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14. 14:02

위기의 남자라는 유재석, 그가 아름답다

평소 인터뷰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유재석이 한 언론과 즉석 인터뷰를 통해 밝힌 그의 생각들은 왜 많은 이들이 그를 사랑할 수밖에는 없는지를 잘 보여주네요. 명실상부 최고의 MC인 유재석이 그저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 아닌, 항상 지금이 마지막이라는 기분으로 방송에 최선을 다한다는 말은 단단한 진정성으로 다가오네요.

유재석, 그가 최고 MC인 이유



강호동과 함께 현존 최고의 MC로 꼽히고 있는 유재석은 전혀 다른 유형의 진행으로 둘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고 있어요. 너무 다르기에 양립할 수 있는 그들은 진정 이 시대 최고의 MC들일 수밖에는 없지요. 성향에 따라 둘 중 하나를 좋아하거나 모두를 좋아하는 것은 취향의 문제이지 그들의 능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을 거에요.

10년 이상을 최고의 MC로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게 아니에요. 더욱 급격하게 변화하는 방송 환경에서 꾸준하게 최고의 자리에서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그들이 대단하다는 증거이고 노력한다는 의미겠지요. 절대강자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유재석의 인터뷰에서 드러난 그의 사람 됨됨이는 역시 유재석이라는 생각을 하게 하네요.

"언제까지 제게 MC를 맡을 기회가 주어질지 모른다. 멀리 보기보다는 매번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최고의 MC이면서도 언제 자리에서 물러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매번 최선을 다하고 그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그의 자세는 모든 이들이 본받아야 할 덕목이지요.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게 되면 세상에 자신만이 전부인양 착각을 하게 되는 것은 인간이라면 당연한 이치인데 그런 상황에서도 자만하지 않고 매번 최선을 다하는 모습 때문에 그가 장수하는 MC로 사랑받는 방송인으로 인정받고 있는 이유가 되겠지요.

"저 혼자 열심히 한다고 잘 되는 게 아니잖아요. 출연진과 제작진의 마음이 잘 맞고 그걸 시청자들이 좋아해주니까 오래 할 수 있는 거죠."

"모든 사람들이 자신보다 프로그램을 위해 마음을 모은 결과라는 것은 분명하다. '무한도전'도 처음 1년여는 힘겨웠지만 이후 우리도 놀랄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다"

자신이 잘나서가 아니라 함께 열심히 해서 얻은 결과라며 출연진과 제작진을 앞세우는 그의 이야기는 자칫 형식적으로 들릴 수도 있을 거에요. 하지만 그가 꾸준하게 보여주었던 모습을 보면 이런 말들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요. 그가 진행하는 방송의 형식이 그가 말하는 것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에요.

자기중심적으로 자신만 돋보이게 만드는 존재가 아니라 모두가 행복한 노력해서 얻어진 결과라고 말하는 그는 대단하지요. 그가 말하는 것들은 단순히 유재석과 무도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이야기일거요. 세상을 홀로 살 수 없는 우리에게 '함께'라는 덕목이 얼마나 소중한지는 경험으로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과거 무명시절을 보내면서 너무 힘들어서 '한번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 혼자 잘난 척하지 않겠다. 주위 사람들을 잊지 않겠다'고 매일 기도했다.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꿈같은 상황"

유재석의 무명 시절 아픔은 많이 회자되어 알고 있듯 몇 번이나 개그맨 생활을 그만두려고만 했던 그가 현재의 그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그 포기대신 자신이 생각하는 MC가 되기 위해 프로그램을 철저히 분석하고 다음 멘트는 뭐가 나올까 스스로 해보는 노력들이 쌓이고 쌓여서 현재의 유재석이 된 것이니 말이에요.

만약 그 힘든 시절 자신의 현실에 불만을 품고 모든 것들을 포기했다면 우린 지금의 유재석을 만날 수는 없었겠지요. 우리가 현재의 유재석을 만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자신이 꿈꾸었던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에요. 그렇기에 무도 가요제에서 이적과 함께 불렀던 '말하는 대로'가 많은 이들에게 환영을 받고 공감을 이끌 수 있었던 이유도 실제 유재석이 그런 힘겨운 날을 견디고 일어섰기 때문 일거에요.

"출연진과 시청자가 모두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게스트가 불편해 할 만한 질문은 굳이 안하는 편이죠. 그런데 그렇게 방송을 하다 보면 물어보지 않아도 게스트가 먼저 말을 꺼내는 일이 많더라고요."

유재석의 방송 철학은 그가 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인지를 더욱 명확하게 해주네요. 게스트를 윽박지르거나 자신이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 유도 질문을 하는 방식(언뜻 누구를 떠올릴지 모르지만 예능을 위한 콘셉트로 하는 모습이 아닌, 작위적이고 강압적인 인물 이야기에요)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만들고 모두가 즐거울 수 있는 상황을 만들면 출연한 게스트도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게 된다는 말은 '해와 바람'의 동화를 떠올리게도 하지요.

인간적이고 편안한 진행으로 많은 이들에게 포근한 행복을 전하는 국민 MC 유재석. 그는 언제나 '위기의 남자'라고 스스로를 폄하하지만 많은 이들은 알고 있어요. 그가 왜 '최고의 남자'인지를 말이지요. 현실에서도 한결 같은 마음으로 주변 사람들을 대하는 그의 모습은 방송에서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어울리며 많은 이들에게 최고로 각인되고 있는 것이지요. 언제 자신도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는 긴장감을 유지한 채 최선을 다하는 유재석. 그는 진정 이 시대 최고의 남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