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6. 10:06

이승기, 강호동 넘어 강심장 주인 되었다

강호동과 이승기가 진행하는 토크쇼 '강심장'이 1주년을 맞이했네요. 지난주부터 이번 주까지 이어진 1주년 특집은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많이 털어졌어요. 순서대로 라면 SBS가 하반기 가장 심혈을 기울이며 준비한 '대물' 특집과 곁들였어야 하는데 그런 기회를 놓쳐서인지 전체적인 무게감은 많이 떨어졌지요. 

이승기, 강심장 지난 1년을 빛낸 최고의 스타




'대물'을 대신해 월화 9시 드라마로 새롭게 시작한 '닥터 챔프' 멤버들이 등장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해주었지만 대중적인 인지도에서 고현정을 넘어서기는 힘들었죠. 권상우 논란이 없었다면 고현정, 권상우, 차인표, 이수경이라는 막강 라인업이 '강심장' 1주년을 기념하는 성대한 잔치를 벌였을 가능성이 높죠.

본격적인 촬영 전 파렴치한 뺑소니 사건을 벌이고 여전히 정신 차리지 못하고 있는 권상우로 인해 '대물'의 모든 홍보 전략들은 어긋나버렸어요. 일본에 판권을 판 작품인 만큼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한 홍보가 용이한 상황에서 촬영만 해야 했던 '대물'로서는 손해가 막심할 수밖에는 없었죠.

경쟁 작인 '도망자'는 주인공인 정지훈의 먹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에요. 이런 논란 속에서 정지훈과 권상우라는 존재의 대결은 흥미로운 연기대결보다는, 사과하지 않는 파렴치한 연기자 대결로 비춰져 모두에게 민폐만 끼치고 있을 뿐이지요.

참 재미있게도 논란의 중심에 서서 대중들에게 비난을 받고 있는 남자 주인공 둘이 등장하는 드라마가 서로 경쟁 작이 되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일 거에요. 누가 이기더라도 상처투성이 승자밖에는 안 될 그들의 경쟁은 그리 흥미롭지 못하네요.

강심장 1주년 이야기를 하며 등장도 하지 않은 '대물' 이야기를 늘어놓은 것은 그만큼 권상우에 대한 여론이 여전히 좋지 못하다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대물'에 대한 아쉬움을 가지고 있던 그들은 차예련을 통해 권상우와의 진한 키스씬을 소개함으로서 아쉬움을 달래야 했네요.

예능을 무척이나 쑥스러워 하는 김소연의 나름대로의 선전과 '닥터챔프'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는 정겨운은 '강심장'에서 가장 볼만한 내용이었지요. 1주년 강심장이 된 최홍만의 이야기는 과거 한 번 거론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대중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어서 인지 그렇게 긍정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네요.

엉뚱한 짐승남의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정겨운은 새로운 발견이었어요. 극중 배역인 유도선수처럼 유도복을 입고 나와 프랑스 아이들이 추는 것을 보고 배웠다며 보여준 테크토닉은 좌중을 휘어잡았지요. 마지막에 멋진 식스 팩을 선보이며 여자 작가들을 황홀하게 만든 정겨운은 이어진 허리띠 논란으로 강호동마저 KO 시켜버렸어요.

미쓰에이의 지아가 보여준 엄청난 신체 탄력은 와이어 없이 매트릭스를 재현하는 신기로 보여 졌어요. 정말 쉽지 않은 묘기일 수밖에 없었는데 얼마나 유연하면 저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 대단했죠. 빅토리아도 그렇지만 중국 여자들은 다 유연한 거 아니냐는 편견을 가지게 할 정도로 대단한 능력을 선보였죠.

"비만한 여우 강호동이 1년 만에 재주 부리는 곰이 되어버리고 동전 줍는 것은 승기였다"는 김태훈의 지난 1년간의 분석은 가장 정확한 지적이었어요. 강심장 시작 시점 인기스타에서 1년 만에 슈퍼스타가 되었다는 표현은 보는 사람들에 따라 이견이 있을 수는 있지만 가수, 예능, 연기 등 다방면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그가 최고 우량주임은 부정하기 힘들지요.

강속구 던지는 강호동과 변화구에 능한 이승기라는 평가는 대단한 비유였어요. 강렬함을 추구하는 강호동과는 달리 능수능란하게 받아치는 모습은 결코 초보 MC라는 생각을 할 수 없게 했어요. 분명 강호동이 이승기가 자신이 하고 싶은 말들을 다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기에 가능한 모습이었죠.

이번 1주년 스페셜에서도 이승기는 농익은 진행으로 MC 이승기의 능력을 잘 보여주었지요. 당황스러운 상황에서도 임기응변으로 분위기를 전환하고 자신에게 쏟아지는 과한 칭찬도 받아들이며 이를 재미있게 만드는 능력은 김태훈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노련한 변화구를 잘 구사하는 최고였어요.

최근에 끝난 '여친구'로 연기자 이승기로서 가치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해준 그는 이제 시작이지요. 일본에서 방송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새로운 한류의 중심에서 다시 한 번 도약을 꿈꾸고 있어요.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동시간대 절대 강자가 된 '강심장'에는 1년 만에 최고의 MC로 올라선 이승기가 있었음은 분명하지요. 재주부리는 곰 같은 강호동의 희생과 함께 능숙하게 어울리며 만들어낸 '강심장'은 이승기의 또 다른 능력을 선보인 특별한 프로그램이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