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4. 15:10

위대한 탄생 권리세와 박지연, 정체성을 드러내다

본격적인 오디션을 시작한 <위대한 탄생>은 많은 이들의 우려가 그대로 드러났어요. 철저하게 아이돌을 뽑겠다는 그들의 의지는 첫 오디션의 스타로 권리세를 앞세워 시청률 확보에 모든 것을 바친 느낌만 들었네요. 외모지상주의 사회에 미인대회 입상자는 메리트가 될 수밖에는 없지요.

외모로 엇갈린 운명, 그것이 위대한 탄생이었다



과연 어떤 오디션 모습을 보여줄지 나름 기대를 하는 이들도 많았을 듯해요. 이미 '슈스케'를 통해 오디션의 재미를 맛본 이들에게 비슷하더라도 그 감흥을 겨울 동안 다시 느낄 수 있다면 행복일 수 있으니 말이지요. 문화방송 역시 그런 흐름이 자신들이 진행하는 '위대한 탄생'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진행한 것으로 보이지요.

'슈스케2'가 미주 지역까지 넓이를 확장했듯 뒤늦게 출발한 '위대한 탄생'은 일본, 중국, 미국 등지에서 현지 오디션을 보는 방식으로 나름의 차별화를 시도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국내 오디션보다는 일본 오디션이 먼저 전파를 타면서 나름 기대를 하게 했지요.

모두가 폴 포츠를 이야기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이 선택하는 존재는 철저하게 외모가 중심이 되는 스타 지망생이에요. '슈스케2'에서 허각이 우승하며 새로운 역사를 작성하기는 했지만 이후에 보여주는 행보들은 허각보다는 존박이 우승자 같은 모습을 보이는 웃지 못 할 상황들의 연속이에요.

일본을 첫 오디션으로 선택한 그들은 카라와 소녀시대로 대변되는 걸 그룹의 열풍을 자신들의 프로그램에 그대로 반영하려는 꼼수가 보이지요. 당연하게도 오디션에 참여한 인원 중 30%가 넘는 일본인들이 카라 모창을 할 정도로 한국 걸 그룹들의 일본 내 인기는 우리가 느끼는 것 이상인 듯해요.

말도 안 되는 출연자들부터 제법 가능성이 보이는 이들까지 고르게 분포되었던 '위대한 탄생'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결정적인 존재감으로 드러난 이는 재일교포 권리세였어요. 이미 미스 일본 진으로 뽑힌 여고생이 출연했다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될 수 있었는데 합격까지 해서 국내 본선에 합류하게 되었다는 것은 그녀를 통해 다양한 이슈들을 양산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였지요.

3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신 사연들과 함께 그녀를 위한 방송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디션 전날 그녀의 집을 찾아 가는 모습 등은 '이미 우승자는 권리세다 라고' 이야기하는 듯했어요. '슈스케'도 그렇듯이 제작진에서 출연을 의뢰한 참가자가 아닌가란 의심이 들 정도로 권리세에게 정성을 들이는 그들을 보면서 공정성을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네요.

'위대한 탄생'이 어떤 프로그램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준 것은 바로 미인대회 진 출신인 권리세와 싱어송라이터인 박지연이었어요. 외모와 실력으로 대변될 수 있는 그들의 대결과 결과는 앞으로 '위대한 탄생'이 무엇을 지향할지를 잘 보여주었지요.

솔직하게 표현해 둘 다 '슈스케2'의 출연진들보다 좋았다고 평가할 수 없었어요. 좀 더 참가자들을 봐야겠지만 '슈스케2'에 출연한 이들의 실력들이 많이 좋아졌다는 것만은 사실인게 느껴질 정도로 '위대한 탄생'은 문제가 많았어요.

100여 곡 이상의 창작곡을 만들었던 박지연은 수험생 같은 패션도 자신을 표현하는 결과물이라며 당당해 했지만, 그것이 탈락의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는 것은 아쉬움이었죠. 물론 그마저도 앞도해서 모두를 경탄하게 만든 '슈스케2'의 김지수 같았다면 합격을 했겠지만 말이죠. 최소한 방송에 나왔던 경쟁자들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았던 그녀가 탈락했다는 것은 향후 진행되는 '위대한 탄생'의 가이드라인이 명확해진 셈이지요.

이승철을 능가하는 독설로 첫 회부터 눈길을 사로잡은 방식혁은 대중음악 작곡가로서 자신 있게 대중음악의 존재감을 이야기하고 평가하는 모습은 보기 좋았어요. 신승훈이 삼촌 같은 마음을 보이는 것과는 달리, 철저하게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평가하는 것은 우선 보기 좋으니 말이지요.

스타라는 존재는 단순히 재능마이 좌우하지는 않아요. 대중들이 선호할 수 있는 외모도 중요할 수밖에 없는 것은 현대사회의 대중문화이기 때문이지요. 외모지상주의를 탓하면서도 많은 이들은 예쁘고 잘 생긴 사람들에 더욱 마음이 가는 것이 인지상정이기도 해요. 그렇다고 공정한 오디션을 진행하는 방송에서 노골적으로 외모를 기준으로 삼는 듯한 내용은 문제가 많지요.

권리세가 보여준 스타성은 첫 회만으로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위대한 탄생'은 '슈스케'의 아류작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폴 포츠나 조용필을 뽑겠다는 그들의 의지는 그저 말만 번지르르 한 이야기였음만 분명해졌어요.

청순함과 와세다 대학이라는 타이틀까지 가진 백새은의 합격 역시 이런 이슈 나들이를 위한 좋은 타깃이 되었지요. 참가자들의 수준이 문제가 될 수 있고 첫 회라는 한계가 주는 아쉬움들도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그보다 오디션의 정체성은 가장 중요하고 큰 문제가 될 수밖에는 없겠지요.

권리세와 백새은을 선택하고 박지연을 탈락시킨 '위대한 탄생'은 소위 말하는 먹히는 스타탄생을 얼마나 갈구하고 원하는지를 보여준 방송이었네요.




Trackback 0 Comment 2
  1. 롬우 2010.12.05 14:4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참 답답하고도 씁쓸하더군요 슈스케보다 낫지는 못할망정 아류란 느낌만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과연 심사위원들위 심사가 백프로 자신들의 의견만 있는것인지도 의심스럽더군요 아무리 외모가 중요하다지만 왜 실력보다 외모가 더 우선이 되어야하는지 모르겠네요 외모와 하께 실력도 평가해야하는데 외모가 되면 실력은 그럭저럭으로 가는군요... 권양을보면 슈스케2의 카이스트 김양이 떠오르고 박양을 보면 김현지양이 생각나네요 여러모로 달갑지않은 방송입니다

    • 디샤워's 2010.12.06 14:10 신고 address edit & del

      급조해 만든 티가 너무 나지요. 시사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엠넷의 성공에 배아픈 사장의 강요에 의해 만들어진 방송의 한계만 명확하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