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21. 07:02

박유천의 대상포진 투혼,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났다

최악의 드라마라는 혹평이 쏟아지는 가운데 월화 극 1위를 차지하며 종영된 가장 큰 원동력은 박유천의 힘이었어요. 캐릭터들 망가지고 분량도 엉망이 된 채 이야기마저 산으로 간 드라마가 1위를 할 수 있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지요. 이다해를 보기 위한 시청자들보다 박유천의 매력에 빠진 골수 시청자들이 많았다는 것은 당연하지요.

박유천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났다




박유천에게는 이번 작품이 중요했어요. 단순히 시청률이라는 측면보다도 연기자 박유천으로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을 수 있느냐는 이후 활동에서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에요. 전작이자 데뷔작이었던 <성균관 스캔들>이 흥행, 완성도 등에서 최고의 성적을 올리며 주인공을 맡았던 박유천의 존재감은 대단했어요.
데뷔작이 워낙 좋은 평가를 받았기에 차기작인 <미스 리플리>는 박유천이 운인지 진정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로서 시청률을 담보해낼 수 있는 원 톱 주연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되는 작품이었어요. '리플리'에서 '미스 리플리'로 제목이 변경되며 이다해의 비중의 높아지고 박유천과 김승우의 비중이 조금 낮아졌지만 극이 진행되면 될수록 박유천의 존재감인 깊고 높아지기만 했지요.

 

박유천에게 이 작품이 연기자로 성장하기에 좋은 이유는 섬세한 내면 연기가 요구되었기 때문이에요. 거짓말로 인해 벌어진 사건들 속에서 감정의 폭들을 잡아가며 아주 작은 부분들에 대한 고민들과 표현들이 잘 드러나야지만 극중 송유현이라는 존재를 표현할 수 있는데 이는 결코 쉬운 연기는 아니었어요.

감정 표현이 넘치지 않고 철저하게 감내하며 표현을 해야 하는 송유현이라는 캐릭터는 연기력 좋은 배우가 해도 결코 쉽게 소화할 수 있는 배역은 아니었어요. 몬도 그룹이라는 거대한 호텔 체인을 가진 부호의 후계자임에도 서민적인 성향을 가진 송유현이라는 인물. 낮은 곳에서 세상을 바라보며 현실에서는 결코 나올 수 없는 인간을 사랑하는 기업인의 모습은 박유천이 아니면 참 힘들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했지요.

젊은 나이에 탁월한 능력을 가졌고 대중을 끌어들이는 외모까지 갖춘 최고의 남자가 과연 누가 맡아서 해낼 수 있을까요?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 감정 기복이 심하지 않고 분노도 속으로 삭히면서 눈섭 하나, 입술 움직임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면서 연기를 해야하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연기자 박유천으로서는 좋은 경험이 되었을 거같아요.


이런 섬세한 연기를 펼쳐야 하는 상황에서 작가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중구난방이 되면서 시청자들도 힘겨웠지만 이를 표현해야만 하는 연기자들로서는 여간 곤욕이 아니었을 듯해요. 종방연에 주연 배우들이 대거 불참한 이유도 이런 이유였다고 볼 수 있지요.

강혜정의 경우 한 회에 10초 나오거나 역할의 비중 자체가 단순히 장미리를 돕는 단역보다 못한 배역으로 추락하며 많은 이들을 의아하게 만들었어요. 당연히 김승우의 역할 역시 의미가 점점 사라져가며 연기자마저 민망하게 만들었지요. <1박2일>을 통해 주가가 오른 김정태에 대한 분량이 갑자기 늘어나며 많은 시청자들은 김정태가 주연이었냐? 라는 의구심을 받기도 했어요.

마지막까지 좋은 평가를 전혀 듣지 못했던 <미스 리플리>가 마지막 회까지 1위를 지킬 수 있었던 힘은 역시 박유천이었지요. 이야기의 힘도 아니고 이다해의 열연(?)에 감동한 시청자들이 많아서도 아닌 이 드라마가 마지막까지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박유천이라는 존재가 가지고 있는 무게감 때문이었어요.

대상포진에 걸린 상황에서도 연기에 최선을 다했고, KBS의 방송 출연 취소로 마음고생까지 하면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했던 박유천은 진정한 프로 연기자로 거듭난 듯 했어요. 가수 박유천에서 연기자 박유천으로서도 충분한 가치를 드러낸 <미스 리플리>는 철저하게 박유천에 기댄 드라마일 수밖에 없었지요.

매 회 홍보도 박유천의 이야기와 극중 예고를 통해 홍보가 전부였고 극의 비중 역시 박유천이 단독 주연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커지며 <미스 리플리>는 제목과는 상관없는 박유천에 기댄 드라마가 되고 말았어요. 단순히 인기에 힘입은 배역이라면 문제가 있겠지만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며 더없이 좋은 연기를 보인 박유천이었기에 늘어나는 분량에도 능숙하게 해낼 수 있었다고 보이네요.

작가와의 문제가 불거지며(다수의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정설이겠지요) MBC에서는 '계백' 촬영 분량을 위해 추가 편성을 요구했지만 주연 배우들이 모두 고사하는 바람에 16부작으로 끝나고 말았다고 해요. 시청률 1위의 드라마로서 추가 편성을 모든 주연 배우들이 거부하는 일은 쉽지 않지요. 시청률이 좋은 경우 연장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출연 배우들 역시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연장에 동의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기 때문이에요.

이야기가 엉망이 되며 비난을 받는 과정에서도 많은 이들이 배우들의 열연을 칭찬하는 것을 보면 <미스 리플리>를 살린 것은 배우들임은 분명하지요. 여기에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으로 모두를 압도한 박유천의 연기는 일취월장했다고 해도 좋을 정도였어요.

그렇기에 많은 이들이 벌써부터 박유천의 차기작을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하겠지요. SM의 횡포로 인해 가수 JYJ로서 방송에 나오지 못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들의 흔들림 없는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이지요. 유천에 이어 재중도 국내 드라마 데뷔를 앞두고 있어 JYJ의 왕성한 활동은 계속될 거에요. 법도 무시하는 SM에게 굴복하지 않고 자신들의 정당한 주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은 언제나 당당하고 멋지기만 하네요.

대상포진에 걸리면서 까지도 연기에 최선을 다하는 박유천은 자신의 노력만큼 좋은 성과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연기라조 자리매김 하게 되었어요. 언제나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이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을 수밖에 없음을 박유천은 실력으로 보여준 듯하네요. 그의 차기작은 과연 어떤 작품일지 벌써부터 기대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