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3. 18:03

리지 속옷 노출, 자극적인 보도 문제 있다

애프터스쿨의 막내 리지가 촬영 중 속옷이 내려갔다는 기사가 나와 화제가 되었습니다. MBC에브리원 '플레이걸즈 스쿨'의 '여름특집 물놀이 편'에 출연해 벌칙으로 바나나 보트를 타다 물에 떨어져 물속에서 속옷이 벗겨졌다는 뉴스는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어요.

미성년자에 대한 자극적인 방송 누구의 책임인가?



팬티가 벗겨졌다는 표현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사용한 언론들도 문제이지만 이런 자극적인 내용으로 방송을 홍보하는 방송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요. 사실일 수도 있지만 이를 자극적으로 표현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기사화하던 그들의 모습은 누가되든 상관없다 여자라면 노소를 가리지 않고 자극으로 일관하겠다는 자세와 다름없네요.

최근 세바퀴에 출연했던 현아의 골반 춤이 논란이 되었던 적이 있었죠. 아직 미성년자인 현아가 자극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골반 춤을 추는 것도 문제였지만 이를 바라보는 아빠뻘 되는 남자들의 시선은 마치 술집에서 스트리퍼를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전해주어 많은 질타를 받았어요.

분명 현아의 골반 춤은 그녀가 솔로 활동을 하면서 보여주었던 춤이었기에 큰 문제는 아니었어요. 더욱 '꽃다발'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지속되었지만 논란이 되지 않았던 것은 무척이나 이상하고 우습지요. 징거의 골반 춤이 화제가 되는 등 그저 유희로 끝나버린 이 상황에서 알 수 있었던 것은 언론의 역할이라 볼 수 있었죠.

작은 것을 대단한 것인 양 부풀려서 문제를 만들어 논란을 통해 주목을 받으려는 기자들의 습성이 만들어낸 불편한 기사였다는 것이 중론이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유사한 상황에서 혼자가 아닌 둘이 자극적이라 불리었던 골반 춤을 추는데도 비판하는 기사 하나 없는 것을 보면 참 씁쓸하고 우습기만 하지요.

하나의 기사가 뜨면 복사라도 하듯, 거의 유사한 글들이 모든 언론사에서 일괄적으로 배포되는 상황에서 리지의 속옷 노출 사건은 그들에게는 즐거운 유희로 다가왔나 봅니다.

"그리고 그때 물에 빠지면서 리지는 팬티가 벗겨져 말 그대로 아찔한 순간이었고 당황하여 특유의 부산 사투리로 앙탈을 부렸다는 후문이다"

라고 마무리된 기사의 내용은 철저하게 자신의 방송을 홍보하기 위한 방송사와 이를 통해 자극적인 내용으로 네티즌들의 시선을 끌려는 기자들의 상술이 만들어낸 자극 기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소속사인 플레디스 관계자는

"바나나 보트를 타다 물에 빠지다 보면 누구나 겉옷이 살짝 내려갈 수 있다. 물속에서 옷이 살짝 내려갔을 뿐, 전혀 속옷 노출이 없었다"
"'방송 중 속옷이 벗겨졌다'라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보도로 리지 개인은 물론 팬들까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라며 기사를 전면 부인하며 자극적인 내용으로 홍보를 하려한 방송사와 기자들에게 아쉬움을 토로했어요. 실제 그런 상황이 벌어졌다고 해도 19살 미성년자에게 노골적으로 속옷이 벗겨졌다고 쓰는 기자들은 문제가 있어요. 속옷이란 표현도 아닌 팬티라는 단어를 선택했다는 것도 의도적인 글쓰기가 보일 정도로 나이가 어린 것과는 상관없이 오로지 자극만이 전부인 것처럼 다뤄지는 것 같아 아쉽기만 하네요.

지난 '해피투게더'에 출연해 귀여움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리지였는데 자신의 잘못도 아닌 사실로 인해 많은 이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는 것만으로도 많이 속상했을 듯하네요. 최소한 미성년자에게만은 한번 더 생각해보고 글을 쓰는 자세가 절실한 거 같아요.

현재로서는 MBC 에브리원에서 선정적인 문구를 통해 보도 자료를 배포하고 아무런 생각 없이 자극적인 문구로 일제히 기사화한 언론사 모두 문제가 아닐 수 없네요. 이 역시 고도의 언플이라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을 정도로 연예계의 자극 마케팅의 진실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최소한 미성년자를 성적인 상품으로 올려놓는 행위만은 안 하기를 바라네요. 

방송이나 기사를 통해 보여 지는 미성년 아이돌들에 대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들은 이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자 하는 일부 소속사의 욕심도 있지만 여과 없이 방송이나 기사로 전송하는 언론인들의 문제가 더욱 크다고 보네요. 그들이 가이드라인을 정해 미성년자에 대해서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을 내보내지 않는다면 기획사에서도 그런 자극적인 내용들을 만들어낼 수는 없을 테니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