대로 해도 되는 웃기는 연예인 정도로만 봤을지도 모르겠어요.

드록바를 닮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자신의 일이니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의 노력은 알아주지 못하고 오직 못생긴 외모만 가지고 현재의 자리에 올라와 있다고 폄하하는 이들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어요. 노력도 없이 타고난 외모로 웃기고 있다는 식의 발언들은 그녀에게는 큰 상처가 아닐 수 없지요.

노력하지 않고 스타가 될 수는 없어요. 단순히 못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스타가 된다면 스타가 아닌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타고난 외모가 없기에 누구보다 열심히 해야지만 인정받고 살아남을 수 있는 연예계에 단순히 얼굴이 못생겼다는 이유로 신봉선이 그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다고 누가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못생겨서 재수 없다는 식의 발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늘어놓는 이들로 인해 심한 상처를 입어야 하는 신봉선. 그런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글썽이는 그녀의 모습은 안쓰러움을 넘어 화가 날 정도였어요. 최소한 '해투3'를 보는 이들이라면 신봉선 만큼 열심히 하는 이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최고에요. 출연하는 댄스 가수의 춤을 본인보다 더욱 완벽하게 추는 신봉선이 그저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 거에요.

궂은일을 자신이 다 도맡아 하면서도 싫은 내색하지 않고 하나가 되는 모습은 '해투3'가 200회라는 긴 시간 동안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에요. 사람을 외모만 보고 판단하는 것만큼 무모하고 미련한 일은 없어요. 상대의 노력과 재능은 보지 못하고 그저 보이는 외모만으로 타인을 비하하고 비난하는 일은 이제 사라져야만 할 거에요.

여전히 최고의 입담과 능력으로 최고라는 찬스를 받을 수밖에 없었던 유재석. 200회 특집에서는 그런 유재석보다 막내로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신봉선의 뜨거운 눈물이 더욱 아름답게 다가왔네요.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신봉선만의 흥겨움을 많은 이들에게 계속 전해줄 수 있기를 바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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