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5. 12:44

보스를 지켜라 2회-김재중이 지성 역할을 했으면 어땠을까?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보스를 지켜라>는 코믹함 속에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로 대박을 예고하고 있네요. 로맨틱 코미디라는 뻔한 설정 속에서 얼마나 새로운 것들을 이야기할 수 있느냐는 성공을 위해 필요한 요소인데 현재까지는 흥미롭게 이어지네요.

김재중과 지성의 역할, 체인지 했다면 더 흥미로웠다?




어렵게 DN그룹 비서실에 취직한 노은설은 시작부터 힘겹기만 하네요. 스펙을 문제 삼고 자신을 경계하고 감시하기 위해 스파이를 심어 놓은 것은 아니냐는 의심까지 받는 상황에서 노은설이 할 수 있는 일은 하나 밖에는 없어요. 그저 열심히 최선을 다해 어렵게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지요.
보스인 차지헌 역시 자신을 좀처럼 보필하기 힘들어 하는 상황에서 비서를 마음대로 자르기도 힘들어요. 주변에서 보는 눈들도 많은 데 정상적인 방법(차무원의 역할이 컸지만)으로 뽑은 사원을 이유 없이 자르기는 힘들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시작한 방법은 비서 길들이기 혹은 제풀에 떨어져 나가기였어요.

 

말도 안 되는 심부름을 시켜 스스로 물러나기를 바라는 차지헌의 전략은 다른 이들이라면 당연했을 듯하지요. 하지만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노은설로서는 그 어떤 일이 있어도 이 자리를 지켜야만 하는 의무가 있어요. 그렇다 보니 그 어떤 일을 시키더라도 자존심 상하는 일도 없어요. 지헌이 자존심을 상하게 해서 도망치게 하려는 작전은 다른 스펙 좋은 이들에게는 유용하지만 보잘것없는 스펙을 가진 은설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어요.

지독한 이기주의에 말썽꾸러기인 지헌을 보필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인 은설은 흥미로운 관계를 이어가기 시작해요.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아들을 위해 차회장은 은설을 불러 지헌을 개과천선시키라는 명령을 내리게 되죠. 아침부터 달라붙어 출퇴근을 명확하게 시키라는 명령에 밑장까지 까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겠다는 은설은 왕년에 놀았던 차회장과는 마음이 통하는 사이가 되지요. 


재벌 2세라는 이유로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았던 차회장에게 은설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재미있는 존재일 수밖에는 없지요. 차무원에 이어 차회장까지 든든한 지지자를 얻은 은설은 본격적으로 지헌 개과천선을 시작하지요. 정시 출근을 위해 찾아간 지헌의 방에서 그는 봐서는 안 되는 것을 보게 되지요.

둘리 팬티를 입은 지헌은 그래도 양반이었어요. 자신을 닮은 등신대를 가지고 다트를 하는 그의 악취미도 이해할 수 있었지만 그녀를 두렵게 만든 것은 하이힐 한 짝이었어요. 자신이 잃어버린 신발이 왜 여기에 있는지 알 수 없었던 그녀는 과거의 기억을 떠올려보게 되지요.

룸에서 마주쳤던 이가 바로 지헌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은설은 놀랄 수밖에는 없지요. 더욱 지헌이 그 똥 머리 한 여인을 찾기만 한다면 철저한 복수를 하겠다는 다짐 역시 그녀를 두렵게 하지요. 그 사건으로 인해 차회장이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으니 은설에게는 꼭 숨겨야만 하는 비밀이 되어버린 것이지요. 

힘들게 잡은 기회를 위해 모진 행동에도 참아냈던 그녀가 직장뿐 아니라 자신의 모든 것을 흔들어 놓을 수도 있는 비밀이 밝혀지면 안 되는 상황은 그녀를 더욱 힘겹게 하지요. 이런 상황에서 과거 비서였던 김비서가 추천서를 받기 위해 자신의 정체가 담긴 문서를 가지고 왔다는 사실을 알고는 발 빠르게 김비서를 제압해내지요.

지헌은 엘리베이터에서 맞고 있는 자신을 대신해 맞기까지 하고 백화점에서 위기에 처한 자신을 구한 은설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어요. 광장 공포증으로 사람 많은 곳에서는 잠시도 제대로 서있기 힘들어 하는 지헌과 그런 지헌의 병을 알고 있는 은설의 모습은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했지요.

지헌의 광장공포증을 알고 그를 대중 앞에 내세운 무원으로 인해 위기를 겪은 지헌을 찾아 아무런 말없이 자신의 곁을 지켜주는 은설이 고마웠던 지헌은 그녀의 집에서 의외의 진실을 알게 되지요. 꼭 찾아야만 하는 하이힐의 주인공이 바로 은설이라는 사실 말이에요. 앞으로 더욱 흥미로운 전개가 가능한 상황이기에 둘의 인연이 어떻게 변해갈지 기대되네요.

더욱 흥미로운 것은 지헌과 무원의 관계를 연결해주는 묘령의 여인인 서나윤이 등장했다는 사실이에요. 과거 지헌의 연인이었던 나윤이 어느 날 갑자기 다른 남자를 사랑했고 그 상대가 바로 무원이었다는 사실이 둘 사이이의 공개된 비밀이었지요.

그저 재벌 후계자 자리를 둘러싼 대립만이 아니라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문제까지 크게 다가온 그들의 관계는 이제부터 시작이네요. 네 명의 주인공이 복잡하게 얽힐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은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오고 그런 관계 속에서 이들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되지요.

악역일 수밖에 없는 무원은 조금씩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며 악한 기운을 내뿜기 시작했어요. 아버지 대부터 이어져 온 문제는 아들 대에까지 이어지게 되고 자연스럽게 무한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중요한 것은 강력한 경쟁자인 지헌을 물리치고 재벌 총수의 자리에 앉는 것이지요. 이를 위해서 자연스럽게 낙오자가 되어가는 그를 궁지로 몰아넣을 수밖에 없는 무원은 더욱 악독해져야만 하네요.

만약 지헌과 무원의 역할이 바뀌었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해 보게 되네요. 지성이 무원 역할을 하고 재중이 지헌 역할을 했다면? 철저하게 코믹함으로 승부하는 지성 연기를 재중이 한다면 어땠을까 라는 상상력은 그럴 듯하게 다가오네요. 무거운 연기보다는 어쩌면 이런 코믹함이 더욱 어울릴지도 모르니 말이에요.

오늘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한 사진만 봐도 그가 얼마나 유쾌한 존재인지를 알 수 있게 하니 말이에요. 물론 지성으로서는 자신이 연기 변신을 하고 싶다고 했으니 이런 코믹함이 즐거울 수도 있을 듯해요. 전작이 워낙 무거웠기에 무원 역할까지 그대로 맡아간다면 이미지가 굳어버릴 수도 있으니 말이에요.

아쉽게도 코믹함이 아닌 악한 연기를 진중하게 해야 하는 상황은 어찌 보면 재중에게도 기회가 될 듯해요. 코믹 드라마에서 홀로 진지한 연기를 해야 한다는 것은 여간 힘든 게 아니지요. 차라리 전체의 흐름에 묻어가면 쉬울 수밖에 없지만 홀로 전체 흐름에 반하는 연기를 해야 한다는 사실은 그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게 하지요.

물론 아직까지 방송분량에서 재중이 차지하는 역할이 작기는 하지만 앞으로 전개되는 과정에서 재중의 역할은 중요하게 다가오기만 하네요. 국내 드라마에 처음 출연하는 것이지만 연기 잘 하는 선배들과 함께 본격적인 드라마 연기를 시작한 그의 활약은 2회 동안 보여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대하게 하네요. 그의 역할이 더욱 늘어나게 될 이후 이야기에서 김재중의 진가는 시작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