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 9. 10:43

응답하라 1988 택이의 첫 키스와 덕선이의 스튜어디스가 던지는 의미

스포일러가 남발되는 상황에서 2주 만에 '응팔'이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긴 시간동안의 기다림만큼 특별한 재미를 선사해주었습니다. 택이가 용기를 내서 덕선이에게 키스를 했지만 그 모든 것이 꿈이었다는 사실이 서글프기는 합니다. 용기를 내서 사랑하는 덕선이에게 다가갔지만 그 모든 것이 꿈이었다니 말입니다. 

언제나 감동과 재미를 다 잡는 '응팔'은 여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스포일러가 남발되는 상황에서도 그 모든 것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재미는 본방송에 그대로 담겨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스포일러를 해도 그 안에 담고 있는 가치를 모두 이야기할 수 없음을 잘 보여주었으니 말입니다.

 

오늘 방송에서는 이별과 사랑이 교차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훌쩍 커서 이제는 성인이 되었고, 쌍문동 골목길 어른들 역시 이제는 자신의 품에서 떠난 아이들을 걱정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쌍문동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두가 성장해서 택이 생일을 위해 친구들이 모두 모이는 1994년 가을 그들의 사랑은 그렇게 그곳에서 새롭게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방송에서 핵심은 택이와 덕선이었습니다. 택이의 남자다움에 덕선이가 심쿵하는 장면은 보는 시청자들마저 마음이 흔들리게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택이가 약속을 어겨서 독서실로 온 덕선이는 분했습니다. 워낙 바쁜 택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당연했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다른 때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덕선이 이번만큼은 아쉬워하는 이유는 그녀도 택이를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는 이유일 겁니다. 덕선이 스스로 알 수 없는 이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은 동네 친구들이 모두 모여 축구를 하는 상황에서 확인되었습니다.

 

빈 운동장에서 선우, 정환, 택, 동룡이 축구를 하고 오토바이 사고로 다리를 다친 덕선이는 구경을 하고 있었습니다. 열심히 축구를 하다 잠시 쉬는 동안 동룡이에게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동안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비밀이 그날 밝혀진 것이지요.

 

치질을 앓고 있던 동룡이가 그날 넘어지면서 그곳에 충격을 받아 피를 쏟아냈습니다. 급하게 병원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택이와 둘만 남은 덕선. 업친데 덮친격으로 몰래 운동장을 쓴 것에 화가 난 경비원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택이의 선택은 하나였습니다.

 

자신에게 업히라는 말에 망설이는 덕선. 누구보다 약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덕선이로서는 택이에게 업힐 수 없었습니다. 동룡이에게 업혀오는 동안 수많은 놀림을 받았던 덕선이로서는 택이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덕선이의 그런 생각과 달리 택이는 덕선이를 안고 뛰기 시작했습니다.

 

그저 어리고 여린 그래서 보살펴줘야만 했던 택이가 처음으로 남자로 보이기 시작한 순간이었습니다. 어디서 그런 힘이 났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힘으로 덕선이를 안고 뛰는 택이. 그날 이후 덕선이는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습니다. 뒤척거리며 알 수 없는 감정이 휩싸인 덕선이는 사랑을 앓고 있었습니다.

 

알 수 없는 그 감정을 어떻게 할지 몰랐던 덕선이는 택이가 오기를 골목에서 기다렸습니다. 언제나처럼 지쳐서 돌아온 택이는 특별함이 없었습니다. 택이 방까지 간 덕선이는 수면제를 먹고 잠이 드는 택이를 보고 그렇게 돌아서야 했습니다. 문제는 눈을 뜬 택이 앞에 덕선이가 자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손을 꼭 잡고 잠이 든 덕선이는 잠시 후 눈을 떴습니다. 그런 덕선이를 향해 키스를 하는 택이는 진짜 남자였습니다. 그동안 숨겨왔던 남성성이 확실하게 드러난 이 장면은 가장 강렬한 키스 씬 이었습니다. 문제는 그 모든 것이 택이의 꿈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다음 날 눈을 뜬 후에도 이게 꿈인지 진짜인지 알 수 없었던 택이는 덕선이가 지난 밤 기다리고 있던 골목에 나와 있었습니다. 등교를 하던 덕선이에게 어제 밤 일찍 갔냐는 질문과 그렇다는 답변에 택이는 "다행이다"는 말을 했습니다. 실제 일어난 일이었다면 정환을 더는 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축구를 하기 전 단 둘이 남은 상황에서 서먹한 둘의 모습은 압권이었습니다. 정환은 택이의 그런 행동을 보고 확신했습니다. 택이가 자신 지갑 안에 있는 덕선이 사진을 봤다고 확신했으니 말이지요. 택이는 아니라고 하지만 변한 택이의 행동은 너무 명확했습니다.

 

정환이 묶어준 신발 끈이 더는 풀리지 않도록 꽉 묶었다는 택이의 말 속에 모든 것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우정을 위해 자신의 첫사랑을 버리겠다는 의지였으니 말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덕선과의 첫 키스가 꿈이라는 사실에 아쉬워하면서도 다행이라고 생각한 이유였습니다.

 

그렇게 첫 사랑의 기억들을 남겨두고 그들은 성장해 갔습니다. 정신없이 고3 시간을 보내며 그들은 나름의 성과를 얻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정환은 형을 위해 공사생도가 되었고, 선우는 엄마의 바람이었던 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해 의대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습니다. 7수생이던 정봉도 이별의 아픔을 딛고 드디어 법대에 합격했습니다.

 

쌍문동 골목에서 공부에 담을 쌓고 살았던 덕선과 동룡이는 대학교가 아닌 노량진으로 향했습니다. 재수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들은 그렇게 성장해갔습니다. 1994년 가울 택이 생일 간만에 친구들이 모두 모이게 되었습니다. 프로 6단이었던 택이는 9단이 되어 있었습니다.

 

공사에 들어간 정환은 늠름한 공사생도의 모습으로 집으로 돌아왔고, 의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선우는 마이콜을 뒤로 하고 택이를 보러 가고 있었습니다. 덕선이는 고교 시절의 모습을 완전히 버린 채 아름다운 여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스튜어디스가 된 덕선이는 이제는 누구나 반할 수밖에 없는 멋진 여인이었습니다.

 

'응사'에서 쓰레기가 다니던 대학과 선우가 다니는 학교가 갔습니다. 의대 동기인 쓰레기와 선우. 그들이 만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그리고 선우와 이별을 선택하고 공부에 매진했던 보라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인연은 쓰레기였습니다. 당연하게도 쓰레기와의 사랑이 아니라 그를 통해 다시 선우와 만나게 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재미있습니다.

 

서른 통이 넘는 편지를 보낸 후 겨우 헤어지자는 편지를 받은 정봉은 컴퓨터의 보급과 함께 새로운 취미가 생겼습니다. 그렇게 컴퓨터 채팅을 하던 정봉은 운명처럼 다시 미옥과 재회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렇게 헤어진 이들이 다시 만나게 될 가능성은 높아 보입니다.

고3이 되어서도 꿈이 없어 서러웠던 덕선이는 스튜어디스가 되었습니다. 그녀가 그 길을 선택한 것은 바로 정환 때문일 겁니다. 공사생도가 되어 조종사를 꿈꾸는 정환과 덕선이의 선택은 별개로 보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덕선이의 남편은 결국 어남류가 될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택이의 첫 키스이자 그의 모든 감정을 담은 그것이 그저 꿈이라는 사실은 둘이 맺어질 가능성이 없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리고 공사생도인 정환을 따라 스튜어디스라는 직업을 택한 덕선이의 모습은 그녀가 누구를 향해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제 숨죽이고만 있던 정환이 어떤 방식으로 고백을 하느냐만 남아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벌써부터 18회가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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