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28. 08:13

샘해밍턴 라디오스타 고려대 발언 속에 드러난 풍자가 재미있다

희한한 사람들 특집으로 진행된 '라디오스타'는 여전히 매력적인 방송입니다. 누가 나와도 최소한의 재미를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라디오스타의 존재감은 대단함으로 다가옵니다. 이번 주 방송에 출연한 낸시 랭, 뮤지, 김성규, 샘 해밍턴은 좀처럼 예능에서 만들어낼 수 없는 조합이었습니다. 

 

이들을 데리고도 수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내는 라스는 이제 안정적인 괘도에서 시청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좀처럼 무슨 재미를 끌어낼지 의아했던 이들에게는 이들이 보여준 매력적인 모습들은 역시라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샘 해밍턴의 고려대 발언, 학벌사회를 능숙하게 풍자했다

 

 

 

 

희한한 사람들이라고는 하지만 과연 이들이 어떻게 희한한지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메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들이 과연 누구인지 의아하게 생각했던 시청자들이 있을 정도로 이번 특집은 무모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등장과 함께 그들에게서 이야기를 끄집어내고 재미를 만끽하게 하는 능력은 역시 라스다웠습니다. 김구라가 없는 상황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이젠 능숙해진 그들의 모습은 누가 나와도 라스 특유의 재미를 만끽하게 해줄 수 있음을 잘 보여준 특집이었습니다.

 

팝 아티스트인 낸시랭은 여전히 독특한 매력을 선보였습니다. 과거 그녀에게 쏟아지던 비난들도 최근에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녀의 개념발언들이 100만 안티를 팬으로 이끌었다는 사실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뱀의 해라며 보여준 그녀의 퍼포먼스는 여전히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자신의 세계를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한 꾸준한 모습에서 그녀가 진정 팝 아티스트라는 사실을 깨닫게 했습니다.

 

낸시랭이 욕을 먹는 이유가 너무 야한 퍼포먼스 때문이라는 MC들의 이야기에 그녀는 자신이 진짜 욕을 먹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자신이 욕을 먹는 진짜 이유는 자신이 대한민국 최초의 된장녀 아티스트이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고가의 명품 핸드백을 가지고 다니며 그런 퍼포먼스를 하니 욕을 먹는거 같다는 그녀의 발언은 재미있게 다가왔습니다.

 

뮤지가 클럽에서 본 낸시랭의 너무나 평범한 일상적인 모습에 대한 이야기는 그녀의 색다른 면모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술에 취한 모습이 재미있게 다가올 수는 없는 일이었지만, 대중들에게 보여준 모습과 다른 새로운 모습들을 함께 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유세윤과 함께 하는 뮤지 역시 흥미로웠습니다. 그저 UV로 활동하고 있는 희한한 뮤지션 정도로만 알고 있었던 이들에게 라스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은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그저 웃기는 음악이나 하는 그렇고 그런 뮤지션인지 알았던 이들에게 뮤지는 색다른 존재였습니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사실은 자신의 매제라는 발언은 의외였습니다. 니콜라스 케이지의 부인인 엘리스가 뮤지와 6촌이라는 사실은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니 말입니다. 엘리스의 아버지가 사위 사진을 보여주기 위해 외국 신문을 보여주자 자신의 아버지는 그저 "외국인이네"라고 말했다는 말에서 빵 터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태원 프리덤'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시점 쏟아지는 광고가 있었음에도 할 수 없었던 사연을 이야기했습니다. 뮤지가 연예인이 아닌 뮤지션으로 활동하기를 바랐던, 유세윤이 적극적으로 막았기 때문이지요. 10억이나 되는 광고를 하지 않았던 이유가 웃기는 노래를 통해 그런 이미지로 굳어지는 뮤지의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는 말은 형이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우려였습니다.

 

뮤지의 그런 발언의 끝에 나온 유세윤의 웃기는 광고 시리즈는 웃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뮤지에게는 웃기는 광고를 해서는 안 된다던 유세윤이 자신은 황당한 광고에 연이어 등장했으니 말입니다. 유세윤의 말처럼 뮤지가 개그맨이 아니기에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거액이 걸린 광고를 찍지 못했던 뮤지로서는 아쉬운 순간들이었을 듯합니다.

 

성대모사를 잘 한다는 뮤지가 갸루상을 중심에 두고 배철수와 김동률 목소리를 흉내 내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묘하게 닮은 그의 능숙한 성대모사와 함께 농익은 예능감은 탁월했으니 말이지요. 처음에는 막았던 유세윤이 이제는 뮤지가 적극적으로 예능에 출연하는 것을 독려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인피니트 성규의 경우 의외의 강자들이 많아서였는지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거시기로 많은 이들을 웃기기는 했지만 상대적으로 빵빵 터트렸던 다른 출연자들에 비해서는 아쉬움이 컸으니 말입니다. 다음 주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알 수는 없지만, 전에 출연했던 엘의 아쉬움을 상쇄하기에는 아쉬운 출연이었습니다.

오늘 방송의 압권은 샘 해밍턴이었습니다. 한국어로 욕을 맛깔스럽게 하는 외국인이라는 소개가 어색하지 않게 그가 보여준 예능감이나 한국어 실력은 놀라웠습니다. 호주 출신인 그가 어린 시절 아역 배우로 활약했었다는 사실과 그의 어머니가 호주에서 유명한 방송 피디라는 사실도 흥미로웠습니다.

 

자신이 다녔던 학교가 국내 포털에서는 카이스트보다 좋은 학교로 알려져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겸손한 발언은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고려대를 나온 그가 자신의 학교 이야기를 하면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어느 나라나 학벌이 지배하는 사회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학벌은 중요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특정 학교가 사회 전체를 휘어잡고 있는 상황에서 출세하기 위해서는 좋은 학교를 나와야만 하는 현실이 바로 우리 모습이니 말이지요, 이런 상황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샘이 보여준 고대에 대한 칭찬은 그래서 흥미로웠습니다.

 

호주에서 다녔던 학교에 대한 평가는 겸손한 반면 한국에서 다녔던 학교에 대해서는 우쭐하는 모습이 의도된 행동인지 자연스러운 행동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방송에서 드러난 행위들을 보면 의도적으로 표현한 행동으로 읽혔습니다. 유세윤에게 학교를 물어보며 비웃는 행동에서 보인 그의 풍자는 한국 사회의 학벌 지상주의를 그대로 보여준 장면이었습니다.

고려대와 연세대의 대결 구도와 어학당에서 벌어진 다양한 이야기들은 재미있게 다가왔습니다. 샘이 어학당에서 공부를 하지 않고, 술자리에서 한국어를 마스터했다는 사연은 흥미로웠습니다. 어학당에서 열심히 공부한 이들보다는 술자리에서 배운 한국어가 더욱 좋은 점수를 받는 이유가 되었다는 점에서 어학당이 가지는 한계와 문제점을 모두 드러냈으니 말입니다.

 

연대 어학당의 경우는 교포 자녀들이 너무 많아 무의미하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아이들이라는 점에서 놀고먹으며 졸업을 하는 황당한 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샘이 의도적으로 어학당과 한국 사회의 학벌 문제를 풍자하기 위함이었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가 방송을 통해 보여준 학교이야기는 그만큼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의도적인 풍자인지 알 수 없지만 흥미로운 풍자로 다가온 대학교 이야기는 재미있었습니다. 라스의 힘을 보여준 '희한한 사람들'특집은 다시 한 번 라스의 힘을 보여준 특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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