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8. 14:02

싸이 공식사과가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는 이유

싸이가 무슨 일로 공식사과를 했는지 궁금한 이들도 많을 듯합니다. 오전 미 언론에서 과거 싸이가 반미 노래를 불렀다면 강도 높게 비판했다는 기사에 대응하는 사과라는 점에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가 세계적인 스타로 발 돋음 했고, 미국에서 내년 새로운 앨범을 발매해 본격적인 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그에게 사과가 필요했을지는 모릅니다. 

 

미선 효순이 사건과 관련된 건강한 비판이었다는 점에서 싸이의 공식사과는 이런 자신의 행동을 가해자인 미국에 사과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황당하게 다가오네요. 가해자인 미군들의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사과와 사고 재발을 약속하고 실행해야 함에도 피해자인 우리가 사과를 한다는 사실은 황당하게 다가오니 말입니다.

 

굴욕적인 싸이 사과 속에 미군의 잘못은 존재하지 않았다

 

 

 

 

싸이는 누가 뭐라 해도 올 한 해 가장 바쁜 인물이었습니다. 타임지에서 뽑는 올해의 인물 후보 중 하나가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존재감이 어느 정도인지는 분명하니 말입니다. 그런 싸이가 대한민국을 알리는데 혁혁한 공헌을 했다는 사실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대한민국 대중문화인 중에서 가장 유명한 존재가 된 싸이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요. 그런 그에 대한 믿음 역시 단단했고, 내년 새로운 앨범으로 세계적인 가수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 역시 동일합니다.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승승장구하던 싸이에게 큰 문제가 닥친 것은 다름 아닌 과거 그가 불렀던 노래 때문입니다. 미국의 언론 비평매체인 '미디어에이트'는 싸이가 과거 미국을 비난하는 노래를 불렀다며 그를 반미주의자로 몰아가는 기사를 내보냈지요.

 

"싸이가 2002년 여중생 두 명이 미국 탱크에 치어 사망했을 당시 미군주둔 반대집회에 참석했고, 2004년 이슬람 극단주의와 미군반대 시위에서도 '친애하는 미국에게'(Dear Ameraca)를 불렀다"

 

넥스트의 '디어 아메리카'를 불렀던 싸이에 대해 반미주의자로 낙인찍으며 그런 그가 미국에서 활동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은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물론 그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자신들을 욕하면서 자신들의 시장에서 성공한 싸이가 이상하게 보일 수가 있으니 말이지요.

 

하지만 그렇게 분노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 직접적인 언급이나 사과는 하지 않은 채 그런 분노만이 문제라고 지적하는 것은 황당할 뿐입니다. 당시 여중생 두 명을 죽인 미군의 태도는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더욱 소파협정을 앞세워 잔인하게 여중생을 죽인 미군에 대한 처벌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건에 대해 사과해야만 하는 이는 싸이가 아닌 미국이라는 사실이지요.

 

과거 이런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 노래를 불렀던 싸이에 대해 반미주의자로 몰아붙이며 비난하는 일부 미 언론의 행태가 황당한 것은 분명합니다. 그저 흘러가는 수준이 아니라 점점 확대되어 간다는 점에서 싸이가 빠르게 사과를 통해 논란을 잠재운 행동 자체는 시의 적절했다고 보입니다.

 

"내가 불렀던 노래의 가사로 고통 받은 분들께 매우 죄송스럽다. 사과를 받아주셨으면 좋겠다"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 미국에서 공부하고 산 시간은 내게 매우 큰 의미가 있다. 나는 세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희생하는 미군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다. 내가 8년 전 피처링을 했던 노래는 이라크 전쟁과 두 한국 소녀들을 죽인 것에 대한 깊은 감정적 반응이었다. 그것은 당시 다른 전세계의 사람들이 공유하던 일종의 반전(反戰) 감정이었다"

"나는 표현이 자유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표현의 적정한 언어에는 한계가 있음을 배웠다. 나는 이 가사들이 번역 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나는 영원히 그 단어들이 만든 고통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할 것이다"

"나는 최근 몇 달 간 제이 레노 쇼를 비롯해 미군 앞에서 공연을 하는 것을 영광이라고 생각해왔다. 나는 미국인들이 내 사과를 받아주길 바란다. 우리가 자신의 견해를 표현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나는 내가 사용한 선동적이고 부당한 언어들에 대해 깊이 후회 한다"

"내 음악을 통해 나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려고 노력한다. 나는 음악을 통해 전 세계 모든 사람들과 인류의 문화가 하나로 모일 수 있음을 배웠다. 나는 당신들의 용서를 바란다"

문제는 싸이의 사과문 속의 내용이 무척이나 굴욕적이라는 사실이다. 굴욕과 함께 더욱 큰 문제로 다가왔던 것은 미선 효선이의 죽음에 대한 분노마저도 잘못이라고 오인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미국에서 활동하기 위해 그들에게 자신의 행동 중 잘못된 부분에 대해 정정하고 사과하는 것은 당연하지요.

 

사과를 하는 입장에서 미국을 추켜세우고 그들이 지향하는 가치를 의미 있게 부각시키는 것 역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미국인들의 감정에만 충실했다는 사실입니다. 사과를 하는 대상에 충실한 것이 잘못은 아니지만 상대의 잘못에 대해서도 모든 것들이 잘못되었다는 듯한 표현으로 무조건 사과하는 것처럼 다가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으니 말입니다.

 

싸이가 자신의 음악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주려 노력한다는 이야기는 당연하게 다가옵니다. 그런 음악의 힘을 이번 '강남스타일'의 성공을 통해 충분히 느낄 수도 있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싸이가 추구하는 음악 역시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음악이기를 바란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문제는 미선이와 효선이를 잔인하게 죽인 미군의 행동에 대한 비판까지도 잘못으로 포장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지요. 이런 미군의 잘못은 현재까지도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지요. 점령군이라도 되는 듯 한국 국민들을 폭행하고 살인하는 미군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도 제대로 된 반성이나 처벌도 받지 않는 그들에게 분노하는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싸이의 비굴해 보이는 사과는 분노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싸이 씨의 입장은 반미(反美)가 아닌 반전(反戰)시위였고 애도에 대한 표현이었는데, 이를 마치 반미로만 현지에서 확대 해석되는 것에 대한 해명이었다. 공연 자체가 아닌 과도한 단어 사용으로 상처받는 사람이 생길 수 있는 여지에 대한 사과일 뿐이다"

논란의 확산되자 싸이 소속사에서는 급하게 싸이의 사과에 대한 정의를 내렸습니다. 미 언론의 왜곡된 시선에 대한 해명이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더욱 공연 자체가 아닌 과도한 단어 사용에 대한 사과일 뿐이라는 그들의 이야기가 반가우면서도 씁쓸한 것은 싸이의 공식사과에 별첨처럼 소속사의 변명이 따라와야 한다는 사실이지요.

 

공식사과에 소속사가 추가 언급해 설명해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는지 아쉽기만 합니다. 싸이가 과도한 언어를 통해 자극적인 방식으로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었던 내용들에 대해 사과하는 것은 적절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과의 내용 중에 소속사가 언급하는 내용은 존재하지 않은 채 오직 일방적인 사과만 존재한다는 사실은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어떤 말로도 모두를 이해시키고 만족시키기 힘든 사안이라는 사실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억울하게 죽어간 피해자들을 생각해보면 싸이의 일방적이고 굴욕처럼 다가오는 사과는 아쉽기만 합니다. 그렇게까지 굴욕적인 방식으로 일방적인 사과만이 정답이었는지 말입니다. 싸이가 여전히 잘 되기를 바라는 입장이지만 이번 사과와 관련한 내용에 대해서는 아쉽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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