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 11. 14:02

상속자들 이민호의 진가는 첫 주 방송으로 충분했다

김은숙 작가의 신작인 '왕관을 쓰려는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은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민호를 시작으로 최근 큰 관심을 모았던 많은 젊은 스타들이 대거 등장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시작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올 초부터 이민호가 확정이 된 후 후속 배우들이 출연 결정이 확정되는 과정마저 하나의 드라마처럼 다가왔다는 점은 흥미로웠습니다. 

 

이민호와 박신혜의 사랑이 2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도 반가웠습니다. 어차피 시작될 사랑이라면 시작부터 본격적으로 둘의 열애가 시작되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 말이지요. 방송 전부터 두 주인공이 연인이 된다는 이야기는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 어설픈 술래잡기하듯 엉성하게 이야기를 전개할 이유는 없을 테니 말입니다.

 

 

재벌가의 아들과 그 재벌가 집에서 일을 하는 도우미의 딸이 사랑을 한다는 이야기는 참 식상하지요. 재벌이 등장하는 드라마의 거의 대부분이 이런 극단적인 상황을 이겨내며 사랑을 하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인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김은숙 작가의 재벌 이야기 역시 현재까지는 크게 달라지지 않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김 작가의 이야기에서 다른 것은 바로 버림받은 재벌가의 아들과 사랑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민호가 맡은 김탄이라는 역할은 제국그룹의 둘째 아들입니다. 큰 아들인 김원과는 아버지만 같을 뿐 달랐습니다. 어머니를 일찍 잃고 두 명의 아버지의 여자들을 만났지만 원은 결코 그들을 어머니로 받아들이지 않았지요. 오직 자신만이 제국그룹의 후계자라고 생각하는 원은 어린 탄이를 불러 미국으로 갈 것으로 종용했습니다. 형제이지만 형제이기를 원하지 않았던 원은 탄이에게 유배나 다름없는 미국 유학을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버림받은 채 미국에서 살아가는 탄이에게는 미래라는 것 자체가 없었습니다.

 

자신이 평생 사용해도 부족하지 않은 돈으로 편안한 삶을 살아가는 탄은 제국그룹 경영에 참가하지 않는 조건으로 그렇게 버려진 탄이에게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은상은 어쩌면 구세주나 다름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재벌 상속녀인 라헬과 약혼을 하고 있지만, 기업 대 기업의 M&A라고 불리는 이런 형식적인 행위는 아무런 감흥도 없었습니다. 그런 탄이에게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눈앞에서 펼쳐진 이상한 사건은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미숫가루를 마약으로 착각해 코로 흡입하고 기절한 친구와 이런 상황에 당황한 은상과 함께 병원에 간 그들은 그렇게 인연이 이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언니가 묵고 있던 집에는 아무도 없고 거친 미국의 야밤은 무섭기만 합니다. 그런 그녀를 두고 떠날 수 없었던 탄은 그녀를 데리고 집으로 향합니다. 거대한 집을 처음 접했던 은상에게 그 집은 미국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었던 공간일 뿐이었습니다.

 

재벌집 아들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한 채 마약 범죄자가 아닌가 하는 의심만 들 정도로 당황스럽기만 했습니다. 이미 탄의 마음속에는 은상이 존재했지만, 은상에게 탄은 그저 위기 상황에서 자신에게 호의를 베풀어준 존재일 뿐이었습니다.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고 하룻밤 묵고 가려던 은상에게는 의도하지 않은 일들이 일어나며 점점 탄과 가까워지기 시작합니다. 탄의 학교에 갔던 은상은 자신과는 별개의 사람들을 바라보는 모습이 즐겁지는 않았습니다.

 

언니를 찾기 위해 식당으로 찾아간 은상은 전화 한 통으로 모든 것을 정리하고 사라졌다고 합니다. 가게 앞에서 만난 언니의 동거남으로 인해 도망자 신세가 된 탄과 은상은 그렇게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두 번의 도주로 인해 서로 더욱 친근감을 느끼게 되는 과정은 그 자체로 즐거웠습니다.

 

 

탄의 약혼녀인 라헬의 등장으로 다시 한 번 자신과는 너무 다른 종족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은상과 달리, 탄에게 은상은 흥미로운 존재였습니다. 자신이 지금까지 경험해본 적이 없는 특별한 여자라는 점에서 탄에게 은상은 어쩌면 영혼을 공유할 수 있는 중요한 존재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직 돈과 권력만 가지고 살아가던 이들과 달리, 은상에게는 그들에게는 너무나 평범한 일상이 너무나 간절했던 사람입니다.

 

고등학생이라는 신분에도 하루에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할 정도로 힘겹기만 하는 은상의 일상을 SNS를 통해 보게 된 탄은 낯선 그녀에게서 어쩌면 어머니의 모습을 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은상의 모습에서 제국그룹 회장의 세 번째 부인이 된 어머니를 발견했을지도 모르니 말이지요. 친 어머니의 호적에도 올라가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나 힘겹게 살아가는 은상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을 했는지도 모릅니다.

 

최영도와 삼각관계를 형성하게 되는 탄에게 은상이 어떤 역할을 할지도 기대됩니다. 호텔 상속자에 까칠하고 자기 멋 대로인 영도가 과연 어떤 상황에서 은상을 좋아하게 될지 앞으로가 더욱 궁금해집니다. 영도는 이미 은상이 피자 배달을 하는 모습을 봤다는 점에서 중요한 끈으로 남겨져 있습니다.

 

영도의 단짝인 조명수의 등장도 반가웠습니다. 박형식이 연기하는 명수라는 인물은 로펌의 후계자이면서도 그런 울타리에서 가볍게 사는 듯한 그의 모습은 코믹함으로 다가왔습니다. 분위기 잡힌 드라마 속에서 명수의 행동들은 재미있는 상황들을 함께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반가웠습니다. 크리스탈이 연기하는 이보나가 끔찍이도 여기는 찬영이라는 인물 역시 흥미롭습니다. 상속자들과는 별개의 존재이지만, 그 중간에서 모두를 아우르는 존재가 되는 찬영이를 두고 보나와 은상의 대립 구도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 사이인 이들과 달리, 은상을 경계하는 보나의 행동은 재미로 이어지니 말이지요.

 

 

너무 많은 아이돌 스타들이 등장하고 있어 우려도 되었지만, 첫 주 방송에서 이들의 모습은 충분히 만족할 수준이었습니다. 톡톡 튀면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들에게 '상속자들'은 잘 어울렸습니다. 이런 그들을 이끌어나가는 존재인 이민호는 그래서 중요했고, 그런 비중만큼 강렬함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습니다.

 

버림받은 사자의 새끼가 조금씩 자아를 찾아가고 이를 통해 진정한 강자가 되어가는 과정은 흥미롭습니다. 그런 역할에 제격일 수밖에 없었던 이민호의 등장은 역시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이민호의 존재감은 첫 시작부터 이미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고, 그런 시청자들의 평가는 2회에도 여전했습니다. 회를 거듭할수록 이민호의 존재감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호의 존재감은 그저 첫 주 방송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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