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9. 10. 11:19

강호동의 충격적인 은퇴 선언과 유재석 종편 행 기사, 그건 아니다

강호동이 최근의 논란 속에서 과감하게 잠정 연예계 은퇴 선언을 했어요. 황당하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강호동이기에 가능한 선택이었다는 점에서 그다운 대처였다고 생각하네요. 이런 상황에서 일부 언론에서는 유재석이 종편 행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내 황당함을 주었어요. 왜 그랬을까요?

강호동 잠정은퇴 소식에 유재석 종편 기사는 무슨 짓인가?





<1박2일> 하차가 종편을 가기 위한 수순이라는 말들은 결과적으로 강호동의 잠정은퇴로 확인할 길이 없게 되었네요. 종편에 뿌리를 내리는 것도 아니고 방송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것인데도 이렇게 많은 이들이 분노했던 것은 종편 행은 돈이다 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은 탓이겠지요.

수십억을 받으며 종편으로 가는 방송국 피디들을 목격한 상황에서 국민 MC라는 칭호를 받았던 강호동이, 국민 예능이라는 <1박2일>을 하차하고 결국에는 종영을 하도록 만들었다는 사실이 대중을 분노하게 만들었어요. 돈을 쫓아 시청자들과의 의리조차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지배하며 강호동을 궁지에 몰아넣은 것이 사실이지요.

어수선한 상황에서 결정적인 한 방은 세금 관련 문제였어요. 개인 사업을 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한다는 세무서와의 분쟁이라고는 하지만 대중을 상대로 하는 연예인에게 이는 결정적 한 방이 될 수밖에는 없었어요. 돈 때문에 많은 이들의 바람을 저버리고 <1박2일>을 종영하게 만든 장본인이라는 낙인이 찍힌 그에게 '탈세까지 했냐'는 대중들의 시각은 급격하게 차가워질 수밖에는 없었지요.

이렇게 급격하게 나빠진 여론은 당연히 예능 MC인 강호동에게는 치명타일 수밖에는 없었지요. 일주일에 네 개의 프로그램을 소화하는 그가 현재와 같이 지속적으로 방송에 나와 웃고 떠들었다면 어땠을까요? 논란을 쉽게 잠재울 수는 없었을 거에요. 옹호를 받기도 힘든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도 높았지요. 

답은 분명했고 명확하고 현명한 결정을 강호동은 했다고 생각해요. 잠정적이라는 단서를 붙여 언제라도 복귀를 염두에 둔 그는 은퇴라는 최고의 카드를 꺼내 모든 논란을 한꺼번에 방어하게 만들었어요. 그의 부재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느낄 수밖에 없게 되고 그에게 가해진 수많은 논란들 역시 일거에 쓸어 담아버리는 잠정은퇴는 강호동이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이자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생각해요.

지금 당장 방송에서 그를 볼 수 없다는 것은 아쉽기는 하겠지만, 연일 논란 속에서 힘겹게 방송을 하는 것보다는 10년 이상 꾸준하게 달려온 이 시점에 조금 쉬어가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테니 말이지요. 지금 당장을 생각해보면 해왔던 모든 것들을 놔야 하는 상황들이 본인이나 팬들에게는 한없이 서운하고 힘겨운 일이 되겠지만 멀리 본다면 이 시점 강호동의 선택은 탁월했다고 밖에는 볼 수 없어요.

문제는 강호동과 함께 방송을 해왔던 수많은 연예인들이 모두 한꺼번에 강호동과 같은 처지에 몰렸다는 점이에요. 강라인이라 부를 수도 있는 그와 함께 방송을 하는 이들 중 대중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몇몇을 제외하면 강호동의 잠정은퇴가 그들에게는 너무 가혹한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여기에 방송국들은 현재 강호동이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장담할 수가 없는 상황이에요. 그의 비중이 그만큼 높았기에 그의 공백은 곧 폐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에요. SBS의 경우 <강심장>과 <스타킹>을 진행하던 강호동의 은퇴 선언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는 없게 되었지요.  

한시적이기는 하지만 예능 방송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던 강호동의 잠정은퇴 선언은 복잡하고 거센 후폭풍을 불러 올 수밖에는 없게 되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강호동의 잠정 은퇴 선언으로 복잡하고 혼란한 상황에서 유재석의 종편 관련 기사는 씁쓸하기만 했어요.

"모두들 유재석이 종편행을 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유재석은 종편행과 케이블행에 대해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유재석은 무조건 돈과 명예를 바라보는 진행자가 아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현재 지상파에서 제대로 자리잡긴 했지만 스타PD들과 연예인들의 대 이동 속에서 유재석이 예외가 될 것이라고는 단정지을 수 없다"

"유재석에게 '어떤 프로그램을 하고 싶냐'고 물으면 한참을 고민하다가 '나도 잘 모르겠다'고 답하곤 한다. 이는 다시 말해 모든 것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것 아니겠느냐"

유재석의 측근이라는 이의 말을 빌려 쓴 기사를 보면 특별할 것도 없는 일상의 예측일 뿐이에요. 누구나 다양한 채널로 확장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유재석도 예외는 아니다 정도로 읽힐 수 있는 문제이기는 하지만 종편이 방점을 찍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이지요.

수구언론이 만들어내는 기사들에는 종편에 대한 우호적이고 긍정적인 기사들이 넘쳐날 수밖에는 없지요. 자신들의 방송국에 나쁜 말을 할 이유가 없으니 말이에요. 그래서 인지 종편과 관련된 연예인 뉴스들은 교묘하게 언급되며 여론을 만들어내는데 주력하는 느낌을 버릴 수가 없네요.

물론 모두가 한 번쯤 궁금하게 생각했을 강호동이 종편을 선택했다면 유재석도 그렇지 않을까? 라는 의구심을 드러낸 기사가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문제는 시점이 문제가 된다는 것이겠지요. 왜 하필 강호동이 중대 발표를 하겠다는 날 유재석의 종편 이야기를 실었느냐는 점이에요. 그것도 본인의 생각을 적은 것도 아니고 주변인들이 아마도 라는 단서를 달고 무책임하게 내뱉은 이야기를 말이지요.

벌써부터 일부에서는 흔들리는 강호동과 함께 유재석을 흔들겠다는 의도로 읽는 이들도 등장하고 있어요. 그만큼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급하게 종편을 서두를 이유가 없는 유재석으로서는 이런 기사들이 득이 될 수가 없어요. 과거에 나온 다른 기사들을 보면 당장 종편을 선택하지는 않겠지만 정상적으로 방송이 된다면 이후 출연도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가장 정확한 답변이었을 거에요.

그만큼 신중하게 고민하는 유재석이 마치 지금 당장이라도 종편을 결정지을 것처럼 기사화하는 것은 무슨 의도를 가진 기사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만들게 하지요. 더욱 요즘처럼 여론화가 용이한 상황에서는 강호동의 상황에 유재석도 종편? 이라는 식으로 여론이 형성되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대중들에게 지탄받는 존재로 전락할 수도 있게 되기에 염려스럽기만 하네요.

강호동 논란에서도 볼 수 있듯 절대적 인기를 누려왔던 연예인도 한 순간 쓰러질 수 있는 게 현재 연예계의 현실이에요. 더욱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만들어지는 소문들에 의해 논란이 만들어진다면 이보다 억울한 일은 없겠지요. 강호동이 중대 발표를 하겠다는 날 유재석의 종편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기자의 바람을 적은 기사는 그래서 씁쓸하고 위험할 수밖에는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