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21. 08:02

무도 동거동락, 유재석은 태생적 국민 MC였다

과거 유재석이 진행했던 '동거동락'은 유재석이 왜 위대한 MC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특집이었어요. 장마가 계속되며 어쩔 수 없이 실내에 들어와 방송을 해야만 했던 그들은 휑한 세트장에서 급조된 프로젝트로 대단한 웃음을 주며 무한도전이 왜 위대한지를 잘 보여주었어요.

드럽게 잘하는 유재석, 그는 태생적 국민 MC였다




지난 주 <무한도전 판 동거동락>이 시작되며 가장 화제가 되었던 것은 정형돈의 춤사위와 박명수와 정준하의 '불장난 댄스'였어요. 정형돈의 경우 개인기를 극대화시켜 그가 왜 대세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준 것이었고, 박명수와 정준하는 부족함을 탁월한 감각으로 말도 안 되는 부비부비 댄스로 댄스 신고식을 종결시켜버렸어요.
그 누가 나와도 '불장난 댄스'하나면 상황이 종료되며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잘 보여주었지요. '우천시 취소 특집'으로 급조된 방송이었지만 무도가 얼마나 대단한지는 이런 급조된 상황에서도 최강의 웃음을 뽑아낸다는 점에서 그대로 드러났어요.

 

MBC의 빈 스튜디오를 오가며 촬영하는 그들을 이끈 유재석의 존재감은 이런 상황에서는 더욱 빛이 났어요.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동거동락'을 찍자고 제안했고 소품을 준비하며 적극적으로 팀원들을 이끄는 모습은 역시 국민 MC다웠어요.

10년 전 자신이 진행했던 프로그램의 포맷을 그대로 이용하면서 지치고 힘겨울 수 있는 팀원들을 적극적으로 이끄는 그의 능력은 대단했어요. 유재석이 얼마나 탁월한 기억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과거 프로그램의 특징을 전혀 잊지 않고 그대로 재현하는 데서도 알 수 있었지요.

물론 자신이 진행했으니 기억하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지난 10년 동안 숱한 프로그램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던 그에게는 어려운 일일 수도 있지요. 그럼에도 게임의 특징, 코너별 게임의 장점 등을 그대로 살려 프로그램을 살리는 기술은 유재석이 아니면 힘들지요.

방석 퀴즈를 하면서 구호를 외치는 과정에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이끌어내는 존재감은 유재석이 아니라면 쉽지 않지요. 잘생긴 팀과 못생긴 팀으로 나뉜 그들이 "연예~아"로만 한 코너를 뽑을 정도로 탁월한 장악력과 진행 능력을 지닌 유재석은 정말 타고난 예능 MC였어요.

소녀시대 멤버 이름 맞추기 게임에서 좀처럼 맞추지 못하는 정재형과 박명수의 대결은 '방석 퀴즈'의 새로운 재미를 느끼게 만들었어요. 누군가에게는 쉽지만 누군가에는 너무나 어려운 이 문제를 가지고도 충분한 재미를 이끌어내는 '음악요정' 정재형도 재미있었지만 위기에서 빛나는 몸 개그와 상황극의 달인인 박명수는 상황을 몰아가며 재미를 이끄는 능력도 뛰어났어요.

 

'철가방 속 물건을 맞춰라'에서는 단순히 퀴즈 진행뿐 아니라 기교까지 보이며 모두를 흥분하게 만들었어요. 철가방 하나로 새벽잠을 빼앗긴 그들을 흥분하게 만들 정도로 유재석의 능력은 대단했어요. '음악요정'을 '예능요정'으로 만들 정도로 '동거동락' 속에 깊이 빠지게 만든 진행 솜씨는 "역시"라는 탄사가 터져 나올 수밖에는 없었어요.

소품까지 움직여가며 방송 장면까지 신경 쓰며 응원전까지 이끄는 그는 당대 최고의 국민 MC임이 분명하네요. 못생긴 팀의 "못생긴 게 무슨 죄야"춤은 '불장난 댄스'를 이용한 최악의 응원전이었지요. 피곤한 상황에서 못생긴 팀에서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뽑는 즉석 투표를 한 장의 투표지에 직접 쓰는 방식을 사용해 '데프콘'을 최고 못생긴 존재로 뽑은 투표에서도 빅 웃음을 보여주었지요.

데프콘을 '데투콘'이라 적은 박명수는 소지섭을 '호섭'이라고 부를 정도로 이름 엉망으로 부르는 데는 일가견이 있었지요. 보기 있는 퀴즈에서 '뽀뽀뽀 아이좋아'를 맞추는 퀴즈 역시 복고였지만 그들이 하니 새롭고 즐겁기만 했네요. 문제를 제출하는 사람이 얼마나 재치 있느냐가 중요한 상황에서 과연 유재석이 아니라면 이런 재미를 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탁월함을 유재석은 보여주었지요.

10년 전 함께 했던 그들은 뭘 했나를 물어보는 과정 역시 흥미롭기만 했어요. 유재석은 MC를 했지만 다른 이들은 결코 쉽지 않은 무명 생활을 보내야만 했기 때문이지요. 박명수가 질문에 "가만있자~"를 외치자 이를 주워 개그 소재로 이어가는 능력과 이런 상황에서 박명수가 새로운 유행어 조짐이 보이는 "드럽게 재미없네"는 피곤으로 지친 모두를 자지러지게 만들었어요.

'비몽사몽 퀴즈'를 위해 '아름다운 콘서트' 스튜디오로 향한 그들은 잠자리에 누워 탈락자 선정 퀴즈를 냈어요. 새타령을 듣고 그대로 불러야 하는 미션은 쉽지는 않았어요. 잠깐이지만 꿀잠을 자고난 후 유재석의 엄격하기만 한 기준에 부합하게 노래를 불러 통과하는 것은 쉽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남들은 잠시라도 잠을 자는 상황에서도 홀로 깨어 그들을 위해 게임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유재석은 어쩌면 타고난 MC인지도 모르겠어요. 유재석이라고 피곤하지 않을 리 없었을 텐데도 마지막 순간까지 웃음을 잃지 않고 그들을 독려하고 방송을 흥미롭게 이끄는 모습은 대단했지요.

박명수의 "드럽게 재미없네"가 연발되는 상황에서 길은 "태생적으로 재미없는 애"로 찍히며 새로운 별명까지 얻게 되었어요. 캐릭터를 극대화해서 무도 내에 완벽한 자신의 존재감을 만들어 줄 수 있는 별명은 길에게는 이후 무도에 참여해 활약하는데 큰 이유와 존재감으로 다가올 듯하지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2탄을 하게 되면 참가할 수 없는 탈락자 선정에서마저 재미를 선사한 유재석의 존재감은 이번 '무한도전 우천시 취소 특집'은 유재석이 없었다면 결코 만들 수 없는 특집이었어요. 10년 전 프로그램마저 재미있게 만드는 능력은 '역시 유재석'이라는 탄사가 나올 수밖에 없도록 했지요.


과거 스튜디오 개그 붐을 이끌 수도 있을 정도로 탁월한 재미를 보여준 '무한도전 판 동거동락'은 10년 전 유행도 화려하고 흥미롭게 만들 정도로 재미있었어요. 이 모든 것들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진행될 수 있게 만든 유재석의 존재감은 말이 필요 없을 정도였어요.

국민 MC라는 칭호가 그저 생기는 것이 아니라 노력이 수반되어야 함을 유재석은 잘 보여주었어요. 주도적이면서도 남들을 억압하지 않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해서 재미있게 만들어내는 유재석의 존재감은 그가 왜 최고의 MC인지를 잘 보여주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