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4. 09:49

보스를 지켜라 1회-최강희 코믹함 속에서도 빛난 김재중, 연기 합격점 받았다

코믹함으로 무장한 <보스를 지켜라>는 사회적인 문제까지 끄집어들이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어요. 지성인 전작과는 전혀 다른 코믹함으로 주목을 받았고, 최강희는 그녀만이 보여줄 수 있는 코믹 연기로 합격점을 받았어요. 많은 이들이 기대했던 김재중 역시 안정적인 연기로 합격점을 줘도 좋을 정도였네요.

보스를 지키는 최강희, 그녀에게는 김재중이 있다




<보스를 지켜라> 첫 회는 최강희를 위한 회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어요. 보스를 지켜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는 그녀가 어떤 존재이고 어떻게 살아왔느냐가 중요할 수밖에 없기에 첫 회는 최강희를 중심으로 진행되었지요. 학창시절 껌 좀 씹었고 친구를 위해서라도 사지도 마다하지 않는 열혈 고딩이었던 그녀는 마음잡고 공부라는 것을 해보려 했지만 말도 안 되는 대학 등록금에 분노해야만 했어요.

 

시작과 함께 남자들을 상대로 뒤지지 않는 싸움 실력을 보여주는 장면은 그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를 예측할 수 있게 해주었지요. 이런 그녀가 취업에 성공하는 것은 쉽지 않았지요. 스펙도 남들과 비교되는 그녀가 취업에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은 당연했어요.

면접에서 자신에게는 질문조차 하지 않는 상황은 우리의 현실 그대로이지요. 학력제한이 없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가 면접관이 자신들이 정한 기준에서 미달하는 이들에게는 질문조차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지요. 이런 높은 문턱에서 남들과 비교해서 월등하지 못한 실력으로 넘어서기에는 너무 높은 곳일 수밖에는 없었어요.

그런 그녀에게도 서광이 비치고 취직에 성공했다는 전화를 받고 찾아간 곳은 다름 아닌 사채업자였어요. 마음이 내키지 않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스스로를 다독이는 그녀는 그나마 취직에 성공했다는 생각이 마음이 뿌듯할 뿐이에요. 

재벌 3세이지만 뭐 하나 잘 하는 것이 없는 차지헌은 폭력적인 아버지에 주눅 들어 대인기피증과 극심한 결벽증까지 앓고 있는 존재에요. 실무적인 일들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재벌 3세라는 이유로 회사를 물려받아 살아갈 운명의 지헌은 한심스러운 존재이지요.

중요한 피티에서도 병으로 인해 혼란스러운 상황이 그의 정상적인 보고도 힘겹게 하지요. 이런 상황은 술집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었어요. 술집 종업원이 자신에게 친한 척을 하는 것도 보기 싫어했고 부하 직원의 악수마저 힘겨워하며 바로 닦아내는 그는 편집증세까지 보이고 있었죠. 

그런 그가 결정적이며 운명적인 여자를 만나게 된다는 점에서 그 술집은 중요한 장소일 수밖에 없었네요. 사채업자의 사무실에 취직해 룸으로 취직 술자리를 가진 은설은 자신에게 추근대는 사장이 못마땅해요. 술만 먹으면 추행하고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잠자리를 요구하는 직장 상사의 모습처럼 사채업자는 자신을 시작으로 함께 취직에 성공한 여성을 추행하기에 정신이 없지요.

이런 상황을 참지 못하는 은설은 화장실까지 사장을 찾아가 호되게 그를 나무라며 자신이 첫 합격한 직장을 첫 날 때려치우고 말았어요. 문제는 사채업자가 부하들을 시켜 은설을 잡아오라고 시킨 것이지요. 학창시절 한 가닥 했던 은설은 어설픈 남자 깡패 정도는 쉽게 손볼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있었지요.

마침 룸 복도에서 우연히 마주친 지헌과 한 패처럼 행동하며 적의 무리에 맞서 싸우던 은설은 지헌을 남겨둔 채 도망치는데 성공했지요. 이런 상황에 홀로 남은 지헌은 깡패들에게 둘러쌓여 맞을 수밖에 없었고 은설의 구두만을 얻은 채 비서에게 신데렐라를 찾듯 구두의 주인을 찾아오라는 명령을 내리게 되요.

아들이 맞고 들어왔다는 사실에 분노한 지헌의 아버지는 깡패들을 수소문해 찾아내 직접 폭행을 하게 되고 지헌의 비서는 술집에서 이런 이야기들을 하는 과정 중에서 옆자리에 있던 기자에게 들켜 기사화되고 말지요. 이 사건은 일파만파 커져 사회 문제로 비화되고 실형 위기까지 놓이며 비서는 퇴직하고 지헌은 해외로 도망을 가버리게 되지요.

지헌과 은설이 철저하게 코믹함으로 승부한다면 김재중이 맡은 차무원은 시종일관 진중한 모습을 보여주지요. 지헌과는 비교될 정도로 완벽한 존재인 무원은 지헌의 아버지인 차회장과는 좋은 관계가 아니에요. 차회장의 형의 아들로 차회장의 욕심으로 인해 일찍 돌아가셔야만 했던 사실도 그들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수밖에 없었지요.

당연히 무원의 어머니와 차회장의 관계는 견원지간이 될 수밖에는 없었고 차회장이 폭행 사실로 검찰에 불려가는 장면을 보며 마음 아파하지 않고 통쾌해하는 것도 당연했어요. 지헌으로서는 자신과는 너무 비교되는 완벽한 존재인 무원에게 불안함을 느끼고 시기하는 것도 이해할 수밖에는 없지요.

같은 재벌 3세이지만 실권을 가진 아버지를 둔 지헌은 정신 차리지 못하고 말썽만 부리고 다니고, 실권을 잃었지만 완벽한 남자인 무원은 실무적인 일에서 회사를 지배하는 실질적인 후계자였으니 말이에요. 그런 그가 말썽꾸러기 지헌을 위해 은설을 비서로 뽑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어요.

사회가 이야기하는 실력은 없지만 자소서에 적힌 솔직한 이야기 속에 그녀의 절박함이 있었고 그런 절박함은 지헌을 보필하는 비서로서는 중요한 덕목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이지요. 자신이 이런 재벌 그룹 비서실에 뽑혔다는 사실에 당황해서 자신을 뽑아준 차무원에게 왜 자신을 뽑았느냐며 질문하는 은설의 모습은 귀엽기까지 했어요.

신데렐라가 제 발로 찾아온 형국이 된 상황에서 벌어질 다양한 이야기들이 벌써부터 기대하게 만드네요. 이미 연기력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지성과 최강희의 연기는 코믹 속에서도 화려하게 빛났지요. 여주인공들이 항상 민폐만 보이던 것과는 달리, 강한 여성상에 탄탄한 연기력까지 더해지니 최고가 될 수밖에는 없었어요.

지성 역시 전작에서 무게감 있는 연기를 했던 것과 달리 너무 가벼워 날아갈 것 같은 연기를 완벽하게 해내며 역시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게 했네요. 국내에서는 처음 드라마 연기를 시청자에게 선보인 김재중 역시 지성과 최강희 못지않은 탄탄함으로 합격점을 받았어요.

지성과 최강희가 가벼운 성격으로 코믹함을 책임지고 있다면 차무원이라는 역할을 맡은 김재중은 진중한 모습으로 균형을 맞춰야만 했어요. 시종일관 진지함으로 코믹한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균형을 잡아나가는 김재중의 모습은 흥미로웠지요. 배역이 주는 매력과 함께 대사에서도 무난하게 자신의 감정들을 소화하고 제시하는 과정들이 보기 좋았어요.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그러하듯 국어책 읽는 발음과 어설픈 연기들을 재중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도 그가 합격점을 받을 충분한 이유가 되지요. 이런 상황에서 출연 분량이 지성과 최강희에 비해 적기는 했지만 등장하는 장면에서 완벽하게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낸 재중의 모습은 그걸로 충분했네요.

국내 드라마 첫 출연으로 부담감도 많았을 텐데 큰 무리 없이 모든 것을 해낸 김재중은 결코 쉽지 않은 데뷔를 성공적으로 해냈네요. 시작과 함께 좋은 시청률을 보인 것도 이후 성공을 예감하게 했고 민폐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도 <보스를 지켜라>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게 했네요.

지성과 최강희와 달리 의심의 눈초리도 김재중의 연기를 보셨던 분들에게는 흠잡을 데 없는 그의 연기에 어떤 반응을 했을까요? 유천에 이어 안정적인 드라마 입성을 하게 된 재중의 연기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을 듯하네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는 없다고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재중의 노력은 드라마 속에서 화려하게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