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20. 08:12

뮤뱅 컴백 오렌지 캬라멜, 가요계 테러리스트인가?

이번 주 뮤직뱅크의 관심사는 다름아닌 오렌지 캬라멜의 컴백 무대였어요. 오글거림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그녀들의 복귀는 초등학생들에게는 가요계 대통령의 등장으로 여겨졌는지도 모르겠네요. 오캬의 신곡 '아잉'을 작사했던 휘성이 오글거리는 가사에 대한 비아냥을 격하게 반응하며 화제가 되었던 이 곡은 역시 오캬 다웠어요.

가요계 테러리스트인가, 틈새시장 공략의 성공작인가?




1년 이상 뮤직뱅크 MC를 맡아왔던 송중기와 서효림이 오늘 방송을 끝으로 하차를 했어요. 오랜 시간 함께 호흡해왔던 만큼 작별 인사를 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그들의 모습이 짠하게 다가오기도 했지요. 이들의 뒤를 이을 새로운 MC로는 현우와 김민지가 맡게 되었다고 하지요.

현우는 '쌍화점'과 '파스타'에 조연으로 출연했던 남자 배우이고 김민지는 '꽃보다 남자'와 영화 '이파네마 소년'에 출연했던 배우에요. 과연 이들이 음악방송 MC를 어떻게 진행할지는 미지수이지요. 송중기의 존재감이 워낙 대단했기에 현우나 김민지가 그 공백을 어떤 식으로 메워갈지 궁금해지네요.

이번 주 뮤직뱅크는 컴백 무대 역시 많은 화제였어요. 유리상자와 버즈, 비스트까지 쟁쟁한 실력을 갖춘 이들의 컴백 무대는 흥겨움과 여전함으로 이야기될 정도로 안정적이고 매력적이었지요. 제법 화제가 될 만한 인물들이 뮤직뱅크에 출연했지요.

여성 솔로들인 별과 황보도 오랜만에 신곡을 들고 무대에 올라 많은 관심을 받았어요. 트로트계의 아이유라는 선덕의 시작으로 16년 만에 컴백한 하수빈의 무대는 과거 그녀를 좋아했던 이들에게는 행복한 시간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공주 풍 드레스에 클래식과 락의 조합을 무대 위에 배치하고 발라드를 부르는 모습이 무척이나 부조화스럽기도 했네요. 

스포티한 무대 복장으로 등장한 JJ는 차세대 댄싱 디바라는 표현처럼 매력적인 댄스를 선보였어요. 남자들이 좋아할만한 청순해 보이는 외모와 거친 듯한 무대 퍼포먼스는 무척이나 흥미롭게 다가왔네요. 제 2의 이효리라는 평가도 받는 다는 그녀의 등장은 의외의 파란을 일으킬지도 모르겠네요. 

정말 다양하고 많은 컴백 무대가 이어진 상황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았던 것은 오렌지 캬라멜이었어요. 철저한 오글거림으로 극단적인 평가와 함께 사랑을 독차지 하는 이 오묘한 여성 3인조는 전작인 '마법소녀'를 몸으로 기억하게 만들었어요.  

'마법소녀' 시절 거대한 리본으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보여주었던 그녀들이 이번에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재현해내며 철저하게 오캬가 아니라면 흉내도 내기 힘든 극단의 귀여움을 보여주었어요. 코스프레 의상이 오캬보다 잘 어울리는 가수들이 없을 정도로 이젠 그녀들만의 콘셉트로 여겨질 정도이네요.

중독성이 강력한 후렴구는 '마법소녀' 이상의 파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여 지네요. 누가 뭐라 해도 '오렌지 캬라멜'의 보여주는 음악을 소비하고 환호하는 이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은 흥미롭고 재미있지요.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그녀들의 무대는 그래서 흥겹고 재미있었어요.

안무와 음악에서 '마법소녀'의 흔적들을 몇몇 찾아볼 수는 있었지만 이는 철저하게 계산된 전략으로 보이네요. 아직은 신인인 그녀들을 확실하게 각인시키기 위해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특징을 극대화하는 방식은 성공적으로 보이네요.

오렌지 캬라멜의 '아잉'은 과연 가요계를 파괴하는 테러리스트일까요? 아니면 철저하게 틈새시장을 찾아 성공한 블루오션일까요? 개인적으로는 당연히 후자라고 생각해요. 획일적이었던 아이돌 전성시대에서 극단의 어느 한 지점에서 자신들만이 할 수 있는 장르를 찾아 성공한 그들에게 누가 감히 손가락질을 하고 돌을 던질 수 있을까요?

그동안 하나의 틀로 규정되던 대한민국의 가요계는 오캬로 인해 조금은 다른 틀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요. 그 누가 감히 그녀들보다 오글거리는 귀여움을 보여줄 수는 없으니 말이지요. 오캬는 더욱 철저하게 오글거림으로 승부해도 좋을 듯해요. 좀 더 다양한 음악들을 선보이는 상황은 가요계 전체가 성장하게 만드는 동력이 되지요.

가창력이 뛰어나고 대단한 노래를 하는 이들도 중요하고 대중음악을 대변하는 아이돌 그룹들도 좀 더 발전된 모습으로 무대에 계속 서기를 바라고 있어요. 더불어 오렌지 캬라멜처럼 상상도 하지 못했던 오글거림도 우리에게는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뮤직뱅크에서 잘 보여주었어요.

자신만의 장르와 스타일을 찾아내고 구축해 팬들에게 인정을 받는 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요. 오렌지 캬라멜은 이 모두를 성공시키며 우리나라에는 독보적인 존재가 되었다는 사실은 무척이나 중요하지요. 가요계 물을 흐리거나 품격을 떨어트리는 것이 아닌, 다양성을 보다 확고하게 확장하는 오캬의 활약이 더욱 왕성해지기를 바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