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 10. 11:20

응답하라 1988 정환 류준열의 레전드급 고백, 허무함을 극대화한 이유

정환과 택이 중 덕선의 남편은 누구일지 알 수가 없습니다. 여전히 누가 남편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은 시청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마지막 순간 극적인 고백을 한 정환의 모습에 환호를 내질렀지만 그것마저도 장난으로 치부되는 역대급 고백 장면은 충격이었습니다. 

고구마 백만 개는 먹은 듯 답답하기만 했던 정환이 친구들 앞에서 속 시원하게 고백을 한 것은 좋았지만 그 모든 것을 장난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은 충격이었습니다. 사랑은 타이밍인데 그 타이밍을 맞추지 못해 평생 고백조차 하지 못하고 살아왔던 그의 분풀이는 그래서 더 답답하게 다가왔습니다.

 

오늘 방송의 부제는 '굿바이 첫사랑'이었습니다. 자신의 마음속에 키워왔던 첫사랑들을 버리고 새로운 사랑을 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선우와 보라, 그리고 정봉과 미옥 등 사랑을 제대로 키우지도 못하고 무너졌던 그들이 다시 사랑을 찾았습니다.

 

보라와 만날 것이라 기대했던 쓰레기는 만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쓰레기가 보라와 선우를 다시 만나게 하는 가교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일을 해주었습니다. 소개팅을 거부할 수는 없었던 재준은 족보 신세를 진 선우에게 그 자리를 대신 나가달라 부탁했습니다. 그렇게 나간 자리에 보라가 있을 것이라고 선우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선우는 당황했지만 보라는 원했던 순간이었습니다. 자존심이 직접 선우에게 연락해서 다시 시작하자고 하지는 못하고 오직 공부에만 집중했던 보라. 그렇게 사법연수원에 들어간 보라는 친구의 소개팅에 응한 것은 선우가 다니는 학교 같은 학과 학번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단 1%의 가능성을 보고 소개팅에 응한 보라는 그 기적과 같은 현실과 마주했습니다.

 

기적과 같은 만남에 보라는 이제는 자신이 먼저 프러포즈를 했습니다. 다시 만나고 싶다는 보라의 말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표정으로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는 선우의 모습은 반갑기만 했습니다. 이들이 첫사랑을 끝내고 진짜 사랑을 이어갔듯 정봉에게도 그 사랑은 다시 찾아왔습니다.

 

언제나 유행에 민감하고 집중력이 좋은 정봉은 컴퓨터가 개인에게 보급이 되기 시작하면서 당시 유행했던 것은 채팅이었습니다. 천리안 등 채팅방으로 대동단결되던 시절 정봉은 언제나 앞서갔습니다. 방장으로 열심히 채팅에 열심이던 정봉은 '우주여행'이라는 주제에 반응한 한 사람에 놀라고 맙니다. '메기의 추억'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가 던진 답은 '브루마블'이라는 답을 썼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우주여행' 카드를 전해주었던 정봉은 '브루마블'이라는 단어를 듣고 잠자고 있던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놀라 말도 하지 못하던 정봉은 단도직입적으로 질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종로''일요일 5시'라는 질문에 '매기의 추억'은 '1층 아닌 2층'이라는 답변을 했습니다. 미옥이 아니라면 결코 알 수 없는 이 답변에 정봉은 너무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반줄 1층과 2층 사이에서 엇갈렸던 정봉과 미옥의 첫 만남. 5년이 흘러 다시 그곳에서 재회했습니다. 교정기도 뺀 너무나 예뻐진 미옥을 위해 그녀가 과거 선물했던 옷을 입고 그곳에서 있던 정봉은 아무런 말도 없이 힘껏 껴안았습니다. 말이 필요 없는 그들의 재회는 감동이었습니다.

 

모두가 이렇게 재회를 하고 새로운 사랑을 이어가는 상황에서도 덕선을 향한 정환과 택이의 망설임은 여전하기만 합니다. 택이 생일 간만에 모인 친구들. 그렇게 웃고 떠들다 지친 친구들은 택이 방에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환이 선택한 이승환의 '텅 빈 마음'을 들으며 동룡과 선우는 잠이 들고 덕선이가 떠난 자리를 바라보는 정환과 택이의 모습은 안쓰럽기만 했습니다.

 

항상 짝사랑만 하다 실패했던 덕선이는 친구들에게는 당당한 여자이고 싶었습니다. 친구들에게 이승환 콘서트에 간다고 했던 날 취소되어 엄마 심부름을 나선 덕선이는 거짓말을 했습니다. 슬리퍼를 신고 그저 편안 옷을 입고 콩나물을 사러 나온 덕선이는 택이와 정환 앞에서 취소되었다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 복장으로 콘서트 장에 간 덕선이는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그런 덕선이를 향해 정환과 택이는 달려가기 시작했습니다. 택이는 덕선이에게 그 문제의 남자를 소개해 준 선배의 이야기를 화장실에서 듣게 되었습니다. 그 남자가 오래된 여자 친구가 있었는데 싸운 후 홧김에 소개팅을 했고, 오늘 공연도 볼 수 없다고 연락했는데 덕선이 혼자 콘서트를 보러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선우마저 일이 생겨 동룡이와 단 둘이 영화를 보게 된 정환은 극장에 덕선이와 만나고 있던 남자가 다른 여자와 영화를 보러 온 것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아침 말도 안 되는 복장으로 콘서트에 간 것을 알게 된 정환은 영화를 보다 뛰쳐나가 덕선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신호등에 막히며 힘겹게 도착한 그곳에는 덕선과 택이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달려왔건만 한 발 앞서 택이가 덕선 앞에 있었습니다. 쓸쓸하게 돌아서는 정환은 뒤늦게 뉴스를 통해 택이가 어떤 선택을 했는지 알게 됩니다. 평생 바둑 외에는 생각도 하지 않고 살아왔던 택이가 대국마저 포기하고 덕선이를 보러 왔습니다. 

 

자신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는 바둑까지 포기한 채 덕선이를 향해 달려온 택이. 그런 택이의 간절함이 만든 결과에 정환은 좌절했습니다. 이런 좌절은 결국 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진심을 담은 고백을 장난으로 치부하고 말았습니다. 솔직한 고백이었지만 덕선이가 이미 택이를 선택했다고 생각한 정환은 이렇게라도 고백을 하고 싶었습니다. 

 

정환의 이 허무한 고백이 시청자들을 분노로 이끌기도 헸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을 보면 당연해 보입니다. 택이가 정환을 걱정하고 정환이 역시 택이를 걱정해왔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둘의 그 무한 배려가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알 수는 없습니다. 이제 모든 선택은 덕선에게 달려있으니 말이지요.

정환의 이 허무할 수밖에 없었던 고백이 중요한 것은 이제 덕선이가 고백을 할 차례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택이와 정환 중 덕선이 누구를 택할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사실은 평생 누군가를 선택해보지 못했던 덕선이가 누군가를 선택하는 순간이 왔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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