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14. 16:30

박재범 1위와 아이유 1위, 같으면서 다른 느낌

포털 사이트 네이버 음악에서 조사한 '2010년 네이버 남자 솔로 검색 1위'에서 박재범이 솔로 남자 가수 1위에 올랐다고 하네요. 전 소속사인 JYP의 집요한 공격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좋은 활동을 보인 보답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그만큼 그를 사랑하는 팬들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지요.

박재범과 아이유 남녀 1위의 위엄




올 한해 박재범이라는 이름은 좋은 쪽보다는 논란의 중심이 되는 횟수가 많았어요. 2PM의 리더에서 법적인 문제는 아니지만 밝히기 어려운 심각한 문제로 영구 탈퇴를 당하는 사태는 상반기 최고의 이슈였어요. 최근 JYP의 실질적인 사장인 박진영이 승승장구 녹화에서 다시 박재범을 언급하며 논란이 일었지요.

물론 박진영과 현재 박재범의 소속사 사장인 정훈탁 간의 오래된 앙금이 도화선이 되어 벌어진 일이기는 하지만 박재범에 대한 논란은 1년이 가까워지면서도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하지요.

최근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 <시크릿 가든>에 박재범이 출연하기로 되어있던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지요. 하지만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에는 JYP의 SBS에 대한 강압적인 반발이 있었지요. 박재범을 드라마에 출연시키면 JYP 소속 가수들의 SBS 출연을 보이콧하겠다는 강수로 인해 박재범의 드라마 출연은 무산되었고 이로 인해 iHQ와 JYP간의 대립은 극에 달했지요.

과거 god로 인해 불거졌던 논란은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고 JYP가 버린 박재범을 국내로 컴백시킨 것을 두고 상도덕을 저해하는 행위라며 맹비난한 JYP로 인해 심기가 불편했던 iHQ로서는 이번 <승승장구>발언은 참았던 울분을 토해내게 만들기에 충분했죠.

자기가 포기했다고 남들도 박재범을 연예계에 복귀시켜서는 안 된다는 황당한 주장을 한 JYP의 제왕적인 논리는 우습기만 하지요. 법적으로 하자 없는 자기들만 알고 있는 문제로 연예인으로서의 다양한 선택마저 못하게 막겠다는 심사는 황당 그 자체일 뿐이에요.

"박재범이 충성도 높은 팬 층으로 1위에 등극, 높은 인기를 증명했다. 특히 영화 '하이프네이션' 출연은 물론, '믿어줄래', '베스티(Bestie)' 등을 발매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네이버 뮤직 측이 밝힌 박재범 1위 관련 발언은 그룹 전성시대 홀로 활동하는 솔로 가수들을 접하기 힘든 상황에서 독보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의미가 잘 전달되네요. 여자 솔로보다 더 귀해진 남자 솔로 가수로서 영화와 음악에서 꾸준하게 활동한 모습은 독보적일 수밖에 없지요. 더욱 2PM 시절부터 충성스러웠던 그의 팬들이 홀로 서기에 나선 그에게 무한 애정을 보였다는 것도 1위 수상의 중요한 이유가 된 듯하네요.

남자 솔로가 적은 반면 그나마 여자 솔로들은 제법 많았고 꾸준하게 활동을 이어간 한 해였어요. 나르샤나 가인, 지나, 백지영, 손담비, 서인영, 이효리 등 제법 많은 솔로 가수들이 활동을 했어요. 남자 솔로 가수가 태양과 싸이, 박재범을 제외하면 쉽게 떠올리기 힘든 것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여자 솔로 가수들은 꾸준하게 활동을 이어갔지요. 

빅 스타라 불리던 이효리는 통 카피 논란으로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제 2의 이효리라 불리던 손담비는 굴욕 컴백으로 화려한 활동은 해보지도 못하고 씁쓸하게 접어야만 했어요. 여기에 비하면 '오소녀'의 멤버로 알려졌던 지나의 활약이 가장 돋보였지요. 성대결절로 힘겨운 상황에서도 투혼을 발휘했던 윤하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여성 솔로가수이지요.

브아걸 멤버인 나르샤와 가인의 솔로 활동도 의외의 성과들을 얻으며 많은 관심을 받았던 게 사실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아닌 아이유가 1위가 된 건 무슨 이유일까요? 솔로 가수라기보다는 남자 가수들과 함께 한 두 곡이 새로운 앨범 나오기 전까지 올 한해 아이유를 보여줄 전부였어요. 

슬옹과 함께 했던 '잔소리'와 성시경의 컴백 앨범에 함께 한 '그대네요'가 그녀의 활동 내역이었어요. 최근 발매된 그녀의 세 번째 미니 앨범 '리얼'의 '좋은 날'이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지만 집계에서 누락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그녀가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그만큼 아이유의 존재감이 탁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겠죠.  

아이유가 무한 애정을 독차지 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박재범은 아직도 여전히 극과 극의 반응 속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는 과정 중이라는 것이 다른 점일 거 같아요. 유희열과 루시드 폴, 윤종신 등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삼촌들이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아이유에 대한 사랑은 극단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한해요. 그만큼 아이유에 대한 기대가 무척이나 높다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좋은 날'에서 보여준 풍성한 가창력은 왜 그들이 그토록 아이유를 사랑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어요.

이에 반해 박재범은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팬덤이 있는 게 큰 힘이지만 이에 못지않은 안티 팬들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지요. JYP라는 거대한 아이돌 기획사와 이를 기반으로 형성된 JYP 팬덤과 싸워야 하는 상황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박재범의 이번 1위는 더욱 의미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굉장히 영광입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이 느껴지는 상이라, 더욱 기쁩니다. 내년에도 이 상을 받을 수 있도록 좋은 앨범과 활동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기에 그의 수상 소감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오기도 하네요. 사실여부를 떠나서 가장 잔인하고 비겁한 방법으로 소속 연예인을 매장하려한 사건은 잊기 힘든 사건으로 기록될 듯하지요. 과거와 현재 사장들이 극단적인 논란을 이끌 정도로 박재범이라는 존재는 대단한지도 모르겠어요.

네이버 뮤직이 대단하지는 않지만 네이버라는 막강한 포털 사이트의 힘은 무시할 수 없지요. 그만큼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은 2010년의 인물에 뽑힌 그들이 내년에는 좀 더 긍정적이고 멋진 모습으로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