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12. 10:31

정형돈은 어떻게 최고의 패션 리더가 되었을까?

무한도전 내에서 제일 패션 센스가 없다고 구박만 받던 그가 어떻게 패션 리더가 될 수 있었을까요? 신기하게도 은갈치에서 그가 변한 것은 도드라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최고의 패셔니스타로 불리는 지디에게 패션을 지적할 정도로 최고의 패션 리더가 되어 있어요.

정형돈, 패션 리더가 될 수밖에 없는 비법있었다



은갈치 패션과 낡고 녹슨 가방, 구겨 신은 신발 등 정형돈의 패션은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지독한 패션테러리스트 수준이었어요. 목이 늘어난 티셔츠에 도대체 생각을 하고 옷을 입는지 알 수 없는 그의 모습에 많은 이들은 경악할 수준이었지요.

무도에서 혼자 살던 정형돈을 위해 찾아가서 경악한 것은 그저 청소하지 않은 모습만이 아니었어요. 10년 이상은 훌쩍 넘은 듯한 정체모를 옷들이 수북하게 쌓여있는 그의 옷 방에 무도의 공식 패션 리더인 노홍철이나 하하 등이 경악하며 그의 부족한 패션 감각을 바꿀 수 있도록 노력을 했지요.

노홍철 집에서 그의 옷으로 패션을 바꿔주려고도 하는 등 노력을 했지만 정형돈은 은갈치 패션에서 더 이상의 진전은 없었어요. 하지만 그의 변신이 도드라지기 시작한 것은 그가 무도에서 두각을 보이면서부터였어요. 말없고 웃기지 않는 콘셉트로 자리 잡았던 그가 조금씩 무도 내에서 자신의 역할들에 변화를 주기 시작하면서 변신은 시작되었지요.

무도 전체 여행에 콘셉트로 은갈치 패션을 통일하며 정형돈의 패션은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어요. 복고이지만 당당하게 자신만의 패션으로 완성시킨 정형돈 특유의 뚝심 패션은 존경까지는 아니겠지만 대단함으로 다가왔던 것은 사실이지요.

정형돈의 무도 내 역할이 점점 커지고 그의 존재감 역시 수직 상승하면서 방송에서의 당당함은 패션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는 없었어요. 레이디가가가 울고 갈 모습으로 홍대를 찾아 말도 안 되는 옷을 입고도 부끄러워하는 유재석을 응원하며 자신들을 지켜보는 시민들을 스캔하는 형돈의 존재감은 미존개오 그 자체였어요.

그의 이런 자신감은 웃기는 것 뻬고는 모두 잘 한다는 평가처럼 레슬링 특집에서 화려하게 빛이 났어요. 부상 투혼에 마지막 링에 오르기 전 현기증으로 구토를 하면서까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대로 나서는 그의 모습은 정말 대단했지요.

쓰러져 있는 정형돈을 감싸며 하염없이 울던 유재석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서 떠나지 않는 것을 보면 정형돈의 존재감은 어쩌면 프로 레슬링 특집이 강렬했었던 거 같아요. 과거와는 달리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하며 정형돈의 전성시대는 시작되었지요.

프로그램 내에서도 그의 존재감이 높아지고 다른 프로그램 출연도 늘어나면서 그 자신감은 무도에서 더욱 가치를 크게 만들어냈지요. 낯가림이 심하면서도 할 말은 하는 정형돈이 패션 리더로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것은 지디를 노골적으로 지적하면서 일꺼에요.

무도 멤버들끼리 패션 센스 자랑을 하며 남산 오르기 미션을 할 때 당시 패션 센스 없다고 알려졌던 유재석을 우러러보며 유재석 패션이 최첨단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패션 감각이 없었던 정형돈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었던 것은 놀라울 따름이지요. 자타공인 최고의 패셔니스타인 지디에게 과감하게 패션 지적을 하며 도발을 하는 정형돈은 "지디! 보고 있나"를 유행시키며 패션 리더로서 가치를 세웠어요.

정재형의 고가 패션을 바라보며 개화동에 놀러오라며 특정요일이 되면 비슷한 옷들이 쏟아지니 그때 찾아오라는 정형돈의 패션 지적 질은 많은 이들에게 웃음 코드로서 정확하게 맞아 들어가기 시작했어요. 모두를 늪에 빠트렸던 조관우의 '늪' 열창과 함께 전 국민을 상대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 정형돈은 이제 명실상부한 패션 리더가 되어버렸어요.

가장 도전적으로 패션을 리더하는 지 드래곤은 연일 계속되는 정형돈의 패션 지적에 난감해 하며 공식 석상에서마저 "정형돈! 보고 있나"를 외치며 자신의 패션 감각을 선보이기도 했어요. 언제 기회가 되면 정형돈의 패션을 확 바꿔주고 싶다고 할 정도로 지디에게 정형돈은 자신과는 전혀 다른 지점에 있는 패션 테러리스트 혹은 패션 리더임을 인정한 꼴이기도 했지요.

이런 정형돈의 모습을 보고 네티즌들은 CSI를 패러디해 FSI 즉 개화동 패션 수사대를 만들어 그의 존재감을 즐기는 모습까지 드러났어요. 최고의 훈남이자 멋쟁이인 조인성에게도 과감하게 패션 지적을 하며 함께 옷 사러 가자는 말을 담담하게 늘어놓을 정도로 정형돈의 자뻑 패션은 정점에 오른 상황이지요.

정형돈이 스스로 최고의 패션 리더를 자청하고 어느덧 많은 이들이 그런 그를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어요. 정형돈이 입었기에 어울릴 법한 옷들. 도저히 흉내 내거나 따라 해서는 낭패를 볼 것 같은 정형돈 패션. 보면서 즐길 수는 있지만 따라하고 싶지는 않은 정형돈 패션이 최고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는 것은 대단한 변화가 아닐 수 없지요.

온라인 쇼핑몰 광고 모델까지 되면서 패션 지적까지 할 정도로 그는 패션 리더로서 부족함 없는 활동을 보여주고 있어요. 지디나 다른 패션 리더들을 보며 많은 이들은 그들이 패션을 따라하고 응용하기 바쁜데 재미있게도 정형돈의 패션은 인정하지만 그를 따라하고 싶어 하지 않는 기현상을 낳고 있는 것도 재미있지요.

따라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의 패션을 인정하는 것은 그가 보여준 자신감 때문 일거에요. 패션 테러리스트라는 오명까지 받던 시절에도 그는 항상 당당했어요. 목이 늘어난 티셔츠를 입어도 미스 매치가 되는 패션을 하고 다녀도 그는 그 자체였지요. 은갈치 패션을 고수하고 낡은 가방을 수년째 메고 다니는 그의 모습에서 사람들은 자신만의 패션을 고수하고 있는 정형돈을 주목하기 시작했어요.

획일적인 패션 따라 하기가 대세인 우리나라에서 정형돈의 뚝심 패션은 의미를 가질 수밖에는 없지요. 패션 리더 한두 명을 따라 똑같이 입는 것이 유행이라는 이름으로 무마되고는 하지만 진정한 패션은 자신만을 돋보이게 해야 하지요. 그런 점에서 정형돈의 패션은 대단하다고 볼 수 있어요.

정형돈이 아니면 결코 그처럼 돋보이게 만들 수 없다는 점만으로도 그는 진정한 패션 리더임이 분명하니 말이에요. 정형돈이 패션 리더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자신감'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남들의 시선보다는 자신의 시각을 존중하고 남들의 패션을 따라 하기보다는 자신만의 패션을 고집하는 그의 대단한 자신감이 현재의 정형돈을 만들었다고 확신하니 말이에요.

비슷비슷한 패션 따라 하기가 아닌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패션으로 당당한 정형돈은 진정 우리 시대 최고의 패션 리더임이 분명해 보이네요. 누군가의 패션만을 쫓는 것이 아닌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패션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 그것이 진정 패션 리더의 자세 아닐까요? 정형돈 패션의 핵심은 자신감이지요. 그 자신감으로 당당하게 자신만의 패션을 만들어 간다면 누구라도 패션 리더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