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5. 17. 11:27

조영남 대작 논란이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이유

조영남이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자신만의 히트곡이 극히 드문 상황에서 마치 국민 가수라도 되는 듯 호사를 누리고 살았던 그는 막말로 비난을 받기 일상이기도 했습니다. 여자에 대한 그의 발언들도 항상 문제가 되어왔는데 이번에는 노년에 새로운 가치로 다가온 그림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영남은 화투 그림으로 무척이나 화제가 되어왔었습니다. 그의 그림은 그리는 즉시 고가로 판매될 정도로 유명한 화가이기도 합니다. 국내만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조영남의 화투 그림이 화제가 되기도 할 정도로 그는 가수라는 직책보다는 뛰어난 화가로 더 인정받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는 즉시 수천만 원을 받고 파는 조영남의 그림은 수집가들에게 환영받는 그림이었습니다. 조영남을 욕하면서도 그의 재능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그림이 그가 그린 것이 아니라 다른 작가가 그리고 조영남이 사인만 했던 것이라는 사실은 충격입니다.

 

수천만 원에 거래되던 조영남의 그림이 사실은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의 그림이라는 사실은 충격 그 이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조영남이 사기를 쳤다고 압수수색에 들어갔습니다. 대작 논란은 이제 법정에서 가려지게 되었다는 점에서 수사 이후가 중요하게 다가올 예정입니다.

 

 

"화투 그림을 중심으로 조씨 작품의 90% 정도를 내가 그리면 조씨가 나머지 10% 덧칠하고 사인을 넣어 조씨 작품으로 발표했다. 이런 방식으로 300여점의 그림을 그려줬다"

 

한 일간지를 통해 무명화가는 자신이 조영남의 그림을 대신 그려줬다고 밝히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조영남을 있게 한 '화투 그림'을 중심으로 조영남의 작품 90% 정도를 자신이 그렸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남은 10%는 조영남이 덧칠하고 사인을 하는 것이 전부였다는 주장입니다.

 

조영남의 그림이라고 알고 있던 것들이 모두 그가 아닌 무명화가가 그린 것이라는 사실은 충격입니다. 대단히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 그림이 사실은 무명작가가 그린 것에 조영남의 사인만 해서 판 것이라는 것은 분명 사기입니다. 이 사기 여부는 법정에서 판결을 내리겠지만 대중들에게 화가 조영남은 이제는 존재할 수 없는 가치가 되었습니다.

 

"조영남 대작 사건. 재밌는 사건이네. 검찰에서 '사기죄'로 수색에 들어갔는데, 오버액션이다"

 

"다소 이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개념미술과 팝아트 이후 작가는 콘셉트만 제공하고 물리적 실행은 다른 이에게 맡기는 게 꽤 일반화한 관행이다"

 

"콘셉트를 제공한 사람이 조영남이라면 별 문제 없는 것이고, 그 콘셉트를 다른 이가 제공한 것이라면 대작. 미술에 대한 대중의 과념은 고루하기에 여론재판으로 매장하기 딱 좋은 상황이다"


"그림 값이 그리 높은 편도 아니다. 웬만한 작가들은 다 그 정도 받는다. 다만 이 분 작품은 그리는 족족 팔리나 보다"

 

서울대 미학과 출신의 진중권 교수는 지난 16일 밤 자신의 SNS에 조영남과 관련해 자신의 의견을 게시했습니다. 진중권의 발언이 충격인 것은 미술계에서 이런 식의 그림 그리기는 일상이 되었다는 말이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림이란 작가가 자신의 혼을 넣어 그린 것이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입니다.

 

미술계에서 작가는 콘셉트만 제공하고 실제 그리는 것은 다른 이가 한다는 것이 일반화한 관행이라는 말은 충격입니다. 유명 작가들의 그림이 사실은 그들이 그린 것이 아니라 그저 콘셉트만 제공하고 사인해서 돈을 벌고 있다는 사실은 경악스럽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진중권이 지적하는 핵심은 조영남이 콘셉트를 제공했느냐 여부입니다. 조영남이 콘셉트를 제공했다면 현재 상황에서 죄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대작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여기에 대작 작가에게 준 공임이 작품 하나 당 10만 원이라는 사실이 충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나 당 수천만 원에 파는 조영남이 실질적으로 그림을 그린 대작작가에게 10만 원만 줬다는 사실은 경악스럽게 다가옵니다. 말 그대로 노동력 착취의 모든 것을 보여준 사건이니 말입니다. 콘셉트를 조영남이 잡았는지에 대해서는 법정에서 가려질 문제이지만 그것마저 무명작가의 몫이라면 조영남은 최악의 존재에서 벗어날 수 없을 듯합니다.

 

"구차한 변명을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전시회와 미술작품에 조수의 도움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고령의 나이임에도 미술과 전시회에 대한 의욕이 강해 시간적 압박에서 벗어나고자 조수의 힘을 일부 빌린 것이다.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이나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해서 잘못한 것이 있다면 솔직하게 인정하고, 작품의 환불을 요청하는 구매자가 있다면 언제든지 돈을 내어줄 것이다"

"조수의 힘을 빌리는 것이 미술계 관행이라고 주장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다만 조수가 그린 그림을 고스란히 조영남의 이름으로 둔갑시켜 '사기를 치고자'한 것은 아니며, 조수의 발언 중 일부 과장되거나 사실과 다른 부분은 바로잡을 생각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조영남 측은 즉시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그들은 무명작가를 조영남의 조수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시회와 미술작품에 도움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대작은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고령의 나이에 욕심이 많아 전시회를 개최하기 위해 무명작가의 도움을 일부 빌린 것이 전부라는 주장입니다.

 

무명작가가 주장한 300점의 그림을 거의 전부 자신이 그렸다고 주장하는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대목입니다. 무명작가의 주장처럼 90%를 그가 그렸다면 이는 그저 단순히 힘을 일부 빌린 것이라고 표현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미술계 관행이라고 하는 법적인 처벌을 받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 점을 의식한 듯한 발언이라는 점에서 씁쓸하기만 합니다.

진중권의 주장처럼 미술계에서 이런 그림 그려주기는 일상이라는 발언이 충격입니다. 미술계 자체가 큰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게 다가오는 대목입니다. 대작 논란이 불거진 유명 작가들의 논란을 보면 진중권의 발언이 어떤 의미인지를 알 수 있게 합니다.

 

대중들에게 비호감으로 낙인이 찍힌 조영남이 법적인 처벌을 피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나마 자랑삼았던 그림마저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해졌습니다.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았던 그림마저 자신이 그린 것이 아닌 무명작가의 것이라는 사실은 논란을 더욱 크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조영남 논란은 미술계 전체를 흔드는 논란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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