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2. 25. 19:27

변호인 300만 송강호만이 아니라 임시완 곽도원도 존재했다

영화 '변호인'이 벌써 300만을 넘어섰습니다. 아무리 영화를 폄하하고 방해해도 국민들의 발길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일주일 만에 300만을 넘긴 '변호인'은 천 만을 넘긴 영화들의 흥행 스코어를 넘길 수 있는 작품으로 기대 받고 있다는 점에서 과연 천 만 관객이 언제 달성될지도 궁금해집니다. 

 

 

2천 만 관객을 동원한 배우 송강호가 영화의 일등공신이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배우가 뛰어나고 능력이 있다고 해서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 점에서 300만 관객을 동원하고 있는 이 작품의 성공 요인은 영화가 담고 있는 진정성 때문일 겁니다.

 

국가 권력이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건을 조작하고 이를 통해 무고한 시민들을 억압하고 감옥으로 보낸 이 황당한 사건은 누구라도 분노할 수밖에 없는 사건이었습니다. 조작 사건을 철저하게 권력에 의해 만들어졌고, 그렇게 만들어진 사건은 결국 자신과 가족만을 생각하던 한 변호사를 인권 변호사로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그 인권 변호사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대통령까지 올라선 입지전적인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 영화는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는 아닙니다. 부림 사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부림 사건은 위에서도 언급을 했듯, 당시 총칼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이 자신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무고한 시민들을 간첩으로 몰아간 이 사건은 당시에는 일상적인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故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국가 반란죄로 사형선고를 받을 정도로 당시에는 지금처럼 '종북놀이'와 다름없는 간첩단 조작 사건으로 자신에게 대항하는 세력들을 제거하는데 여념이 없었다고 합니다.

 

분명 이 영화의 핵심이자 사건을 이끌어가는 핵심은 분명 고인이 된 노무현 전 대통령입니다. 세법 전문 변호사로 활약하며 큰 성공을 거두었던 그가 멀리하던 사회 문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던 부림 사건은 그래서 중요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당시의 시대상이 현재의 우리 모습과 너무 닮아 있어 놀랄 정도입니다. 많은 이들이 극장을 찾는 이유도 어쩌면 이런 이유 때문일 겁니다. 지난 정권부터 현 정권까지 대한민국의 유행어가 된 것은 '종북놀이'입니다. 재미있게 놀이를 붙이기는 했지만, 이는 과거 독재시절 간첩단 조작 사건과 다를 것이 없다는 점에서 씁쓸하기만 하지요.

 

과거 국민을 억압하던 권력이 지금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관객들은 그렇게 극장을 찾아 과거 가장 낮은 사람의 편에 서서 국민들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진 한 사람의 모습에 감동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국민 배우 송강호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놓칠 수 없는 존재는 바로 부림 사건의 희생자이자 국밥집 아들로 등장하는 임시완과 잔인한 경찰로 등장하는 곽도원입니다.

 

아이돌이지만 '해품달'을 통해 뛰어난 존재감을 보인 임시완은 이 작품을 통해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국밥집 아들로 그저 돈만 쫓던 변호사 송우석에게 자신이 얼마나 바보처럼 살고 있는지를 느끼게 해준 인물로 등장했습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동창들과 술을 마시고 싸움이 난후 나온 계란으로 바위치기에 대한 이야기는 무척이나 중요하게 다가왔지요.

 

조작사건에 연루되어 갑작스럽게 잡혀가 잔인한 고문을 당하는 연기는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물고문과 폭행이 일상이 된 상황을 그대로 연기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더욱 피골이 상접하고 헐벗은 모습으로 아이돌이라는 직업의 한계를 넘어 모든 것을 내던진 임시완의 연기는 압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임시완을 잔인하게 폭행하고 어긋난 정의감과 국가관으로 똘똘 뭉친 차경감으로 등장한 곽도원의 연기도 최고였습니다.

 

정말 죽이고 싶을 정도로 싫은 존재인 차경감을 완벽하게 소화한 곽도원이 아니었다면 다른 이들의 연기 역시 크게 돋보일 수 없었다는 점에서 곽도원과 임시완의 연기는 '변호인'이 큰 흥행 성공을 거둘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크리스마스 전날까지 247만 여 만명이 들었던 '변호인'은 크리스마스를 이용해 오후 3시에 300만을 넘기며 엄청난 흥행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하루 만에 60만이 넘는 관객들이 몰리는 '변호인'은 이제 국민들이라면 모두 봐야만 하는 당연한 영화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흥행을 목적으로 한 영화가 아니라 정의란 무엇인지를 되묻게 하는 이 영화는 필견의 영화가 되었습니다. 국가 권력의 횡포가 얼마나 중요하고 무서운지 이 영화는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억지로 주제를 강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사회 정의를 이야기하는 '변호인'은 정말 대단한 영화입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만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가며 국가 권력의 잘못에 대항해왔던 수많은 시민들에게 이 영화는 분명 소중하고 중요한 영화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준 송강호와 곽도원, 그리고 임시완 등 자신을 던진 이들의 열연 역시 결코 잊지 못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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