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25. 06:42

KBS 연예대상 강호동 누르고 김병만이 수상?

올 해 첫 방송 관련 시상식이 개최되네요. 연말에 연이어 진행되던 행사들이 KBS 연예대상만 며칠 앞당겨져 발표되면서 연말도 되기 전부터 시상식 분위기로 이끌고 있어요. 한 동안은 이경규의 대상 수상이 유력한 것으로 보였지만 김성민 파동으로 인해 이경규보다는 김병만이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어요.

KBS는 강호동을 다시 선택할까?



유재석이 강호동에게 밀릴 수밖에 없는 KBS에서 올 해도 가장 돋보이는 존재는 강호동이네요. 주말 가장 강력한 버라이어티 수장을 맡아 자신의 역할을 충분하게 보여주었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대상 수상은 당연해 보이네요. 

우선 KBS 연예대상 후보를 보면 '강호동, 유재석, 이경규, 김병만, 신동엽'이에요. 대부분은 그들이 후보에 올랐다는 사실에 긍정할 수밖에 없을 듯해요. 개인적인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그들의 후보 선정은 당연해 보이지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이경규의 대상 수상이 유력했어요. 나이를 잊고 새롭게 전성기를 맞이한 그에 대해 시청자들은 무척이나 호의적이었으니 말이지요. 그 이유는 역시 '남격'이 주는 이미지와 함께 하고 있었어요. 착한 버라이어티로 승승장구한 이 방송을 통해 다시 한 번 최고의 한 해를 보내는 이경규에 대한 기대와 만족이 높았기 때문이지요. 

문제는 김성민이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되면서 모든 것들이 흔들리기 시작했어요. '남격'이 그동안 보여주었던 감동이 한꺼번에 사라지기는 힘들겠지만 말도 안 되는 일로 함께 활동하던 멤버가 구속되며 그의 대상 유력설은 금이 가기 시작했어요. 개인적인 능력보다는 '남격'안에서의 어울림을 높게 샀던 많은 이들에게 김성민 논란은 '남격'만이 아닌 이경규에게도 재앙으로 다가왔어요.

추석 특집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특집은 바로 김병만의 원맨쇼였던 '달인'이었어요. 말도 안 되는 도전을 해서 기상천외한 웃음을 주는 '개콘' 달인의 주인공 김병만은 올 해로 3회 연속 대상 후보에 오르는 저력을 선보였어요. 그가 '개콘-달인'을 제외하면 거의 활동하는 것이 없기에 그에 대한 평가는 '달인'에 대한 평가와 직결된다고 볼 수 있겠지요.  

많은 이들은 김병만이 이젠 대상을 받을 때도 되었다는 평가들을 많이 해요. 여전히 최고의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고 있는 '개콘'의 상징이 되어버린 김병만이 KBS에 끼친 영향이 만만찮다고 여기고 있으니 말이지요. 전체적인 분위기 역시 김병만이 이번에는 대상 수상을 하는 것이 순리라는 이야기들도 하고 있어요. 더욱 추석 특집이 강렬하게 뇌리에 남아있는 이들에게는 '김병만=대상'이라는 등식은 더욱 자연스러워 보이지요.

강호동과 국민 MC 자리를 양분하고 있는 유재석에게 KBS는 힘겨운 자리임이 올해에도 명확해진 듯하네요. '해피투게더'를 진행하며 여전한 입담과 업그레이드 된 재미들을 선보이기는 하지만 강호동이나 김병만을 압도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말하기 힘든 게 현실이니 말이지요.

많은 언론들이 유재석이 제외된 '강호동-이경규-김병만'의 싸움으로 보는 이유도 KBS에 끼친 영향력 평가에서 이들보다 뒤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작년 다른 연예대상을 휩쓸었던 유재석이 KBS에서만큼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는데 올 해 역시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네요.

김병만이 유력한 대상 후보로 꼽히는 상황에서도 그럼에도 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은 강호동의 저력이에요. 강호동을 결코 쉽게 볼 수 없는 이유를 MC몽 사건 이후 보여준 능력에서 그대로 드러났지요. 국민 예능이라는 말까지 들으며 승승장구하던 '1박2일'이 위기에 빠진 것은 고의 발치 등 병역을 기피하기 위한 위법 행위를 저지른 MC몽 때문이었어요.

멤버가 하나가 줄고 안과 밖에서 위기론이 거세게 몰아치던 상황에서 흔들림 없이 그 자리를 지켜내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은 것은 다름 아닌 강호동이었어요. 만약 강호동이 아니었다면? 이라는 가설을 세워보면 그 위기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이라 감히 말할 수 있을 듯해요.

결코 쉽지 않은 상황에서 팀원들을 추스르고 자신보다 연배가 아래인 피디까지 챙기며 새로운 도전에 당당하게 맞선 그는 그전에 천편일률적으로 흐르기도 했던 '1박2일'을 완전히 바꿔버렸어요. 위기 상황을 기회로 만들어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 놓은 강호동의 능력은 대단했어요. 

씨름계에서 연예계로 와 다시 최고가 된 그가 위기 상황에서 임기응변으로 만들어낸 이만기 장사와의 리벤지 매치는 올 해 가장 기억에 남는 '1박2일' 중 하나일 정도로 대단한 이벤트였지요. MC몽 탈퇴 이후 보여준 강호동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팀원들이 더욱 열심히 할 수밖에 없도록 요구하며 전체적으로 '1박2일' 자체가 체질을 개선하며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게 해주었어요. 

MC몽 탈퇴 전까지는 강호동보다는 이경규나 김병만에게 대상을 줘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지만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강호동의 모습을 보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대상을 받을 수밖에 없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최소한 KBS에서 만큼은 강호동의 능력이 최대한 빛을 발했고 그로 인해 최고의 버라이어티로서 효자였던 '1박2일'이 새롭게 전열을 다듬고 발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대상 후보로서 손색이 없었어요.

최근 한국갤럽에서 조사한 올 한해 최고의 개그맨을 뽑는 행사에서 강호동이 유재석을 누르고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는 것 역시 많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는 없어보이네요. 대다수의 국민들의 의견이라 말하기는 힘들지만 표본조사에서 보여진 내용들이 유사한 결과를 도출하기 때문이에요.

김병만이 KBS에서 대상을 수상한다면 SBS에서는 이승기에게 대상을 주기가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지요. 강호동과 이승기 공동수상이라는 틀이 있지만 전체적인 상황에서 강호동에게 상을 줘야한다는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흐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그만큼 방송 3사에 대단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강호동, 유재석 이라는 존재는 올 해도 여전히 대단한 성과들을 올린 국민 MC들이었어요.

오늘 펼쳐질 2010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에 호명될 이가 누구일지는 아무도 알 수 없어요. 대상 후보 중 하나가 대상을 수상하는 것은 명확하지만 누구다 라고 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저마다의 장단점들을 모두 지니고 있지요. 그럼에도 조심스럽게 강호동이 대상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위기에서 빛난 그의 능력 때문이에요. 과연 오늘 연예대상은 누가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