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1. 11:29

이승기 배신은 안한다와 강호동 배신 안하면 직무유기, 뭐가 맞을까?

일주일을 쉬고 다시 시작한 <1박2일>은 역시 재미있었어요. 제작진이 생각하는 최고의 폭포를 찾아 개인 레이스를 펼치는 대결은 한 주를 쉬어서인지 더욱 재미있었네요. 배신의 아이돌이 되어버린 강호동과 강한 믿음을 보이며 인간적 우대를 이야기 하는 이승기. 누가 옳을까요?

부자당과 가난당의 대결은 믿음을 가진 가난당의 승리




개인 레이스로 제작진이 생각하는 최고의 폭포를 찾으라는 미션은 흥미롭게 다가왔어요. '폭포특집'을 통해 수많은 폭포 중 하나의 폭포를 찾아 레이스를 펼치는 과정은 재미있을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지요. 더욱 1만원부터 20만원까지 경비의 차등을 둔 레이스는 수많은 변수를 만들어낼 수밖에는 없었어요.

'고.백.점프 게임'이라는 다소 복잡한 게임을 통해 차등 비용을 받게 된 그들은 게임을 하면서도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게임에서 유독 약한 엄태웅은 당연하게도 첫 탈락자가 되어 여행 경비 1만원에 만족해야만 했어요. 이어지는 게임에서 정신없이 지나가기는 하지만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을 정확하게 잡지 못하는 사이 이승기도 낙오가 되었죠. 최종 승리해 20만원을 거머쥔 김종민마저 어떻게 이겼는지 혼란스러워할 정도로 새로운 게임은 그들에게 힘겨움만 주었어요.

서로의 이익을 통해 결합하고 배신하는 레이스는 시작되었고 게임을 잘하는 수근과 개그맨이라는 이름으로 연대를 외치는 호동은 돈이 제일 많은 김종민까지 섭외해 부자당을 만들었어요. 상위 1, 2, 3위가 모두 모이자 거대한 힘을 얻을 수밖에는 없었고 그런 그들의 급 뭉침에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놓인 가난당은 반발할 수밖에는 없었지요.

최소한 그렇게 하면 안 되지 라는 이야기를 하며 그들의 부당한 거래를 탓하기도 했지만 이미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향하는 그들에게는 오직 게임에서 승리하는 것밖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김종민 혼자 얻은 금액보다 적은 돈을 가진 세 명은 최종 목적지가 제주도라는 사실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공항으로 향했어요.


부자당처럼 세 명이 모두 제주에 갈 수 없는 그들은 작전을 짜서 가장 성실하게 게임에 임할 수 있는 이승기를 혼자 제주에 보내기로 결정하지요. 중요한 것은 게임의 룰을 최대한 이용해 이승기를 통해 모든 것을 얻겠다는 계획은 흥미로웠어요.

1위를 한 사람에게는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제작진들의 이야기에 묘수를 짜냈는데 그것이 바로 2, 3위를 같은 편인 엄태웅과 은지원으로 해달라는 소원이 바로 그것이에요. 그렇게 되면 이승기 혼자 보낸 가난당은 적은 금액으로도 모든 것을 얻을 수 있게 되는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으니 말이에요.

이런 그들의 고민과는 달리, 풍족한 돈으로 넉넉하게 레이스를 펼칠 수 있다는 생각에 절대 모두 제주로 향할 수 없는 그들을 경쟁상대로도 보지 않는 상황이었어요. 제작진들이 제주도로 향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는 쾌재를 부르며 제주도 티켓을 끊는 그들은 옆에서 먼저 떠나는 이승기를 확인하지도 못했지요.
부자당이 넉넉함에 취해 흥겨워할 동안 가난당은 조심스럽게 첫 비행기에 올라타 제주를 향하고 있었으니 말이에요. 태웅은 자신들에게 남은 1만원마저 승기의 주머니에 넣어주며 꼭 승리하라는 당부까지 남기며 승시를 짠하게 만들었지요.

형들의 믿음을 두 어깨에 짊어진 승기는 비행기 안에서 자신을 위해 남은 돈마저 자신 주머니에 넣어주는 장면을 보며 엄마를 떠올렸다고 글썽이는 장면은 뭉클하기까지 했지요. 그 안에는 진정성이 담겨있었기 때문이에요. 비록 게임이기는 하지만 그들이 진정성을 가지고 상황에 임했고 그런 상황을 허투로 받아들이지 않고 최선을 다해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상황 속에서 뭉클함이 피어나는 것은 당연하니 말이에요.

 

이렇게 출발부터 차이를 보인 그들의 레이스는 승기가 제주에 도착해 형들이 자신에게 준 돈을 이용해 렌트카를 빌려 목적지인 엉또 폭포로 향하기 시작했어요. 뒤늦게 도착한 부자당은 공항에서 우연히 승기가 먼저 도착해 출발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바빠지기 시작했어요. 

먼저 가장 많은 돈을 가진 종민이 뛰기 시작하고 뒤를 이어 호동이 그를 따르자 배신하지 말자며 외치는 수근만 우습게 되어버렸지요. 서둘러 택시에 올라 목적지를 향하는 그들은 2, 3위를 할 수 있으니 다행이라며 '배신'은 당연하다는 논리를 폈어요.

예능에서 '배신'은 시청자들을 위한 배려라는 입장이지요. 강호동이 "예능인이 배신을 하지 않으면 그것은 직무유기"라는 말로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지만 이승기는 같은 상황이 되었을 때 자신은 뛰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로 상반된 입장을 보였지요.

예능에서는 재미를 추구해야만 하고 그런 재미를 위해서는 배신도 중요한 테마일 수밖에는 없어요. 그렇기에 강호동이 이야기하는 '예능인의 배신'은 중요할 수밖에는 없지요. 그럼에도 승기가 이야기한 "배신이 오가는 예능프로그램일지라도 나에게 배신이란 없다. 이미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부분도 당연하다고 생각 되네요.

 

강호동이 예능의 한 부분을 이야기했듯 이승기 역시 예능의 한 부분을 이야기한 것이니 말이에요. 배신이 오가는 것이 예능 프로그램의 일상적인 모습이라면 이승기가 이야기하듯 "자신에게 배신은 없다"라는 방식 역시 색다르고 특별하게 다가올 수 있으니 말이에요.

'1박2일'은 이번 레이스를 통해 강호동이 완벽한 배신의 아이콘으로 굳어지고 이승기는 역시 든든한 막내라는 이미지를 얻었어요. 물론 실제 생활에서 강호동이 배신을 일삼는 존재는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황이지요. 예능인으로서 '1박2일'에서 굳어지는 그들의 이미지는 이후 유사한 게임이 진행되면 그들을 만들어내는 하나의 아이콘이 될 수밖에 없기에 상반된 그들의 캐릭터는 중요하게 다가오네요.

예능인이라는 이유를 들어 "배신은 당연한 것이고 안 하면 그것이 직무유기"라는 강호동과 "아무리 예능이라 해도 배신은 하지 않는다"라는 이승기의 대립은 극단적이지만 모두 이해할 수 있는 가치라 더욱 흥미롭네요. 제주의 아름다운 폭포 엉또 폭포를 찾아가는 여정을 흥미롭게 다룬 '1박2일'은 일주일 쉬어서 인지 더욱 반갑고 재미있었고 긴박한 레이스를 통해 보여준 그들의 모습은 그것만으로도 흥미로웠어요.
 
다음 주 소원이 등장하며 벌어지는 포복절도할 이야기들은 벌써부터 기대되네요. 승기의 소원이 과연 형들의 바람처럼 이루어질지 아니면 타협의 대마왕인 강호동이 다시 모든 것을 뒤집어 놓을지도 흥미롭게 다가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