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10. 13:53

유재석 1인 기획사 설립을 왜 조심스러워 할까?

유재석이 자신의 이름을 딴 JS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의 1인 기획사를 차렸다는 소식은 흥미롭네요. 이미 많은 이들은 유재석이 과거 소속사와 분쟁을 마친 이후 다른 기획사보다는 본인이 직접 기획사를 차릴 것이라는 의견들이 많았어요.

그는 왜 1인 기획사를 차리게 되었을까?




10년 동안의 무명 시절을 이겨내고 국민 MC가 된 유재석이 가장 힘겨운 시기는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던 시점이었어요. 같은 대학 출신인 신동엽의 제안으로 그의 기획사에 몸음 담으면서부터 논란은 시작되었지요.

신동엽의 과도한 부에 대한 집착은 비대해진 기획사 만들기에 나섰고 이를 통해 주식 장사를 하려던 노력은 결과적으로 거대해진 기획사 몰락을 자초했어요. 물론 신동엽만의 잘못이 아닌 회사를 장악하려던 임원진들의 부도덕성이 문제가 되었지만 이로 인해 유재석은 마음고생과 함께 말도 안 되는 안티만 급증하기도 했어요.

엄청난 계약금이라는 이야기만 남겨진 채 돈의 노예만 된 것처럼 취급되던 상황이 유재석 본인에게도 무척이나 힘겨운 시간들이었을 듯해요. 기획사의 외형을 키워 큰돈을 벌어보고자 하는 기획사 임원들과는 달리 방송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선보이는 선의의 피해자들은 이번 기획사 논란으로 많은 피해를 받을 수밖에는 없었지요.

문제가 있는 기획사에 자신의 출연료까지 차압당하는 상황에서 기획사와 이별을 고하는 것을 배신이라 비아냥거리는 무조건 안티들의 행태들을 봐도 유재석이 다른 거대 기획사에 들어갈 가능성은 없었지요. 그가 돈만을 쫓아 일을 해왔다면 지금의 유재석이라는 이미지를 만들 수는 없었을 테니 말이에요.

이제는 많은 이들도 알고 있듯 매 달 적지 않은 금액을 정기적으로 기부하고 있는 그는 남들이 보든 안 보든 선행을 생활화하고 있는 멋진 방송인이에요. 방송에서 선한 이미지만 심어주는 가식적인 연예인이 아닌 실제 생활에서도 자신의 이미지에 걸 맞는 행동을 하고 있는 그는 많은 사람들이 존경하고 좋아할 수밖에 없는 존재임은 분명하지요.

그가 거대 기획사에 둥지를 틀었다면 기다렸다는 듯이 그를 비난하려는 무리들이 들끓었을 것이 분명해요. 물론 1인 기획사를 차렸다는 것을 두고 '혼자 해먹겠다는 것이냐'는 식의 비난을 위한 비난을 하는 것을 보면 비난을 위해 태어난 그들에게 무엇인들 비난꺼리가 아닐까란 생각도 들게 하지요.

“유흥, 소송과 거리가 먼 재석씨가 전 기획사 때문에 변호사를 만나며 데뷔 후 가장 극심한 마음고생을 겪었다. 배용준 이영애 같은 배우들처럼 부티크 매니지먼트라고 부르기는 거창하고 내실있는 회사를 운영하려고 한다. 송은이 김영철과 한 소속사 동료로 지낸다”


처음보도를 내보낸 언론에 의하면 유재석의 JS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된 연예인들은 송은이와 김영철이라고 해요. 송은이는 대학시절부터 절친이었던 존재이지요. 김영철 역시 왕성한 활동보다는 자신의 영역에서 감초 같은 역할을 하는 존재에요. 기획사 자체가 돈을 벌겠다는 목적이 아니라 자신과 뜻이 통하는 이들이 모여 있는 공간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듯하지요.

문제는 이후 유재석 측근이 밝힌 내용은 이 보도와는 사뭇 다른 내용이에요. 송은이와 김영철이 같은 소속사가 아니라 둘 모두 소속사가 없어 관리를 해주는 차원일 뿐이라는 것이에요. 분명하게 선을 긋고 있는 부분은 유재석이 기획사를 차릴 가능성이 없다는 말이었어요.

“유재석이 소속사 없이 홀로 활동하다 보니 방송사에서 출연료를 받는 데 세무 등의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사업자 이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JS엔터테인먼트라고 이름만 사업자 등록했다”
“이는 톱배우들이 1인 기획사를 설립하는 것과는 분명 다른 일이다. 유재석은 그냥 이름만 등록한 것이지 사무실을 낸다거나 향후 엔터테인먼트를 본격적으로 운영한다거나 하는 계획은 아직 없다”
“두 사람이 현재 소속사가 따로 정해지지 않아 스케줄 관리만 우리 쪽이 대신 해주고 있을 뿐, 유재석과 따로 계약을 체결한 건 아니다”
 

과거 소속사를 나와 무적인 상황에서 세무 관련 업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사업자가 필요했고 그래서 만든 것이 JS엔터테인먼트라는 이야기네요. 사무실을 따로 내거나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은 없다는 이야기에요.

유재석 혼자 그만을 위해 전문적으로 관리해주는 팀이 존재한다는 것은 1인 기획사가 운영되고 있다는 의미이지요. 최근 1인 기획사가 조금씩 변형을 시도하며 연예인 1인이 사주가 되어 다른 연예인들을 모아 외피를 키우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보니 이런 가능성에 대해 처음부터 명확하게 선을 긋고 있다고 볼 수 있지요.

1인 기획사는 말 그대로 한 명을 위한 기획사이기에 현재 유재석만을 위해 움직이는 이 틀 자체를 1인 기획사라고 보는 것이 합당할거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재석이나 측근에서 기획사 자체를 경계하는 것은 그를 탐욕스러운 다른 연예인 출신 기획사 사장으로 오해할까 염려하는 것으로 보여 지네요.

돈밖에 모르는 연예 기획사로 인해 물질적 정신적 피해가 컸던 유재석으로서는 당연히 경끼를 일으킬 수도 있는 일이기에 신중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는 없겠지요. 같은 소속사에 있다 빠져나온 송은이와 김영철을 도와주는 것은 그가 계약 관계를 맺어 활동하는 것과는 별개라는 이야기로 유재석 이외의 연예인들과의 작업은 한동안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했네요.

자신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연예인이나 실력은 있지만 기회를 잡기 힘든 신인들을 키우는 작은 기획사를 꾸리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텐데 기획사라는 말 자체에 이토록 민감하게 대처하는 것을 보면 그가 그동안 과거 기획사에 얼마나 시달렸는지 느낄 수 있게 하네요.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고 싶은 것이 전부였는데 돈만 바라보는 기획사 사장과 운영진으로 인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많은 연예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유재석도 많은 생각을 했을 듯해요. 사업에 대한 야망이나 돈에 대한 집착이 상대적으로 적은 그로서는 굳이 논란이 불가피하고 복잡할 수밖에 없는 연예 사업에 뛰어들 이유를 찾지는 못하는 듯하네요.

JS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으로 그를 소통이 원활한 연예인들과 신인 개그맨들에게 양질의 기회를 제공하는 멋진 기획사로 키워가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 모든 것 역시 유재석의 선택이 중요한 것이겠지요.

탐욕스러웠던 과거 소속사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했던 유재석이 자신만을 위한 팀과 함께 2011년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무척이나 중요해요. 유재석과 강호동이라는 절대 강자를 무너트리고 연예계가 재편되기를 바라는 이들에게 그가 여전히 건재하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존재임을 알려야 하는 중요한 시기가 바로 2011년이기 때문이에요. 유재석만을 위한 JS 엔터테인먼트가 과연 그를 더욱 돋보이는 존재로 만들어줄지도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