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31. 10:04

이승기와 성시경의 쑥색지대, 순정마초를 넘어설 수 있을까?

마지막 시청자 투어에 임하는 1박2일 멤버들의 다양한 마음들이 담긴 지난 방송에서, 화제가 될 수 있었던 다양한 이야기들 중 이승기와 성시경의 만남은 무척이나 흥미로웠네요. 성시경의 질투어린 시선에 이어 발라드 듀엣을 급조성해 '쑥색지대'라는 예능다운 닉네임으로 만들어진 그들의 모습은 벌써부터 기대하게 만드네요.

1박2일 쑥색지대는 무한도전 순정마초를 넘을 수 있을까?




상상해본 적도 없는 이승기와 성시경의 조합은 흥미롭네요. 더욱 남성 듀엣이 극히 드문 현실에서 이미 두터운 팬 층을 가지고 있는 이 둘이 만약 장난처럼 나온 발라드 듀엣을 하게 된다면 어떨까요? 이승기가 예능과 연기로 입지를 넓히기는 했지만 본류는 가수에요. 당연히 둘이 함께 앨범을 낸다면 대박이 될 수밖에는 없을 거에요.

지난 1박2일에 성시경이 출연해 '시청자 투어 대비 캠프'를 함께 했어요. 전현무, 백지영, 김병만과 함께 기존 멤버들을 포함해 10명의 조장이 0세에서 100세까지의 시청자들을 나눠 여행 가이드를 하게 되는 상황에서 새롭게 참여한 4명의 역할도 무척 흥미로웠지요.

녹화로 인해 시작부터 함께하지 못한 김병만은 최종 베이스캠프에 홀로 먼저 도착해 여섯 시간동안 놀아야만 했어요. 이런 상황에서 달인 김병만이 보여준 모습은 일상마저 달인 같았지요. 물수제비도 달인다웠고 강가에 널린 바위들을 주워서 탑을 쌓는데 자신의 키보다 높게 완벽하게 쌓아내는 모습은 역시 달인이었어요.

'시청자 투어'를 계속 함께 해왔던 백지영으로서는 단순히 초청 가수의 입장이 아니라 팀원으로서 함께 한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어요. 자신의 스케줄이 바쁜 상황에서도 '1박2일'과의 인연을 위해 한달음에 달려와 '시청자 투어'를 빛냈던 백지영은 진정 영원한 '1박2일' 여성 멤버였어요.

KBS가 가장 앞세우는 아나테이너 전현무는 예능에서도 익숙한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었지요. 아나운서인지 예능인인지 모호한 그의 출연은 나름 흥미를 유발하는 것들이 많지요. 예능 MC는 아니지만 진행이라는 임무를 타고난 그로서는 '시청자 투어'를 더욱 여유롭게 진행할 수가 있으니 말이지요.

성발라라고 불리는 성시경의 참여 역시 흥미로웠어요. 예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하고 제대 후 음악 활동은 여전하지만 방송 출연이 많지 않았던 그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질 수밖에는 없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성시경은 이승기가 완벽한 존재일 수는 없다며 함께 하는 동안 그의 숨겨진 내면을 캐보고 쉽다는 발언을 했지요.

그렇게 연예계 활동을 오래 하면서 스캔들 한 번 없고 술자리 문제도 불거지지 않는 이승기의 정체가 과연 무엇인지 궁금하다는 성시경의 모습은 재미있었지요. 많은 시청자들이 가질 수 있는 궁금증을 성시경이 노골적으로 방송에서 지적했다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웠으니 말이에요.

재미있는 것은 마무리 단계에서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고기를 같이 굽던 성시경은 이승기를 바라보며 "진짜 괜찮은 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라는 말로 이승기가 아무런 문제도, 이상한 점도 없는 존재임을 고백했어요. 결코 쉽지 않은 자기 관리를 완벽하게 하고 있는 이승기의 진실을 성시경의 날카로운 눈으로 확인한 셈이 되어버렸지요.

이와 함께 흥미로웠던 것은 '시청자 투어'에 자신들의 장기 자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발라와 성발라가 함께 하는 것은 어떠냐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이에요. 타고난 발라더 성시경과 여심을 사로잡는 곡으로 시작부터 스타가 되었던 이승기의 만남은 자연스럽고 대단한 조합일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이에요.

"아까 고기 구울 때 보니 발라더 두분이 엄청난 아우라를 뿜어내더라. 쌍발라더가 멋진 노래를 부르는 것이 어떠냐"

나피디가 둘을 바라보며 노래를 함께 하는 것은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고 즉석에서 이승기는 "프로젝트 그룹 할까요?"라는 말로 받아들였어요. 여러 이름들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김종민이 '녹색지대'라는 너무나 원초적인 제명을 외쳤지요. 남성 듀오인 그들을 생각해서 낸 이름이겠지만 말이에요. 이런 김종민을 살린 것은 이승기였어요.

"녹색지대는 너무 따라하는 것 같으니 쑥색지대"가 어떠냐는 이승기의 제안은 민망해질 수도 있는 김종민을 살리면서 예능의 특성을 정확하게 짚어내 재미마저 던져준 순발력이었어요. 아무리 프로젝트라고는 하지만 발라드 듀오인데 예능감만 충만한 이름이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1박2일 시청자 투어3'를 위한 팀으로서는 최적일 수밖에는 없지요.

'무한도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 화려하게 수놓았던 정재형과 정형돈의 '순정마초'는 여전히 화제이고 오는 금요일 방송되는 제 38회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에 생방송으로 무대에 올라선다고 하지요. 오케스트라를 동원해 웅장한 무대를 만든다는 소식은 여전히 그들이 보고 싶은 이들에게는 화제일 수밖에는 없어요.

전문 음악인과 예능인이 하나가 되어 만든 파리돼지앵은 무도의 인기와 함께 이슈의 중심이 되었고 그들이 부른 '순정마초'는 최고의 상품이 되었어요. 흥미로운 것은 의도적인 경쟁 구도를 만든 것은 아니지만 같은 예능인 '1박2일'에서 발라드 듀오가 만들어진다는 것은 시청자들에게는 비교의 대상이 될 수밖에는 없어요.

더욱 '쑥색지대'에 관심이 깊어지는 이유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존재감 때문이지요. 앞선 '파리돼지앵'은 정재형의 음악성은 뛰어나더라도 정형돈이 철저하게 예능 화되어 있기에 완벽하게 음악 쪽으로만 기운 것은 아니었다는 점이에요. 하지만 '쑥색지대'의 경우 예능에 출연하기는 하지만 가수들이 함께 뭉쳐 노래를 하는 것이기에 프로들의 결합이라고 부를 수밖에는 없어요.

조만간 새로운 앨범을 들고 나올 이승기. 그의 앨범을 듣기 전에 '1박2일'을 통해 가수 이승기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흥미로워요. 더욱 발라드계의 절대지존이라 부를 수 있는 성시경과 함께 듀엣으로 노래를 한다는 점은 어느 측면에서 바라보든 화제가 될 수밖에는 없지요. 과연 '쑥색지대'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