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22. 08:02

나가수 인순이, 마음을 울리는 그녀는 아름다웠다

명예졸업자가 나오며 초기부터 함께 했던 세 명이 하차가 결정된 후 첫 경연을 시작한 <나는 가수다>는 중요했어요. 기존 멤버들이 워낙 탄탄한 팬덤을 만들어났기에 그들의 하차는 곧 '나가수'에게는 위기가 아니겠느냐는 이야기들이 있었으니 말이지요. 하지만 새로운 가수들은 대단했어요.

마음을 울린 인순이, 나가수의 커다란 기둥이 되었다



바비킴과 윤민수, 인순이가 새롭게 합류한 '나가수'는 방송에서도 나왔지만 완전히 새로운 흐름이 정착되게 만들었어요. 최고의 가수라 불러도 과언이 아닌 이들이 경연이라는 틀 속에서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는 힘든 무대일 수밖에는 없었어요.
기존의 김조한, 조관우, 장혜진, 자우림 등도 새롭게 참여한 가수들이 너무 쟁쟁하다는 사실에 긴장할 수밖에는 없었어요. 더욱 첫 경연에 자신의 대표곡을 부르게 다시 바뀌면서 자신의 색깔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이번 경연은 가수들이나 청중 평가단 그리고, 시청자 모두에게 무척이나 중요했어요.

 

명예졸업 한 박정현과 김범수가 마지막으로 함께 노래를 부르며 화려한 퇴장을 하고 본격적으로 시작된 '나가수'경연은 범접하기 힘든 긴장감으로 숨쉬기도 쉽지 않을 정도였어요. 더욱 첫 나가수 출연에 첫 무대를 가져야 하는 바비킴의 긴장은 극한이었지요.

부상으로 오랜 시간 활동을 하지 못하다 '나가수'를 통해 본격적인 활동을 알리는 그로서는 복합적인 부담으로 다가왔을 듯해요. 하지만 역시 그들은 최고였지요. 첫 무대가 악몽 같았다고 소감을 밝힌 바비킴이었지만 그가 부른 <사랑...그 놈>은 바비킴의 등장을 강력하게 예고했어요.

바비킴이 아니라면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함은 김조한과 함께 멋진 대결 점을 구축해주며 흥미롭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어요. 이제는 조금은 여유를 가지게 된 장혜진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자신에게 무척이나 의미 있었던 <아름다운 날들>을 정말 장혜진답게 불러주었어요.


현재의 김조한을 있게 만들었던 '솔리드'의 대표 곡중 하나인 <천생연분>은 새롭게 편곡되어 흥겨움을 더했어요. 본인도 처음으로 즐기면서 노래를 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할 정도로 멋진 무대였지요. 네 번째로 무대에 오른 이는 대중적으로 가장 덜 알려진 하지만 대단한 실력자로 알려진 바이브의 윤민수였어요.

너무 긴장해 잠을 못자 방송국 근처 고시텔에서 잠시 잠을 자고 왔다는 윤민수는 공연 전 청심환을 마실 정도로 긴장된 무대였다고 하죠. 하지만 임재범의 뒤를 이을 존재라는 평처럼 짐승 같은 보이스는 청중평가단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었어요.

바이브의 명곡들인 <그 남자 그 여자>와 <술이야>를 묶어서 부르는 그는 강력한 남성 보컬리스트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게 해주었어요. 고음에서도 폭발적으로 지속되는 그의 보이스는 어떤 노래를 해도 그 가공할만한 호소력으로 모두를 제압할 정도였네요. 당연히 그는 첫 등장에서 낯선 존재라는 핸디캡에서도 2위를 차지하며 '나가수'에서 가장 강력한 다크호스가 될 수밖에 없음을 잘 보여주었어요.

'나가수'의 음유시인이 된 조관우의 <사랑했으므로>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매력적이었어요. 가사가 주는 간절함과 애절함이 그대로 전해지며 조관우 특유의 팔세토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며 왜 그가 매력적인 가수인지를 잘 보여주었지요. 여섯 번째로 무대에 오른 자우림은 밴드로서 자신을 내보일 수 있는 <매직 카펫 라이드>를 선택했어요.

가장 흥겹게 밴드로서의 장점을 드러내줄 수 있는 이 곡은 청중들을 즐겁게 만들어주며 자우림을 밴드로서 각인시킬 수 있는 좋은 곡이었지만 '나가수'에서는 결코 쉽지 않음을 이번 경연에서도 잘 보여주었어요. 이런 쟁쟁한 가수들의 무대가 모두 끝나고 마지막 일곱 번째 무대는 화려한 무대 의상을 입은 인순이였어요.

1978년 희자매로 데뷔해서 현재까지 현업 가수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는 인순이는 여전히 폭발적인 가창력과 무대 장악력으로 '나가수'라는 무대 자체를 다르게 만들어버렸어요. 그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아버지>를 부르는 그녀의 모습은 왜 그녀가 당대 최고의 가수일 수밖에 없는지를 잘 보여주었지요.

그녀의 등장만으로도 남다른 포스를 뿜어내던 그녀는 마음을 흔들고 마음이 울지 않고는 버틸 수 없게 했어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버림받은 존재일 수밖에 없는 혼혈아로서 모질고 힘든 삶을 살면서도 가수로서 살아남은 전설과도 같은 존재. 50이 넘은 나이에도 아이돌의 노래를 댄스와 함께 흔들림 없이 보여줄 정도의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 그녀는 인순이었어요.

흑인 혼혈이라는 형벌과도 같은 운명을 노래로 이겨내 결국 최고의 가수가 된 인순이는 여전히 가수로서 무대에 서고 싶어 하고 그 무대를 통해 자신의 노래를 들어주는 관객들과 소통하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라 여기는 천상 가수였어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청중평가단과 가수들마저 눈물 흘리게 만드는 인순이의 <아버지>는 모든 이들이 감동할 수밖에 없는 가사와 그 가사를 매혹적으로 담아낸 인순이의 가창력이 어울 어진 최고의 선물이었어요. 청중평가단이 평가를 마치고 돌아가며 아직도 감동을 억누르지 못하고 울먹이며 "항상 엄마만 생각했지 아버지에 대한 사랑은 생각해보지 못했다"는 말처럼 그녀의 이 곡은 '나가수' 최고의 명곡으로 꼽힐 만 했네요.

풍성하고 다양한 레퍼토리와 출연진들이 갖춰진 '나가수'는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도 들게 하네요. 새롭게 합류한 인순이, 바비킴, 윤민수가 첫 경연에서 자신들의 카리스마와 매력을 모두 드러내며 기존 가수들을 긴장하게 해서 더욱 흥미로운 노래 대결이 될 수밖에는 없게 되었지요.

인순이가 부른 <아버지>는 노래가 어떻게 듣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도록 하는지를 잘 보여주었어요. 감동이란 무엇이고 노래를 들으며 울 수밖에 없도록 만든 인순이의 존재감은 그 자체로 최고였네요. 그녀가 앞으로 보여줄 다채로운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될 정도로 너무 인상적인 첫 무대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