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동이' 시작 전에는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이준이 방송이 시작되자마자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아이돌들의 연기 변신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준만큼 파격적인 역할을 한 이가 없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만 합니다. 연쇄살인범으로 출연한 아이돌이라니? 그것만으로도 이준의 파격은 충분히 관심을 받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첫 회 섬뜩한 웃음으로 시청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던 이준은 2회에서는 노골적으로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이미지 관리가 생명인 아이돌이 연쇄살인마로 변신하는 것은 대단한 용기를 요구합니다. 그동안 그 누구도 하지 않았던 파격적인 변신은 그래서 이준의 존재감을 더욱 크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치료감호소에서도 절대적인 존재로 자리 잡았던 류태오는 그곳에서 퇴소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가 그곳에서 나오자마자 끔찍한 범죄가 시작되었습니다. 그가 향한 번화가에서 묻지마 범죄는 시작되었지요. 칼을 들고 거리에 나서 무차별적으로 칼을 휘두르던 범인이 과연 홀로 저지른 짓인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그 거리에서 커피숍에 취직한 태오는 모든 것이 쉬웠습니다.
그저 웃음 하나면 모든 이들이 그를 좋은 사람으로 바라보는 모습은 섬뜩하게 다가왔지요. 커피숍 주인마저 아무런 조건도 없이 무조건 웃음 하나에 반해 태오를 취직시키는 과정은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해지게 했습니다. 태오의 진가는 거리에서 전단지를 나눠주는 장면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지요. 그 환한 미소 하나로 모두를 무장 해제시키는 태오로 인해 모두가 태오의 웃음에 빠지는 장면은 경악스러울 정도였습니다.
과거 갑동이가 벌인 누운 눈사람 살인사건을 그대로 재현한 범인이 태오라는 사실은 오토바이로 설명이 되었지요. 크리스마스를 위해 집에 케이크를 사서 집으로 향하던 주부가 잔인하게 살해당합니다. 그 사건은 일탄 형사들을 경악스럽게 했지요. 17년 전에 일어났던 일탄 부녀자연쇄살인사건의 첫 번째 사건을 그대로 따라한 살인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시작된 살인사건은 그저 시작일 뿐이었습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범행 대상을 물색하고, 전단지를 나눠주며 다음 상대를 고르는 태오의 모습은 그 자체로 경악스럽게 만들었습니다. 그 환하고 밝은 미소 속에 숨겨진 악마 본색은 시청자들마저 경악하게 했습니다. 잔인한 살인 뒤에도 죄책감이 전혀 없는 그는 진정한 사이코패스였습니다. 이 너무 아름다운 그래서 더욱 잔인한 살인마는 자신의 첫 살인은 축복과 같았습니다.
갑동이가 돌아왔다는 사실에 경악한 형사들인 무염과 철곤 등은 긴장할 수밖에는 없었지요. 자신의 아버지가 갑동이로 오해받고 억울하게 죽었던 아픔을 가지고 있던 무염과 그를 갑동이의 아들로 확신하는 철곤이 앙숙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당연합니다. 아버지가 범인이 아니라고 믿고 싶은 아니 믿고 있는 무염과 그의 아버지가 분명 갑동이들 중 하나라고 확신하는 철곤의 관계는 그렇게 서로를 비난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들의 관계는 결과적으로 갑동이를 잡는데 힘을 합하지 못하게 한다는 점에서 갑동이만 즐겁게 해줄 뿐이지요. 하지만 사건수사에서 배제된 무염이 적극적으로 사건에 뛰어들며 이런 상황도 무의미하게 만들었습니다. 두 번째 살인사건이 일어났던 시골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는 무염이 드디어 태오와 마주하게 되는 과정은 그 자체로 흥미로웠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살인 이후 자신감을 가진 태오는 갑동이가 17년 전에 벌인 두 번째 살인사건을 이어가기 위해 시골 버스정류장에서 자신이 선택한 여성을 유혹합니다. 빨간 옷을 입은 여성의 마음을 흔들기 위해 부상당한 손을 내보이며 멋진 미소로 유혹하는 태오의 잔인한 모습에 그녀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누구나 반할 수밖에 없는 외모와 웃음을 가진 태오를 위해 자신의 공방까지 데려와 차까지 대접하는 호의를 표했지만, 태오에게는 그녀의 이런 행동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환하게 웃으며 그녀를 죽이려는 태오에게는 그 어떤 흔들림이나 망설임도 노재하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오토바이 옆 공중전화에서 전화를 하고 있는 무염을 오토바이 헬멧으로 때려버리는 태오는 그 모든 것에 망설임이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런 감정의 변화도 없이 살인을 저지르고 형사마저 쓰러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전화를 하는 태오는 정말 우리가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특별한 캐릭터임이 당연했습니다.
'갑동이'가 시작하기 전에는 성동일과 윤상현의 연기 대결이 흥미로울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물론 이들의 연기는 분명 대단했습니다. 성동일의 묵직한 연기는 최고였고, 윤상현의 연기 역시 그동안 그가 보여주었던 연기와 달랐다는 점도 반가웠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능가하는 진정한 힘은 바로 사이코패스 태오를 연기한 이준이었습니다.
현재 아이돌로 활동 중인 이준이 말도 안 되는 범죄자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한 그의 등장은 '갑동이'를 사랑할 수밖에 없도록 했습니다. 모두를 경악하게 한 이준의 탁월한 변신은 제작진들의 신의 한 수였습니다. 아이돌이 이런 변신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니 말이지요. 과연 이준의 변신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아이돌 출신 연기자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어냈다는 사실만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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