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23. 09:49

육룡이 나르샤 종영, 나눔과 소통 그리고 유아인과 박혁권을 남겼다

50회라는 긴 이야기가 마무리되었습니다. 마지막 회 등장한 '한글'은 그렇게 '뿌리 깊은 나무'와 긴밀하게 연결되며 모든 것은 완성되었습니다. 사극이라는 점과 50회라는 긴 시간으로 진행된 드라마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렇게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로 이어졌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마지막 회 많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무협 장르에서나 볼법한 강렬한 대결이었습니다. 당대 최고의 무사들이 목숨을 건 마지막 대결은 당연하게도 치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무휼은 이방원을 지키기 위해 길선미와 대결하고, 이방지는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 척사광과 싸워야 했습니다.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절대 무공을 가진 이들의 싸움은 상대가 죽지 않으면 끝날 수 없는 대결이었습니다. 이방원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던진 무휼은 할머니가 준 부적과 같은 목걸이로 인해 살 수 있었습니다. 길선미가 날린 한 수는 무휼을 죽음으로 이끌 수 있었지만 벼락 맞은 나무로 만든 그 목걸이가 칼을 막아주었습니다.


할머니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 무휼은 그렇게 당대 최고의 무사 중 하나인 길선미를 제압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뛰어간 곳은 바로 척사광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자신에게는 친형과 같았던 조영규를 죽인 척사광을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이방지와 척사광은 호각지세였습니다. 하지만 척사광이 좀 더 유리한 상황에서 나타난 무휼은 힘의 균형을 깼습니다.


이방지와 무휼이라는 당대 최고의 무사 둘과 싸우면서도 척사광은 조금도 밀리지 않았습니다. 둘이 맞서 싸우기에도 힘겨울 정도로 척사광의 무술은 대단했으니 말이지요. 죽을 위기였던 무휼을 구한 이방지. 그렇게 둘은 힘을 합해 힘겹게 척사광을 물리쳤습니다. 


다섯 죄인을 벌하러 왔다는 척사광은 죽여줘서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숨졌습니다. 자신의 사랑을 망치고 모두를 죽게 만들었던 무명과 이성계, 정도전과 이방원, 그리고 탁월한 무술 실력을 가지고도 막지 못했던 척사광 자신까지 그렇게 복수를 하고 싶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숨지고 말았습니다.


죽음의 대결이 모두 끝난 후 그렇게 그들은 헤어졌습니다. 여섯용은 누구도 함께 하지 못하고 각자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이방지는 어머니와 함께 떠나고, 분이는 남겨진 이들과 함께 무행도라는 섬으로 떠나 정착했습니다. 더 이상 잔인한 권력 싸움과 함께 하고 싶지 않은 무휼은 낙향해 살아갔습니다.


그들이 모두 떠난 지 2년 후 방원은 권력을 노린 형을 제압했고, 정종은 동생인 방원에게 선위하며 그는 드디어 태종이 되었습니다. 그 오랜 시간 품었던 절대 권력을 가지게 된 태종은 거침이 없었습니다. 부인의 동생들이 민씨 형제들을 죽이며 철저하게 외척을 한 태종은 백성들이 웃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육룡이 나르샤'가 만들게 해준 '뿌리 깊은 나무'가 세종대왕 이야기라는 점에서 마지막 회에서는 어린 이도가 등장했습니다. 탁월한 능력을 가진 어린 이도의 영특함. 그리고 그가 꿈꾸는 세상이 정도전이 그토록 바랐던 세상이라는 사실에 태종은 감탄했습니다.


정치란 나누는 것이라는 어린 이도의 말은 바로 정도전이 외쳤던 것이었습니다. 어린 방원이 정도전에게 매도되었던 잔트가르가 바로 어린 아들 이도라는 사실에 아버지인 방원이 느꼈을 감정은 특별했을 겁니다. 세자가 될 수 없었던 이도가 조선의 네 번째 왕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가 가진 가치관이 뛰어났기 때문이겠지요.


바람과 백성이 그러하듯 태종이 된 이방원에게 분이와 무휼은 그런 존재였습니다. 자신을 배척하지 않으면서도 완벽한 자신의 사람이 아니었던 둘. 그들은 백성이었고 무사였습니다. 그렇게 이방원은 정도전이 꿈꾸었던 세상을 실제로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했고, 아들 이도는 세종이 되어 한글을 창제해 정도전이 천 년이 걸릴 것이라는 백성들과의 소통을 이뤄냈습니다.


정도전과 이방원이 꿈꾸었던 세상을 세종은 완벽하게 구축했습니다. 정치란 나누는 것이라는 말처럼 그는 정도전이 그린 조선을 완성해나갔고, 누구도 상상 못한 한글을 만들어 백성들이 글을 깨우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렇게 소통이 가능한 세상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세종의 가치는 더욱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육룡이 나르샤'는 유아인이라는 뛰어난 배우를 다시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김명민과 천호진 등 뛰어난 능력을 가진 배우들은 말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였습니다. 변요한과 윤균상이라는 배우를 건진 것도 큰 득이었습니다. 신세경 역시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주었지만 유아인과 박혁권이라는 인물은 최고였습니다.


초반 길태미라는 독특한 인물이 맹활약을 해주지 못했다면 '육룡이 나르샤'는 위험할 수도 있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박혁권이 만들어낸 '길태미'는 최강이었습니다. 악역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 박혁권이 초반 분위기를 잡아갔다면, 유아인은 극의 전체를 힘 있게 이끈 인물이었습니다.


유아인이 왜 많은 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지 '육룡이 나르샤'는 잘 보여주었습니다. 이방원이라는 입체적인 인물을 완벽하게 만들어낸 유아인은 최고였습니다. 유아인이 아니었다면 결코 완성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그는 최고의 발견이었습니다. 유아인과 박혁권이라는 최고의 배우들이 있어 행복했던 '육룡이 나르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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