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 17. 23:52

퍼시픽 1회-BOB의 전설이 다시 시작 된다

지난 2001년 HBO에서 만든 <밴드 오브 브라더스 Band of Brothers>는 TV 미니시리즈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주며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작품입니다. 단순한 전쟁이야기에서 멈추는 것이 아닌 전쟁에 참여한 군인들을 통해 전쟁의 참상을 잘 전달했던 이 작품이 9년만에 속편으로 제작되었습니다.

BOB의 전설은 퍼시픽으로 다시 시작된다


전쟁 드라마의 신기원을 작성했던 <밴드 오브 브라더스 Band of Brothers> 이야기가 전하는 재미뿐 아니라 리얼한 전쟁장면들이 주는 역동적인 재미도 놓칠 수 없었습니다. 그에 비하면 <퍼시픽 Pacific>은 초반 이라 그런지 전쟁보다는 전쟁에 참여한 전사들의 감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미국 현지에서 3회까지 방송된 이 작품은 총 10부작으로 기획되어 매주 일요일 방송되고 있습니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 Band of Brothers>의 각본을 썼던 브루스 C. 맥케나가 다시 참여하며 전작과의 연결점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톰 행크스가 제작자로 참여하고 있는 이 작품에 대한 기대는 미국 현지만이 아닌 국내 미드 팬들 사이에서도 엄청난 반항을 일으키고 있지요.

시작은 1941년 크리스마스가 가까운 시점 진주만 공습을 받고 2차 세계대전에 본격적인 참여를 결정한 미국은 해병대원들을 모으고 전투 참여를 준비합니다. 주인공들인 일명 교수로 불리우는 로버트 렉키는 마음에 두었지만 프로포즈도 하지 못한 여인을 두고 입대를 합니다.

부잣집 아들 유진은 심잡음이 있어 해병 지원을 하지 못하는 18살 소년입니다. 절친한 친구인 시드니와 함께 입대해 조국을 위해 싸우고자 하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함께 입대하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합니다.

대한민국과 중국 동남아시아등을 점령해가도 일본은 하와이 진주만을 공습하고, 미국의 유럽행을 가로막기 위해 호주의 코 앞인 솔로몬 제도의 과달카날 섬에 비행장을 짓고 있습니다. 당연히 미국 항공기들의 급유지가 일본의 소유가 되면 미국은 태평양을 모두 빼앗길 수밖에 없기에 일본이나 미국에게는 전략적 요충지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섬에 도착한 그들은 여유로운 해변의 모습을 보며 유유자작하며 적들이 숨어 있다는 밀림으로 들어섭니다. 어두운 저녁 가까운 바다에서는 마치 폭죽놀이라도 하듯 해전이 벌어지고 다들 미국이 일본에 한방 먹이고 있다는 생각에 즐거워합니다.

그러나 일본에 완패를 당해 미군들은 급하게 후퇴하고 보급선은 식량과 무기를 가득 실은 채 침몰하고 섬에 장병들만 남겨둔 채 주변은 일본군들의 수중에 들어갑니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아군을 적군으로 오인해 사망자가 나오고 보이지도 않는 어둠 속에서 일본군과 첫 대전을 펼칩니다.

수없이 날아다니는 포탄과 총알들로 적과 아군들이 수없이 죽어나가며 첫 전쟁에 참여한 이들에게 참혹함이란 무엇인지를 알게 해줍니다. 아침이 되어 눈앞에 펼쳐진 엄청난 숫자의 적군 시체들은 경악하게 만듭니다. 생존한 일본군을 도우러간 미군들과 함께 자살 폭탄을 터트리는 일본군. 잔병들과 싸우다 홀로 남은 일본 병사를 마치 게임이라도 하듯 총을 쏘는 아군들의 모습을 보고 교수라 불리우는 로버트는 죽여버립니다.

전쟁이 만들어 놓은 비인간성이 그들을 점점 괴물로 만들어가고 있음을 느끼게 되는 로버트의 시각은 <퍼시픽>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를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그 누구도 원하지 않았지만 전쟁이라는 소용돌이에 빠져버린 미군과 일본군의 죽어야만 끝이나는 이 전쟁속에서 인간은 그저 누군가의 소모품일뿐 생명체로서의 가치는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그렇게 퍼시픽의 1회는 습기차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긴장감이 극대화된 전장에서 점점 전투에 익숙해져 가는 병사들이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되었습니다. 케이블 방송의 명가 HBO와 스필버그로 대표되는 드림웍스가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팬들에게는 즐거운 일이겠지요.

실제 릴들과 참전 용사들의 인터뷰를 실어 사실성을 극대화하고 목탄으로 주인공들의 얼굴을 스케치 하는 장면을 통해 전쟁 영화의 새로운 느낌을 전달해주는 인트로 영상만으로도 <퍼시픽 Pacific>은 멋진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