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11. 15:32

빅토리아 CCTV출연과 중국출신 아이돌 퇴출운동

몇몇의 문제로 황당함이 점점 극한으로 치닫는 대한민국이네요. 중국이 역사 왜곡을 한다며 중국 출신 아이돌들을 모두 몰아내자고 다음 아고라에 청원을 한 네티즌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빅토리아가 한복을 입고 CCTV와 인터뷰를 한 내용은 우리를 더욱 부끄럽게 만드네요.

극단적인 민족주의 부추기는 어설픈 치기가 부끄럽다




뜬금없이 중국 출신 여자 아이돌 가수들을 퇴출시키자는 청원은 흥미보다는 쏟아지는 비난만 받고 있네요. 상식 수준에서는 결코 끄집어낼 수 없는 당황스러운 이 제안에 많은 이들이 비난을 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대한민국은 살만한가 보네요.

청원자의 글을 보면 정당한 이유가 아닌 철저하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편견들을 일반화시켜 문제를 확대하려는 노력만 보일 뿐이네요.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이라고는 왜곡하는 중국의 문제 외에는 없으니 청원 자체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일 이유도 없겠지요.

근거도 없이 주변국을 비난하고 일부의 잘못을 중국인 모두의 문제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어요. 현재 대한민국을 주도하는 거짓 보수주의자의 시각과도 유사한 이런 시각은 타인에 대한 배려나 타 민족에 대한 이해는 전혀 없고 철저하게 내가 싫으니 이들을 모두 내쫓아내야만 한다는 논리 외에는 아무것도 없네요.

러시아나 독일, 호주 등의 극단적인 민족주의자들이 한국인이나 동양인들을 죽음에 이를 정도로 무차별 폭행을 가하며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라는 모습을 청원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나 보네요. 아니 자신도 그들처럼 무차별 폭력을 정당화하며 대단한 민족주의자라도 되는 양 우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이런 말도 안 되는 이들이 이런 식의 청원을 올릴 정도로 일부의 삐뚤어진 시각도 우리의 일부임은 분명해요. 주변국의 잘못된 부분들은 정당한 방법으로 문제재기를 하고 우리가 얻어야 하는 것들은 강력하게 요구해 얻어내야겠지만 개인의 분노를 이런 식으로 표출하는 방식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될 수는 없어요.

이런 몰상식한 이를 더욱 비참하게 만드는 빅토리아의 모습은 비교가 될 수밖에는 없네요. 앞서가는 대중문화를 동경해 국내에서 걸 그룹으로 데뷔한 빅토리아는 네 번째 맞이하는 한국에서의 설을 CCTV 인터뷰와 함께 했어요.

중국인임에도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빅토리아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우리나라 사람들도 잘 안가는 덕수궁에서 한국에서 생활하는 자신을 소개하는 인터뷰를 했어요. 

"안녕하세요. 에프엑스의 리더 송치엔입니다. 한국에 온지 3년 됐다. 이번이 한국에서 맞는 네 번째 설이다. 계속 혼자 보냈는데 이번엔 경복궁에 오게 돼서 즐겁다"
"한국에서는 설에 폭죽을 터뜨리지 않아 조용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중국에선 새해 만두를 먹는데 한국은 떡국을 먹는다"


그녀는 중국 CCTV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과는 다른 설날 풍경과 한국만의 고유 풍습들을 자연스럽게 소개하며 중국에 한국을 소개하는데 열심이었어요. 물론 이 정도의 내용들은 중국인들도 많이 알겠지만 중국에서도 제법 알려진 그녀가 한국에서 활동하는 대표 연예인으로 한국을 소개하는 모습은 좋게 보일 수밖에는 없지요.

중국이 나쁘다고 하면서 중국보다 더 나쁜 짓을 당당하게 요구하는 청원자는 빅토리아의 CCTV 인터뷰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과연 생각이라는 것을 하기는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가 단순히 관심을 받아보기 위해 대충 이슈를 위한 이슈를 만들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이런 식의 논란 부추기기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만은 알아야 할 거에요.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타인을 먼저 존중해야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에요. 자신은 욕하면서 타인에게 욕하지 말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일 뿐이지요. 그저 치기어린 마음으로 이런 청원을 했다면 반성하고 취소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겠지요.

대중문화라는 측면에서는 일본 다음으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대한민국으로서는 여전히 문화적인 측면은 아쉬운 부분이 많은가 보네요. 탐욕스러운 기획사들의 강압적인 대중문화 장악이나 몇몇 말도 안 되는 팬덤들의 만행 등도 아쉬움으로 남기만 하네요.

아시아에서 맹위를 떨치는 대중문화 대국에 걸 맞는 선진 시스템이 어느 빨리 이뤄져 진정 많은 이들에게 존경받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정치꾼이나 재벌들이 잘못을 하고도 부끄러움이나 잘못을 모르니 다른 이들도 못된 짓을 따라 하기에만 급급해 보이네요. 타 민족을 비하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제발 알았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