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부산 송중기라고 불리는 사연남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습니다. 부산에서 디스코팡팡 DJ로 일하고 있다는 그는 떨어져 사는 동생이 항상 걱정이어서 사연을 올렸습니다. 고3인 여동생이 학교도 자주 안 나가고 놀기만 하다는 사연은 언제나처럼 그런 분위기로 흘러갔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출연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들도 있었습니다. 지난 주 방송을 타면서 홍보를 위한 출연이 아니냐는 의견들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부산 송중기라 불리는 이가 방송 출연을 욕심냈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런 우려를 날린 것은 오늘 방송에서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오빠의 시선으로 바라본 여동생의 모습이 반갑거나 건실하게 다가올 수는 없었습니다. 고3에 23살 남자친구와 밤늦게까지 만나고 집에 잘 들어가지 않으려 하는 여동생. 아빠 전화도 받지 않고, 오빠 전화가 지속적으로 걸어야 겨우 통화가 될 정도입니다.
학교도 자주 안가고 남자친구와 늦게까지 함께 있는 여동생이 걱정스러운 것은 당연했으니 말입니다. 자신 역시 어리 시절 말썽을 많이 부리고 다녔기 때문에 더욱 걱정이 될 수밖에는 없었을 겁니다. 누구보다 그렇게 막 살았기 때문에 걱정도 늘어날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오빠의 시각으로만 보면 속 썩이는 나쁜 여동생이 분명합니다. 집에는 아픈 아버지가 있는 상황에서 남자친구 만나기 위해 저녁만 되면 나가서 늦게 들어오는 여동생의 모습이 좋게 보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반전은 더욱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여동생이 그렇게 밖으로 나가고 싶어 했던 이유는 너무나 명확했습니다. 오빠가 없으면 더욱 자신에게 화를 내고 욕하고 때리는 아버지와 함께 있는 것 자체가 두렵다고 했습니다. 아프고 난 후 더욱 여동생에게 막말을 해왔다고 합니다. 욕하고 때리고 막말하는 아버지와 함께 있고 싶은 이들은 없습니다.
카메라가 집안에 설치되자 눈치를 보는 아버지에 대해 딸은 폭발했습니다. 평상시대로 하라며 자신에게 욕하고 때린 적 없느냐는 말에 욕설도 대신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충격이었습니다. 자신의 딸을 딸 취급도 하지 않고 가정부라 부르며 때리는 아버지와 같이 있고 싶어 하는 것부터가 말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빠가 있을 때는 그나마 막아주기라도 했는데, 오빠가 없으니 불안해서 함께 있을 수가 없다는 딸의 고백은 당연히 그녀의 행동을 이해할 수밖에 없게 했습니다. 너무나 평범한 친구 집안의 모습을 보고 한없이 부러워하는 어린 동생의 모습은 오빠마저도 흔들어놨습니다.
이혼하고 재혼한 새엄마마저 집은 나간 지 오래.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집안일을 도맡아 해야만 했던 딸의 고통은 본인이 아니며 상상도 할 수 없을 겁니다. 결국 모든 문제의 시작은 부모의 이혼에서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버지의 폭행이 문제였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이혼 후 집안일 해야만 했던 여동생을 사람 취급도 하지 않은 아버지의 행동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기 때문입니다.
두 남매가 서로 껴안고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던 것은 서로의 진심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없었던 지난 시간들에 대한 아쉬움일 겁니다. 먼저 엇나갔던 오빠. 그렇게 돈을 벌기 위해 집을 떠난 오빠는 자신의 전철을 동생이 밟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고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하고 막 살았던 자신을 후회하며 여동생을 챙기는 오빠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가장 안전하고 행복해야 할 집이 지옥 같은 여동생의 모습 역시 이해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민감하고 힘든 시간에도 아버지의 욕설과 폭행에 시달려야 하는 딸이 집에 들어가기 싫은 것은 너무나 당연하니 말입니다.
둘이 방송을 통해 좀 더 서로를 알게 되고 사랑으로 치유되면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어린 그들의 일상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인지 불안하기만 합니다. 개인의 사생활이 중요한 시대. 고민을 해소시킨다는 이유로 모든 개인사를 이렇게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이 좋은지 알 수가 없으니 말입니다. 요즘 시대 충분히 악용될 수 있는 개인사는 그래서 불안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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