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4. 13:10

아들 녀석들-뭉클했던 마지막 1분 서인국의 진가가 드러났다

서인국의 새로운 드라마인 '아들 녀석들'에서 그가 보여준 연기는 대단하네요. 국민 드라마라고 이야기를 들었던 '응답하라 1997'에서 지고지순한 사랑을 하던 그가 새로운 드라마에서는 지독한 바람둥이로 변신해 놀라움을 주었네요. 극과 극의 경계를 농익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기만 하네요.

 

대책 없는 바람둥이가 개과천선을 하는 과정은 매력적으로 다가오기도 하지요. 그런 점에서 오늘 방송에서 보여준 서인국의 마지막 모습은 흥미로울 수밖에는 없었지요. 이혼한 아내에 애정을 가지는 어머니와 그런 사실에 부담스러워하는 전 부인을 위해 의도적으로 만든 상황에서 보여준 서인국의 서글픈 표정은 그가 왜 주목받는 연기자인지를 잘 보여주었네요.

 

연기자 서인국, 그의 진가를 보여준 마지막 1분

 

 

 

 

유씨 집안 세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아들 녀석들'은 보면 볼수록 흥미로운 드라마인건 분명합니다. 큰 아들인 치과의사 현기와 작가인 둘째 민기, 골프 레슨을 해주는 승기가 바로 그 세 아들이지요. 상처하고 죽은 부인만을 생각하며 살던 FM 현기가 갑자기 자신처럼 상처한 남편을 보내고 아들을 키우고 사는 인옥과 인연을 만들며 새로운 사랑은 시작되지요.

 

 

사랑은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는 것인데, 불륜도 아닌 상처한 며느리가 다른 남자를 사랑하게 된 것이 문제는 아니지요. 물론 함께 살면서 아들을 기억할 수 있는 수단으로 며느리가 큰 의미로 자리 잡은 것은 분명하지만, 법률적으로 남남인 과거의 시아버지가 인옥에게 그렇게 대하는 모습은 부담스럽게 다가오기도 했네요. 이성적으로는 놔줘야 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감성적으로 여전히 아들이 사랑한 여자로 기억하는 시아버지의 마음도 이해 못할 것은 아니니 말이에요.

 

사랑의 도피처럼 되어버린 이 상황은 현기와 인옥이 본격적인 사랑을 시작하게 만들었어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쫓겨난 인옥과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준 현기는 둘 만의 여행을 가지요. 낯선 곳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그들이 자신들이 품고 있던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는 과정은 의외로 담백하면서도 흥미로웠네요. 평생을 모범생으로 살았던 현기가 인옥을 안고 잠이 든 모습은 순수함의 극치로 다가오기도 했으니 말이지요.

 

둘째인 민기와 평생 친구인 강진, 그리고 약혼녀인 신영의 뒤틀린 관계는 씁쓸했지요. 사고가 나서 위험에 빠졌던 신영을 발견한 두 친구. 그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후속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어버린 강진. 그런 그를 잊지 못해 귀국한 후 강진과 결혼을 약속한 신영의 곁에는 감정을 정리하지 못한 민기가 있었지요.

 

 

자신도 신영을 진이 못지않게 좋아하지만, 감히 내색할 수도 없는 감정이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자꾸 이어지는 관계로 인해 신영이 자신의 비밀을 알게 되고 그들의 관계는 순식간에 진이의 어머니이자 형의 과거 장모님에게까지 알려지게 되지요. 모든 것이 드러난 후 홀로 여행을 떠난 곳에서 의도하지 않게 유리를 만나면서부터 민기의 삶도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민기 몰래 차 트렁크에 타고 서울까지 올라온 유리로 인해 관계가 복잡해지기 시작했으니 말입니다. 진이는 오랜 친구를 잃지 않으려 민기의 사무실을 신영과 찾지만, 그 과정에서 유리가 등장하며 그들의 관계는 새로운 상황으로 변하기 시작했어요. 민기를 사이에 둔 새로운 삼각관계가 구축되며 다양한 볼거리를 만들어 준 셈이지요.

 

주말이나 일일 드라마가 그러하듯, 이들의 관계는 복잡하게 얽혀있지요. 인옥의 시누이인 송희가 현기의 동생인 승기를 좋아하고, 현기의 과거 매제였던 진이의 약혼녀와 동생인 민기가 얽히면서 복잡해지는 상황은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더욱 현기와 인옥이 사랑하는 관계가 되면서 이들의 관계는 더욱 복잡해졌으니 말이지요.

 

돈 많은 정숙의 남편이자 바람둥이인 원태와 세 아들의 이야기의 재미는 바로 아버지 원태와 DNA가 닮은 막내 승기지요. 아버지처럼 바람둥이인 승기로 인해 집안에 바람 잘 날이 없으니 말입니다. 두 형들은 모두 공부 잘하고 좋은 직업을 가진 성공한 삶을 살고 있지만, 막내만이 바람끼로 논란만 만들고 있으니 말이에요.

 

대학에서 만나 CC가 되었던 아내 미림과 속도위반 결혼까지 했지만, 숨길 수 없는 바람끼로 인해 이혼까지 하게 되었지요. 이혼 후에도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승기는 여전히 어린 아이나 다름없지요. 그런 승기를 사람답게 만들어줄 수 있는 여자는 미림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는 정숙이 어떻게든 미림과 승기가 합치기를 원하는 마음은 짠하게 다가오지요.

 

가게 자리와 살림집을 얻어주고 어떻게든 승기와 다시 만나 화해를 할 수 있게 만들지만, 그때마다 어긋나기만 하는 이들의 관계는 결국 최악의 상황으로 번져가기 시작하지요. 여전히 미련은 존재하는 이 둘이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되는 계기 역시 사랑하기 때문이에요.

 

아내를 잃고 나니 아내의 소중함이 무엇인지 잘 알게 되었던 승기는 진정 새로운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지요. 이혼을 하고나서 주위의 여자들이 더 이상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는 승기에는 그저 미림이 전부처럼 다가오기 시작했어요. 이런 상황에서 잘하려 하면 할수록 일은 틀어지고 결과적으로 최악의 상황까지 이어진 상황은 극단적인 방법까지 이어지게 되었지요. 미림이 더 이상 자신 앞에 나타나면 죽어버리겠다고 선포하면서 일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어요.

 

꿈에서 미림이 자살을 하는 장면을 본 승기는 정신없이 미림의 집으로 향하지요. 그렇게 문을 두드려 미림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사실을 안 승기는 결심을 하게되죠. 더 이상 미림을 고통스럽게 해서는 안 된다는 다짐이었어요. 길거리에서 시비가 붙어 싸운 승기는 경찰서에서 미림을 불러내고 그렇게 경찰서에 도착한 미림과 정숙은 승기가 송희와 함께 가는 모습을 보여주지요.

 

어머니 앞에서 자신의 바람끼를 그대로 드러내며 더 이상 미림이를 힘들게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승기의 모습은 짠하기만 했네요. 마치 바람둥이의 품격이라도 보여주는 듯 멋진 모습을 보인 서인국의 연기는 압권이었네요. 바람둥이로 아내를 힘들게 했다는 점에서 용서받기 힘든 승기임은 분명하지요. 하지만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며 한때 자신이 사랑했던 여인이 진정 행복을 찾기 위해 거짓 연기를 하는 승기의 모습은 안타깝게 다가왔네요.

 

순정파 매력남에서 찌질이 바람둥이로 극단적인 변신을 꾀한 서인국은 진정한 연기자라 불러도 좋을 듯합니다. 연이은 드라마에서 이렇게 극단적인 연기를 해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니 말이지요. '응칠'에서 천재이면서도 한 여자만 사랑하는 순정파 윤제로 등장해 여심을 뒤흔들더니, '아들 녀석들'에서는 찌질이 바람둥이로 등장해 미워하고 싶어도 미워할 수 없는 존재를 보여주고 있는 서인국은 진정한 연기자가 아닐 수 없네요.  



                                           내용이 마음에 드신다면 손가락을 꾸욱 눌러 주세요. 
                                                로그인 하지 않으셔도 추천은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