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19. 10:37

1박2일 결방이 아쉬운 건 이승기 때문이다?

이번 주 <1박2일>이 세계수영선수권으로 인해 결방된다고 하네요. 절대 강자가 한 주를 쉰다는 소식에 벌써부터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1박2일>의 인기는 대단하지요. 지난 200회 특집에서 보여준 그들의 모습은 노동의 아름다움을 보여줘 결방이 더욱 아쉽게 다가오네요.

영특한 이승기, 1박2일에 대한 아쉬움만 더해준다



고창으로 떠난 그들의 여행은 특집임을 감안하면 특별하기만 했지요. 조금은 다른 의미 부여를 하며 특별한 시간들을 보낼 법도 한 그들이 의도적으로 뜨거운 태양아래 노동을 선택한 그들의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했어요. 일부에게 그들의 여행들이 힘겨운 이들과는 괴리된 그들만의 여행이라는 생각하는 이들에게 농사일은 특별한 의미였어요.
땡볕에서 농사일을 돕는 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에요. 더욱 농사일이라고는 잘 알지도 못하는 이들이 하루 종일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은 정말 몸살 날일이지요. 그럼에도 그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어요. 그들이 감당할 정도의 일이 주어져서이겠지만 더위와 낯 설음 속에서도 웃으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역시 <1박2일>다웠지요.

 

무더위 속에서도 그들을 하나로 묶은 것은 다름 아닌 고창의 특산물 중 하나인 복분자였어요. 더위와 안하던 일로 지치고 힘든 그들에게 주어진 복분자는 특별할 수밖에는 없었지요. 의외로 식탐을 보이는 이승기의 복분자 사랑은 압권이었어요. 갈증이 주원인이기도 했겠지만 강호동이 강조하듯 '수컷승기'의 면모를 보여주기라도 하듯 들이키는 복분자 장면은 있는 그대로 광고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며 웃음까지 함께 만들어주었지요.

저녁 복불복으로 진행된 퀴즈 퍼레이드에서 1박2일 브레인은 역시 '승기'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지요. 몇몇 문제에서 정답의 단초를 은지원이 제공하기는 했지만 결정적인 순간 같은 조를 승리로 이끈 것은 이승기의 몫이었어요. 가장 힘든 상황에서 마무리해주는 존재가 최고일 수밖에는 없듯 이승기는 <1박2일>에서 이미 그런 존재가 되어 있었어요.

잠자리 복불복에서도 패한 은지원과 엄태웅, 김종민은 폐가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는데 모기들 걱정을 하며 자신의 예전 아이디가 '모기승기'였다는 사실을 밝히는 그의 모습은 천진난만하기만 했네요. 모기가 극성스러운 상황에서 이수근이 "이름도 얍삽하게 모기다"라고 이야기를 하자 "내 옛날 아이디가 모기승기였는데"라는 말로 '모기' 이야기를 연결해갔지요.  


당연히 왜 '모기승기'라는 아이디를 썼는지에 대해 궁금증이 일수밖에 없는데 돌아오는 답변은 "그냥 모기다"라는 말로 허무개그를 완성해냈어요. 별다른 이야기 없이 '그냥 모기'라는 표현만큼 모든 것들을 정리해내는 말은 나올 수가 없을 정도였지요.

다음날 아침 고창 관광과 고추 따기로 나뉘어 마지막 순간까지도 농사일을 도운 그들의 모습은 아름다웠어요. 가장 중요하고 특별할 수밖에 없는 그들의 200번째 여행을 다른 대단한 곳이 아닌, 농촌으로 향해 농부들과 함께 땀을 흘렸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여행은 특별할 수밖에 없었어요. 

이런 그들의 모습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 것은 라디오 방송에 이승기의 사연이 선택되어 소개되면서였어요, 유영석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사연을 보낸 멤버들 중 이승기의 사연이 선택되어 소개되어 많은 이들에게 화제가 되었지요.  

영석이형! 안녕하세요 서울에 사는 이승기입니다.

안녕하세요 1박 2일의 이승기입니다. 먼저 1부에 나왔던 결혼해줄래 잘 들었습니다. 항상느끼는 거지만 선곡이 참 좋네요.. ㅋ 오늘은 1박2일 촬영날입니다. 아침에는 분명 여의도였는데 눈 떠보니 제주도를 거쳐 어느 덧 강원도 동해의 한 산에 와있습니다.

오늘은 재밌는 일있었어요. 호동, 수근, 종민이 한 팀으로 끈끈한 의리를 자랑하며 출발했는데 도중에 호동이형과 종민이 형이 수근이 형을 배신을 했나봐요! 그런데 호동이형 본인이 하시고도 찝찝하고 미안했는지 하루종일 "예능에서 정직한 이미지와 착한 행동만 하는 것은 예능인으로서 '직무유기'다 라고 끊임없이 이야기 하시더라구요.ㅋ 근데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 한 켠이 짠 해졌습니다. 형들의 예능을 위한 악역 자처 및 우기기 등등이 어쩌면 프로그램을 위한, 혹은 후배를 위한 마음이 아닐까... 또 그것의 가장 큰 수혜자가 저 아닐까..하는..

저는 지금까지 그냥 제 위치에서 열심히 ,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조금만 잘해도 형들이 옆에서 항상" 우리 막내 잘한다. 승기야 고생했다, 최고다."이런 말들 덕분에 제가 했던 것들에 비해 넘치는 사랑을 받은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듭니다.

조금만 성실히 해도 형들의 프로그램을 위한 악역 및 우기기, 배신 등등의 희생이 저를 더 돋보이게 했다고 생각이 드네요..지금 제가 받는 과분한 사랑이 그런 형님들의 덕분이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 사연을 빌어 글로나마 5년 동안 함께 한 우리 형님들께 너무 고맙고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형들을 만난건 제 행운이라고 당당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 또한 형들에게 받은 이 사랑을 가까운 미래가 될 지 먼 훗날이 될지는 모르지만 사랑스런 저의 후배에게... 혹은 프로그램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고 나누어줄 수 있는.. 제가 성냥이 되어 누군가의 초에 불을 붙여 줄수 있는 그런 멋진 선배와 동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위해 앞으로 갈 길이 멀지만 우리 형님들이 했던 것처럼 멋지게 해나갈 수 있게 응원해주세요! 감사합니다.

P.S 오늘 멤버 모두가 떨어져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곳을 소개하고자 산을 타는 일이 불가피하네요.. 그 중에 저와 어제 녹화도 하셔서 잠도 한숨 못주무셨는데 가장 최고난도 코스에 호동이 형님이 당첨되셨습니다. 오늘의 신청곡은 용기잃지말고 산 힘차게 타시라고 제가 평소 즐겨듣는 베란다 프로젝트의 '산행(山行)'신청합니다.

이 사연을 읽어보면 이승기가 왜 사랑받는 존재인지를 알 수 있게 하지요. 자신을 위해 스스로 악역이 되어 빛나게 해주는 형들에 대한 애정과 감사를 잃지 않고 스스로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이승기의 발언은 의미 있게 다가오네요.

어느 날 뜬금없이 전하는 자기 고백이 아니라 평소에도 마음에서 행동에서 우러나오던 이야기들이었기에 그의 편지는 더욱 의미 있고 진정성 있게 다가오는 것이겠지요. 촬영 중인 방송 홍보와 함께 짤막한 에피소드를 통해 <1박2일>만의 재미와 끈끈함을 담아내고 여기에 웃음 코드도 잃지 않는 이승기의 편지는 흥미로웠어요. 

이후 공개된 강호도의 편지에는 동생들에 대한 사랑이 가득 담겨있어 그들이 단순히 방송만을 하는 관계가 아니라 여행을 통해 단단하게 다져진 친밀한 존재들임을 확인하게 해주었지요. 그렇기에 이번 주 방송이 되지 않는 <1박2일>이 벌써부터 그립고 아쉬운 거 같아요.

여행을 통해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들을 예능이라는 이름으로 담아내며 즐거움까지 모두 주는 <1박2일>. 한 주 쉬는 만큼 다음 주 더욱 즐거운 웃음으로 다가올 수 있기를 바라네요. 점점 물이 오르는 이승기가 과연 다음 여행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도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