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3. 06:41

이승기, 윤아 논란보다 흥미로웠던 세 가지 잘못된 선입견

<놀러와-이선희와 아이들>에 출연한 이승기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네요. 특히 오늘 방송에서는 골방 토크의 핵심 중 하나인 랭킹 조사가 있었기에 이승기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았던 거 같아요. 그가 현재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것을 원하는지 예측이 가능한 상황에서 핵심으로 거론되는 것은 '윤아'였어요.

이승기가 윤아를 정말 좋아할까?




이선희라는 가수가 보여주는 카리스마는 과거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네요. 그녀가 '섬집아이'를 부르는데 청아한 목소리에 나지막 하지만 사람을 끄는 목소리의 힘은 대단했어요. 마치 이선희의 음반에 실린 노래를 듣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매력적인 이 노래도 다른 사람이 부르면 전혀 다른 느낌이 날 수밖에 없음을 김원희가 증명해 주었지요.

이선희가 부르면 완벽한 '섬집아이'가 되지만 김원희가 부르면 '섬뜩아이'가 된다는 사실은 슬프지만 엄연한 사실이기도 하지요. 동요뿐 아니라 락에 심취했었던 고등학교 시절을 회상하며 락 넘버를 부르는 그녀의 모습은 서정성을 버린 완벽한 락커의 모습이었어요.

스튜디오가 흔들릴 정도로 우렁찬 목소리는 그녀가 가진 장점이기도 하지요. 이선희가 가장 존경하는 선배이고 롤 모델이라는 송창식의 '한 번 더'를 부르는 장면은 오늘의 하이라이트였어요. 송창식의 원곡과는 너무 다른 완벽히 서정적인 이선희의 노래가 2절로 넘어가며 폭발하는 과정은 모두가 일어서 박수를 칠 수밖에 없도록 했어요.

노래를 위해서 살아왔고 그렇게 살고 싶은 이선희의 모습은 일상의 모습에서도 그대로 드러나지요. 목에 무리를 줄 수 있는 자극적인 음식도 먹지 않고 술도 입에 대지 않는 그녀의 모습은 천상 가수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하네요.

많은 이들은 여전히 이승기가 휴대폰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하죠. 데뷔 8년 차인 이승기가 초기에는 휴대폰 없이 활동에만 전념했었는데 당시 그런 모습 때문에 여전히 이승기에게는 휴대폰이 없다고 생각해 전화번호를 물어보지 않는다며 아쉬워하는 이승기의 모습에 그 역시 사랑을 하고 싶은 청년임을 느끼게 하지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인간의 섭리인데 이승기만 이를 어기며 역행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고등학교 시절부터 현재까지 연예인으로 살아오면서 가장 왕성하게 이성을 찾을 나이에 스스로를 억제하며 연예인으로서의 삶에는 집중했던 그가 방송을 통해 이성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모습은 당연해 보이기도 해요.

<1박2일> 외국인 노동자와 함께 여행을 했을 때도 여자 친구에 대한 간절함을 농담처럼 던진 것을 보면 이승기에게도 연애 경험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란 생각을 하게 하네요. 휴대폰에 저장된 여자 연예인이 함께 연기했었던 '신민아, 한효주, 문채원'라는 말과 함께 많은 이들이 한 숨을 쉰 것은 그 세 명이, 삼백 명을 넘어선다는 생각 때문이겠지요.

흥미로웠던 이승기의 술버릇도 화제였어요. 그도 술을 마실까라는 의구심은 모두 풀어졌지요. 제법 술을 마신다고 고백하는 그는 홍경민의 필름 끊긴 경험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이야기를 했어요. 친구 생일에 술을 마시고 집에 와서 잠을 잤는데 노래방 이야기가 생각이 안 났다며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지요.

더 재미있었던 것은 술버릇 중 가장 고약한 것으로 꼽는 무한반복이 승기에게는 노래로 이어진다는 것이지요. 남들은 같은 말을 무한 반복하지만 승기는 자신이 부르고 싶었던 노래 2곡 정도를 계속해서 부른다고 해요. 술에 취했으면서도 "제가 부르고 싶은 곡이 있었는데 불러도 되겠습니까"라며 예의를 갖추고 노래를 하는 그의 모습이 최소한 싫지는 않을 거 같네요. 술주정도 귀여운 그는 참 많은 것을 가진 존재인 것만은 사실이니 말이에요.

여전히 이승기는 중 고등학교 친구들과 놀 때는 자신이 연예인이라는 모습을 모두 버리고 신나게 논다고 해요. <1박2일>을 하면서 서울 곳곳의 맛집과 데이트 장소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음에도 여자친구가 아닌 동성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게 안타깝다는 스승 이선희의 이야기에는 아쉬움이 짙게 배어 있었지요.

과거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잘나가는 연예인이라는 허식 없이 오랜 친구들과 허물없이 지내고 있는 이승기의 모습은 그가 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지를 잘 보여주네요. 대단한 스타가 되었다고 변하지 않고 여전히 자신의 일반인 친구들과 평범하게 지내는 그의 모습은 좋아할 수밖에 없게 하지요.

자연스럽게 이승기의 이상형으로 넘어가면서 '윤아'가 언급되었어요. 이선희가 소녀시대 윤아를 보면서 "정말 예쁘지 않니"라는 말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이상형에 대해서 자신도 윤아가 좋다는 식으로 마무리되었지요. 이런 상황들을 '이승기가 윤아를 좋아 한다'로 확대해석하면 문제가 있을 듯하지요.

이미 이승기와 윤아의 섬씽 만들기는 <강심장>에서 노골적으로 시도되기도 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언급이 되었다는 것은 그들 간의 관계가 그저 피상적인 이상형일 뿐 현실적으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관계는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하지요.

이승기가 이성에 대한 관심이 많고 누군가와 열애를 하고 싶은 생각이 있음은 <놀러와>에서도 그대로 드러났어요. 그 대상이 누구일지는 이승기 본인만이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여전히 어떤 이성과도 가깝게 지내지 않고 있다는 것만이 드러난 셈이네요.

이선희가 이야기를 하듯 데이트하기 좋은 모든 장소를 알고 있음에도 중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다니고 있는데 그가 이성을 사귀고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 될 수밖에는 없겠지요. 아니면 철저히 숨긴 채 이중생활을 하고 있는지도 알 수는 없지만 최소한 그가 보여준 모습 속에 그런 이질적인 부분은 보이지 않네요.

이승기 스스로도 어린 시절부터 연예인 생활을 해서인지 자신도 모르게 방어기재가 작동을 하고 있다는 말은 그가 이성과의 관계가 쉽지 않은 이유로 떠오르지요. 자연스러운 만남을 가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생각하고 이로 인해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그의 연애 생활을 방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도 들어요.

너무 반듯하고 모든 것을 갖춘 이 남자가 연애를 하지 못하는 것은 홍경민이 이야기 한 "아들 삼고 싶은 연예인'이기 때문은 아니에요. 그렇다고 뭔가 시작하면 집요하게 하는 성격이 그의 연애를 방해하는 것도 아닌 거 같아요. 그의 연애를 방어하는 것은 바로 이승기 자신임이 분명한 것은 스스로 이야기한 방어기재는 누군가에 의해 강제로 주입되기 보다는 스스로 제어해야만 한다는 중압감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 일거에요.

데뷔초기 연예인으로서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것들에 대해 알아가면서 그가 반듯한 연예인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도와준 소속사와 이선희에 의해 연예인이라는 기준이 성립되었고 그런 기준이 현재의 이승기를 만들었지만 결과적으로 연애를 하기도 힘든 상황을 만든 것은 아닐까란 생각을 하게 하네요.

스스로를 자신은 쉬운 남자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이승기는 쉽고 싶지만 결코 쉬운 남자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하네요. 매력이 너무 완벽해보이기에 매력이 반감되는 상황은 그가 풀어야 할 숙제일거에요. 스스로 먼저 다가가고 편하게 생각하지 않는 한 이성과의 관계를 만들어가고 열애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테니 말이에요.

여자들이 자신에게 가지는 잘못된 선입견 세 가지를 심사숙고해서 밝힌 이승기는 사랑하고 싶어 하는 남자였어요. 24살 신체건강하고 매력적인 이 남자가 이성에 관심 있고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에요. 만인의 연인이 되어버린 이승기. 모든 여성들이 이승기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이게 독이 되어 이승기가 외롭게 되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도 해보게 되네요.

진정 이승기를 사랑한다면 이제 이승기가 멋진 연애를 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봐요. 자신의 틀 속에 가둔 채 그가 영원히 박재된 이미지로 살아가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그의 사랑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모두의 연인에서 누군가 진정 사랑하는 사람의 연인이 되고 싶은 남자 이승기. 그가 올 해에는 멋진 사랑을 하는 20대 청년 이승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그도 이제 마음껏 사랑을 하고 그 사랑의 깊이와 아픔을 깨달을 나이도 되었으니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