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2. 8. 10:23

응답하라 1994 정우와 고아라 격정키스보다 김성균의 변기 사랑이 특별했던 이유

쓰레기가 나정 부모에게 연애 사실을 알리며 상황은 극적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나정이 부모에게 들킬까봐 안절부절못하던 쓰레기는 솔직하게 고백하며 편안하고 안정적인 연애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칠봉이가 나정이를 사랑하고 있고, 쓰레기에게도 공개적으로 도전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이들의 사랑은 알 수가 없습니다. 

 

일본 프로팀으로 가게 된 칠봉이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나정이를 잊을 수 없었습니다. 마지막 날 나정이와 술을 마시며 자신의 마음을 받아주기를 바랐던 칠봉이지만, 이미 나정이는 쓰레기만 존재할 뿐이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언제가 될지 알 수는 없지만, 만약 자신이 돌아왔을 때 나정의 옆이 비어있다면 다시 사랑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합니다.

 

칠봉이의 고백을 받고도 여전히 쓰레기에게만 초점이 맞춰진 나정이에게 칠봉이는 그저 좋지만 불편해진 친구일 뿐입니다. 만약 쓰레기만 아니었다면 연인이 될 수도 있었던 존재였다는 점에서 다른 친구들보다 더욱 애틋하고 친근할 수 있었다는 점은 그래서 진정한 복선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현재 시점에서 쓰레기와 칠봉이가 마치 남편처럼 등장하는 이유 역시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대목이니 말입니다.

 

나정이와 연인이 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나정이 부모에게 밝히지 않은 쓰레기는 조심스럽기만 합니다. 부모가 절친이고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은 쓰레기에게는 큰 부담이었습니다. 이제는 기억에만 남아 있는 나정이의 친오빠와 절친이었던 쓰레기가 이제는 나정이의 친오빠 역할이 아닌 연인으로 다가왔다는 사실은 행복함과 함께 불안도 함께 했기 때문입니다.

 

나정이를 집으로 데려다주면서 항상 티격태격하는 이유도 그런 부분 때문입니다. 마음껏 사랑을 표현하고 싶은 나정이와 달리, 조심스럽기만 한 쓰레기 사이는 싸움이 잦아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마당에서 자신의 방에 함께 들어가자는 나정이와 안 된다며 싸우던 그들 앞에 등장한 아버지 동일은 그들에게는 두려움이었습니다. 하지만 설마 이들이 사귈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해 무사하게 넘어가기는 했지만, 이들은 여전히 불안함을 안고 살아야만 했습니다.

 

 

쓰레기가 나정이와의 만남을 부모에게 알리는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칠보이 때문이었습니다. 일본으로 가기 전 특별한 휴가를 얻게 된 칠봉이는 나정이가 아닌 쓰레기에게 만남을 청합니다. 쓰레기 역시 어색한 만남이 이상했지만, 칠봉이에게는 분명한 목적이 있던 만남이었습니다.

 

자신이 끔찍이도 사랑하고 있는 나정이의 마음을 빼앗아간 쓰레기에게 선전포고를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낡은 공을 가지고 나온 칠봉이는 그 공에 담긴 사연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야구 인생에 첫 패배와 아픔을 안겨준 공으로 다시 승리를 따냈다는 이야기는 단순한 야구 이야기만은 아니었습니다. 야구가 인생과 닮아 있다고 이야기를 하듯, 자신이 아끼던 야구공에 담긴 사연처럼 다시 돌아오겠다며 쓰레기에게 야구공을 맡기는 칠봉이는 요기베라의 말처럼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강력한 라이벌이 존재하면 그만큼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칠봉이의 선전포고는 쓰레기에게 큰 용기로 다가왔습니다. 더 이상 만남을 숨길 수 없다는 확신이 든 쓰레기는 자신이 직접 나정이 부모님을 찾아뵙고 허락을 받겠다고 선언합니다. 그리고 홀로 나정이 부모님 앞에서 고백을 하는 쓰레기와 아무 말 없이 자리를 피하는 동일의 모습, 그런 아버지 모습을 이해하라는 일화의 모습 속에는 이들 가족들이 공유하고 있는 아픔이 존재했습니다.

 

 

절친한 가족 간의 관계와 어린 아들의 죽음, 그리고 친아들 같았던 쓰레기였다는 점에서 오늘 고백은 단순한 사위감을 얻는 기분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지요. 복잡한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쓰레기는 홀가분하게 나정이와 본격적으로 사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복병은 항상 존재하는 법.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흘러가던 그들의 연예는 쓰레기로 인해 큰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교수의 제안으로 다른 곳으로 가게 된 쓰레기와 이별 아닌 이별을 해야만 하는 나정이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를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더욱 신기가 있다는 사촌 동생이 헤어질 것이라는 악담같은 예언을 하는 상황에서 시청자들까지 불안하게 만드는 예고편은 또 다른 반전을 기대하게도 합니다. 일정 기간 헤어져 있을 수밖에 없는 관계가 어떤 식으로 변화를 이끌 수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촌 여동생의 알듯 모를 듯한 예언이 사실로 이어질지, 아니면 말 그대로 악담으로 끝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듯합니다.

 

쓰레기와 나정이, 그리고 칠봉이의 삼각관계가 더욱 흥미롭게 이어지는 상황에서 돋보였던 것은 바로 성균이와 윤진의 사랑이었습니다. 서태지를 끔찍이도 아끼는 윤진이로 인해 마음이 불편한 성균이의 모습은 시청자들이 보기에도 안타까웠습니다. 갑자기 이사까지 한 서태지로 인해 집에 들어오는 날도 드물고 만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윤진이 걱정하는 성균과 오직 서태지만 걱정하는 윤진이 사이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살얼음 판을 걷듯 불안했던 이들의 관계는 서태지가 공식 은퇴를 선언하는 순간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서태지가 갑자기 이사했다는 것만으로도 서태지의 집 담을 넘었던 윤진이 은퇴를 하며 죽을 수도 있다는 우려는 모두를 불안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은퇴 소식과 함께 어쩔줄 몰라하는 윤진이와 방 밖으로 나가게 할 수 없다는 성균이나 하숙집 가족들의 피나는 노력은 안쓰러울 정도였습니다.

 

며칠 동안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누워있는 윤진이로 인해 성질이 난 성균이는 마침내 폭발하고 맙니다. 동일로 인해 힘들게 식탁까지 왔지만, 백숙 국물 한 모금에 토할 정도로 몸이 상한 윤진를 더 이상 볼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나가버린 성균이는 다음 날이 되어도 돌아오지를 않았고, 가족들이 걱정을 하기 시작하던 그때 성균은 뚜껑도 없는 변기를 통 채로 들고 하숙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모두들 의아해하는 상황에서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는 윤진이가 계단에서 성균이를 바라보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서태지로 인해 목숨까지 버리려는 여자 친구를 위해 그렇게 비난하던 행위를 성균이는 감행했습니다. 윤진이를 위해 서태지 집으로 들어가 변기를 통 채로 들고 나온 성균이의 사랑은 세상 그 무엇과 비교해도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는 사랑이었습니다.

 

자신이 인정할 수는 없어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성균이의 사랑이 바로 진정한 사랑이었기 때문입니다. 성균이가 가져온 서태지 변기에 나무를 심은 윤진이는 자신이 왜 그토록 서태지를 좋아했는지를 고백합니다. 힘겨운 사춘기 시절을 함께 해준 서태지에 대한 애절한 사랑은 이제는 자신의 곁에서 모든 것을 내준 성균이로 흘러가기 시작했습니다.

 

고구마를 먹는 성균이에게 김치를 얹어주던 나정이의 행동에 기겁을 하던 성균이는 같은 행동을 한 윤진이에게는 아무런 거리낌을 느끼지 않고 즐거워하는 장면에서 사랑이란 무엇인지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쓰레기와 나정이의 사랑도 알콩달콩하며 멋있지만, 성균이가 보여준 윤진이에 대한 사랑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대단했습니다. 최소한 오늘 방송에서 보여준 성균이의 사랑은 나정이를 향한 쓰레기와 칠봉이의 사랑보다 위대하고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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